버클리에서 교환학생으로 살아가는 법 [객원필진 양정우]

Posted by 숲틱HS
2011.04.27 18:06 CAL/Episode/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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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버클리를 떠난 지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1년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을 버클리에서 지나면서 10년치 경험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그 아름다운 추억들, 평생 알고 지내고 싶은 소중한 인연들을 두고 오기란 정말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덧 시간은 지나고 있었고 각자의 바쁜 일상에 치이며 관계가 소원해질 때 즈음 이러한 글을 쓰며 지난 날을 추억해보는 일은 분명 값진 일이다. 나는 군 제대를 하고 1년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치고 2009년 8월, UC 버클리에 교환학생의 자격으로 입성을 하였다. 그토록 발걸음을 떼어 내기 어려웠던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 처음에는 정말 낯설었던 풍경이었고, 한국과는 다른 너무나 평온해 보였던 캠퍼스 역시 적응하기 힘들었다. 지금부터 짧은 글로나마 나는 어떻게 교환학생이라는 시간을 보내었고 차후에 교환학생으로 오신 분들께 조언을 전해드리고 싶다.

1.     유학생들을 기피해라?

교환학생을 오시는 분들이라면 들을 첫 번째 충고였을 것이다. 나 또한, UC에는 한국인들이 정말로 많기에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선 그들과 멀리 지내라 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실제로 내 주위에는 한국인을 한 명도 만나지 않고 오로지 외국인들만 어울리며 실제로 영어실력도 굉장히 높이고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어 오는 친구들을 많이 봐왔다. 그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다. 분명 본인이 만족한 수준의 성과를 그러한 과정을 통해 얻었다면 오히려 누구보다 값진 교환학생 시절을 보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평생 함께 가고 싶은 친구들을 찾고 싶었기 때문에 인종이라는 기준선을 두고 싶지 않았고 또 그것을 위해 노력한 결과 한국은 물론 여러 나라에서 온 소중한 친구들을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내 인간관계를 국내 국외 할 것 없이, Global(?)하게 넓힐 수 있었고 영어 실력도 많이 늘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Mike라는 한 미국 친구는 한국이 너무 좋아 대전에 영어 강사로 온 친구인데 다음달에 World DJ Festival을 위해 양평에서 또 만나기로 하였다. 영어 실력은 본인이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아무리 유학생들과 지낸다 해도 클래스를 통해서 그 기량을 쌓을 수 있고, 타 동아리를 들어서 더 많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다시 얻지 못할 소중한 인연을 놓칠 수 있다. 그것이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말이다.

덧붙여서 추후에 유학을 올 생각이라면 유학생들과 어울릴 기회가 있다면 한번쯤이라도 반드시 어울리기를 바란다. 유학생들의 생활, 그들이 느끼는 감정, 겪는 어려움들을 가까운 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면 본인이 추후에 유학 생활을 결정하게 되었을 때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다. 덕분에 나는 졸업 후 유학이라는 옵션을 깔끔하게, 시원하게 포기 할 수 있었다. 분명히 유학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설령 돈이 많다고 해도.

2.     첫째도 운동 둘째도 운동

미국은 운동의 천국이다. 버클리라면 더더욱 그 좋은 환경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단 10$을 내고 RSF라는 최고의 시설을 한 학기 내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일이다. 나는 교환학생 오기 직전에 허리를 다쳐서 제대로 걸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 학기 동안 교내에 위치한 네 개의 대형 수영장을 마음껏 이용하며 허리를 말끔하게 치료 하였고, 그것을 발판 삼아 2학기에는 농구와 근력 운동을 통해 누구와 겨뤄도 뒤지지 않을 만한 힘과 체력을 길렀다. RSF가 아니더라도 주변에는 너무 좋은 환경들이 많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조금만 나가보면 (없으면 제발 사길 바란다. 올 때 다시 팔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100%에 가깝다. 장담한다.) Mountain Biking 하기 굉장히 좋은 trail들이 도처에 존재한다. 당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며 심장이 터질 것 같아 포기하려는 찰나에 60대는 훨씬 넘어 보이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유유히 올라가는 모습은 굉장한 motivation이었다. 속옷까지 젖어가며 정상에 올라갔을 때 보이는 bay view는 디카로 백날 찍어도 전부 담아낼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다.

운동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그 역시도 사람을 알 수 있는 하나의 통로이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같이 농구장에 나갔고 끈기와 부지런함으로 무장한 동양인의 근성(?)을 보여준 덕분에 고맙게도 많은 친구들이 인정하고 좋아해주었고, 서로 집에 놀러 가기도 하며 운동 외적으로도 참 의미 있었던 시간을 보내었다.

오히려 1번 사항보다 더 강조하고 싶다. 솔직히 요즘에는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 교환학생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들과 친해질 수 있는 통로가 정말 많다. 하지만 버클리에서 누릴 수 있는, 대자연과 함께하는 운동 환경은 한국에 돌아왔을 때 절대로 누릴 수 없는 것이다.
 
3.     San Francisco

내가 교환학생을 마치고 가장 그리워하는 것들은 친구들, 날씨,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다. 나는 F번을 타고서 1년 동안 샌프란시스코를 거짓말 보태지 않고 백 번은 같다. 약 70번은 혼자서 갔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샌프란시스코는 매력으로 가득 차있던 도시였기 때문이었다. 과연 어떤 도시에서 바다 냄새와 풀 냄새, 그리고 도시 냄새를 한 번에 느낄 수 있을까? 세계적인 도시다운 모던함은 물론,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한적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이다. 나는 개인적인 프로젝트 형식으로 샌프란시스코에 관한 여행 책을 쓰고 싶었기에 거의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다. 샌프란시스코에 관한 영화를 모두 보며 직접 답사도 하여 영화 속 주인공도 되어보았고, 각종 맛 집을 방문하기도 하였으며, 자전거를 타고 Bay Bridge를 건너 소살리토에 놀러 가기도 하였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했다! 길을 가다 심심하면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어도 유쾌하게 받아 주곤 하였다. 길거리 악사들 앞에서 춤을 추면 동작에 맡게 비트를 넣어주던 것도 그들의 넉넉한 인심의 단면이라 생각이 된다. 밤이 되면 수많은 클럽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파티 역시 그 곳의 또 다른 매력이다. (하지만 끝은 있었다. 2시가 되면 거의 모든 클럽이 문을 닫는다. 하지만 닫지 않는 곳도 있었으니……). 1년 동안 최소한 50번 이상은 가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쇼핑이 되었건 뭐건 간에 말이다. 버클리 학생이라면 공짜로 갈 수 있는 것 역시 큰 Merit이다. 참고로 2011년 4월 12일 현재 버클리-샌프란시스코 왕복 bart 요금은 $7.30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전해드릴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다. 어디까지나 굉장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일 뿐, 이것이 절대로 보편화된 진리는 아님을 알려드리고 싶다. 결국에는 본인이 하기 나름이다. 어디서든 주어진 환경에서 순간을 즐기고 최선을 다한다면 누구보다도 더 많은 것을 얻어 가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버클리서의 1년은 내 20대에서의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여지없이 자부할 수 있고, 추후에 교환학생으로 이곳을 올 분 들이 계시다면 샌프란시스코 항공으로 향하는 귀국길에서 나와 같은 느낌을 갖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버클리가 그립습니다.

객원필진 소개: 양정우
 

이 글을 쓴 양정우 씨는 한국의 연세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하시며, UC 버클리에 약 1년동안 교환학생으로 계시며 제 3자의 입장에서 버클리 생활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있는 관점을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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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콘
    • 2012.08.24 15:04 신고
    좋은글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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