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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취재 :: Reportage

美 명문대에서 울려 퍼지는 한류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세계화

Music 125 DeCal in Spring 2011

외국 대학교의 수업에서 김광석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면?
외국 학생들과 서태지나 조용필 같은 저명한 한국 음악가들에 대해 논할 수 있다면?

흔히 알려져 있는 “한류” 라는 단어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들은 수 없이 많다.  드라마나 음악, 영화 등 전반적인 여러 문화 산업들을 앞세워 아시아, 넓게는 중동과 유럽, 미국에도 그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한류.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아마도 동방신기나 소녀시대 같은 가수들, 이영애나 배용준 같은 연기자들이며, 지금도 이 들의 활동 영상등이 유튜브나 비디오 등을 통해 전세계의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한류의 뿌리는 어디서 온 것일까? 모든 사람은 자신의 기원을 어머니로 두듯, 모든 현상들은 그 고유의 뿌리와 원류를 가지고 있다.  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더더욱 존재할 수 없다. 실제로 한류는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현재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지만, 이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만화산업이 없었다면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가 전세계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었으며, 영화산업이 없었다면 할리우드 영화가 유명세를 떨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류의 과거, 한류가 가지고 있는 그 기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필자가 다니는 이 곳, UC 버클리에서는 교수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규과목 이외에도 학생들이 스스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생님의 입장에 설 수 있는 DeCal 이라는 고유의 수업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학생이 학생이 가르침으로써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감이나 위화감을 없애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며, 일률화된 기존 수업들에 비해 톡톡 튀는 주제들을 가지고 진행하는 수업들이 있다.  이를테면 스타크래프트 수업이 있었으며, 도박의 기술, 해리포터 퀴디치 수업, 철도 시스템등 여러가지 비전문분야에 특화된 수업들이 많다.  그 중에서 필자의 이목을 끄는 수업이 있었다.

Korean Popular Music, its Past and Future | 한국의 대중음악, 과거와 미래

이 글을 통해, 한류를 외국 학생들에게 전파하려는 두 학생의 포부와 목적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 Bibliography
UC 버클리의 한국 음악 수업은 이철희와 심혁기라는 두 학생이 가르치고 있다.  이철희 씨는 한국 음악들의 기술적인 면을, 심혁기 씨는 한국 음악들의 역사와 대중적인 면을 다른 학생들에게 지도하여 다방면으로 접근한다.  이 결과, 현재 그들이 가르치는 수업은 외국 학생과 한국인 학생의 비율이 8:2에 육박하고 있다.  두 사람과의 인터뷰는 먼저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공통점은 역시 초등학교 때부터 해외에 체류하였다는 것, 이는 자신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안목을 키워주었다고 한다. 

스프링데일: 먼저 자신의 인생과 음악적인 삶을 결부시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철희 선생님

이철희: 안녕하세요, 1988년 생이며 현재 버클리에서 정치학 전공으로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이철희라고 합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음악이 취미이자 특기였습니다.  10년 전 미국에 처음 유학온 뒤 이 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교회에서 찬양팀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여기서 처음 베이스를 배우기 시작하고 연습을 하다가 클래식 피아노, 기타, 드럼 등 여러가지 악기에 손을 댔습니다.  처음에는 찬송가와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었지만, 음악에 대한 제 관심사를 넓혀가면서 좀 더 고난이도의 연주 실력이 요구되는 대중 음악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스프링데일: 그렇다면 그런 많은 종류의 악기들을 모두 전문적으로 배우신 건가요?

이철희: 사실 저는 전문적으로 공부를 한 적은 없습니다.  우선 미국에 유학온 목적 자체가 제 자신의 음악적 활동이 아닌 일반적인 학술적인 것에 무게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음악의 경우에는 대부분 연주를 하면서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악기를 취미로 다루는 것이 2년, 3년쯤 되어갔을 때 어느 순간 제 몸에 음악이 일부가 되어 때때로 손가락이 알아서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면서 화성학의 존재를 몸소 깨달았습니다.  그런 독학 과정을 시작하며 어느 정도 음악에 대해 생각이 잡혔을 때, 전문 서적들을 구하여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베이스와 클래식을 잠깐이나마 정식적으로 배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론 수업보다는 실제로의 연주를 통해서 터득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스프링데일: 제가 알기로 이철희 씨는 이번 학기에 졸업하면서 그 유학생활을 끝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울러 심혁기씨는요?

이철희: 사실 저는 이번 5월에 졸업하면 6월에 바로 귀국하여 군입대 준비를 합니다. (눈물) 현재로서는 통역장교를 계확하고 있고, 계획적으로 일이 잘 풀려 복무를 마치고 나면 이후에 음악과 제 인생의 상관관계에 대해 좀더 심도있게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심혁기 선생님

심혁기: 저는 심혁기라고 합니다.  3학년이며 현재 버클리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버클리 한인 학부생 학생회인 KUNA에서 외무 스탭을 맡고 있으며, 학교 내 총 학생회인 ASUC에서 Chief of Staff을 맡고 있습니다.  이철희 씨와는 달리 저는 사실 음악적인 배경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어머니가 피아노 선생님이셔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어 정도는 있었습니다만, 사실 저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제가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었죠.  그랬던 것이 중학교 3학년 쯤 천계영 작가의 만화 오디션을 보며 기타에 대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만화로만 보았을 뿐인데 소위 간지가 난다고 느꼈죠.  하지만 그 이후에 약 2년 정도 독학을 했는데 별로 빛을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대학교에 오게된 이후 이 곳에 있는 한인 교회인 BKUMC라는 곳의 찬양팀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실력을 쌓았습니다.  현재 저는 장르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있으며, 가요라면 거의 다 좋아합니다. 

스프링데일: 어떻게 보면 음악적인 인생을 살아오신 것은 아닌 듯합니다.  하지만 심혁기씨는 한류라는 문화적 코드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심혁기: 예 맞습니다.  저도 가정 사정으로 중학교 때 인도네시아로 이민을 오게 되었는데, 그 곳의 국제학교를 다니며 현지인들, 그리고 다른 외국인 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던 한류를 3인칭의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 Teaching Experience
음악에 관심을 가졌던 한 사람, 음악이 가지는 문화적 영향력에 관심을 가졌던 한 사람.  이들에게 분명히 취미로서의 음악이 커다란 매력으로 다가왔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어떻게 그 들이 자신들의 취미, 또는 관심사를 학교의 외국 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일까?

스프링데일: 이 전에도 학생들을 가르쳐보신 경험이 있나요?  실력있는 선수라고 해서 실력있는 코치가 되지는 않는 만큼 자신의 관심사와 취미를 타인에게 가르치는 것은 그 준비나 실행의 과정에서 순탄치만은 않았을텐데요?

이철희: 지난 학기에 버클리 한인 학부생 소속 동아리인 대작이라는 작곡 동아리를 주도하여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당시 학생들에게 기타와 작곡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데요, 당시 제가 가르치던 학생들은 모두 한국 학생들 뿐이었습니다.  물론 동아리 자체의 취지는 좋았고, 또 저는 개인적으로 그 동아리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생각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습니다.  당시 동아리에 있던 학생들은 모두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한류가 국제적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외국 학생들 중에도 한류를 기술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접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을 때, 동아리에서 맡았던 리더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을 진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이런 마음을 알아 챈 심혁기 씨가 무언가 체계적인 수업의 형태로 진행해보자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심혁기: 현재 저희들이 진행하는 수업에는 약 30명의 학생들이 출석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한국인을 포함한 다국적 학생들에게 한국 가요를 알리는, 그리고 그 밑에 깔려있는 이론적 요소를 전파하는데 집중하는 중입니다.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담당 교수에게 허가를 받고 학교 행정부에 수업 등록 절차를 밟는 것은 어렵지는 않았지만, 간단하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어쨌든, 그런 과정의 결과속에서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저희들 수업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 분들에게 감사하고, 한 편으로는 한류의 영향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새삼스럽게 놀랐습니다.

스프링데일: 제가 아직 학교에 다니기 전, UC 버클리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수업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한국의 주류 신문들에서도 기사로 언급되어 흥미롭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심혁기: 한국인이라면 누구든지 적어도 한 번쯤은 접해봤을 스타크래프트가 수업이라는 형태로 학생들과 만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 수업도 지난 학기에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으로 압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도 수업의 주제로 삼기에는 조금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 결과를 보면서 저희도 한국 대중음악을 가지고 수업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버클리 내에서는 한국 음악을 좋아하는 외국 학생들이 모여서 만든 정식 클럽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학교 내를 걸어가다보면 아이유나 소녀시대의 음악이 들리곤 하는데요, 이런 학생들을 보면서 저희 수업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DeCal - Korean Popular Music, its past and Future
전적으로 한국 가요를 주체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수업 제목에서 파격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 UC 버클리라는 미국의 명문대학교에서 어쩌면 생소할지도 모르는 한국 가요를 주제로 학습을 가진 적은 별로 없었다며 두 선생님은 자랑스러워 했다.

심혁기: 저희 수업의 독특한 점은 단순히 현재 유행을 타고 있는 음악들만이 아닌 그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이를테면 80년대) 부터 모든 유명한 가수들을 아울러서 외국 학생들에게 소개한다는 점입니다.  한류의 뿌리, 근원을 외국 학생들에게 이번 기회에 한국 가요에 대한 좀 더 깊은 면을 알리는 기회가 됐던 것 같습니다.

스프링데일: 그 점은 저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먼 타지에서 서른 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는 강의실에서 김광석이나 신해철, 서태지 등의 음악이 울려퍼진다는 점에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1980년대의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언급하며, 그런 격동적인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당시 음악들에 대한 설명들도 인상깊었습니다.

심혁기: 네, 한류가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 인정받은 것은 역시 음악이 문화의 일부로서 사람들의 역사와 함께 해온다는 것이 아닐까요?

이철희: 저희 수업이 총 12주 기간의 수업입니다.  현재 6주까지는 그런 역사적인 일들을 바탕으로 한류의 뿌리에 대해 설명했습니다만,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은 기술적인 면과 이론 적인 면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생각입니다.

스프링데일: 이런 디캘 수업을 하시는 것은 분명히 좋은 취지인듯 합니다.  수업이 종강될 때까지 선생님의 입장에서 이루고 싶은 목적도 있으신가요?

이철희: 예, 단순히 한국 음악에 대한 전문 지식을 외국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것 만이 아닌, 앞으로 가르칠 음악적 이론들을 토대로 한국 가요계에서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노래와 비슷한 수준의 음악들을 그들이 스스로 자곡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싶다는 것이 제 개인적이 희망입니다.  혹시 이들 중 나중에 작곡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있다며, 이 수업이 그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심혁기: 지금까지 한류의 역사는 대부분 제가 수업을 맡아왔습니다.  역사적인 수업은 이제 과거가 끝나고 현재를 지나 미래를 바라보며, 그 미래 세대의 음악이 될 수 있는 현재 세대의 음악들을 가르치는 중입니다.  저희 수업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한국 가요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나 음악적인 특징에 관련된 주제들로 학생들 사이에서 역동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지난 몇 주간 가르친 정보들과,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존부터 알고 있던 한국 가요계의 이슈들에 대해서 한국인이 아닌 외국 학생의 관점에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철희: 앞으로는 화성학적인 면에서 한국 대중음악을 살펴볼 계획이며, 기말고사에서는 그들에게 한국 음악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작곡 프로젝트를 공지할 생각입니다.

스프링데일: 그러고보면 두분과 인터뷰하고 있는 오늘이 바로 한국음악의 과거와 미래 사이의 중간점, 그리고 역사 수업에서 화성학 수업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네요.

이철희: 네, 학기의 반이 지나가면서 수업을 뒤돌아보면, 개강 첫날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몰려서 정원을 늘리는 것까지 고려했어야 되었던 점이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당시 15명이었던 정원에서 무려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을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학교에 요청해서 정원을 30명으로 늘리는 허가를 받았었지요.  현재 수업 내에서 순수 1세대 한국인은 20퍼센트, 나머지 80퍼센트는 대부분 외국인이나 2세 한국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류와 좀 더 가까울 수 있는 2세 한국인들을 제외하더라도 외국인들이 대다수의 비중을 차지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이 수업은 한국 가요를 통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좋은 기회, 그리고 외국인들이 그 것들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어떻게 보면 학생과 저희들 양쪽에서 서로 배울 점이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그들이 말하는 "가르침"의 매력
필자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만약 필자가 한류에 관심이 많았다면, 주변의 관심있는 외국 학생들에게 개인적인 접근을 시도했을 것이다.  아니, 따로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을 할지언정, 이렇게 공식적으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수업을 개설한다는 생각은 못 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필자는 그런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반대로 심혁기 씨와 이철희 씨는 이런 귀찮을 수 있는 일들을 자발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스프링데일: 죄송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왜 이런 귀찮은 일을 졸업 직전에 기획하신 건가요?  두 분의 음악적 열정을 무시하는 의미가 아닌, 사실 졸업을 앞둔 이철희 씨나 휴학을 앞둔 심혁기씨라면 학교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조금 편하게 학교생활을 하셨어도 됐을 텐데요.

이철희: 맞는 말씀이십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따라서 간단한 논리로 음악을 가르치자라는 것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이전에 진행했던 대작 동아리에서의 경험이 있었고, 때마침 심혁기 씨에게 디캘 제안을 받아서 그런 가르침들의 연장선으로 이번 DeCal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이번 학기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마지막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한 번 정도는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수업을 진행하며 외국 학생들이 수업 내용에 흥미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가수들 이름을 거론할 때 하나 하나 마다 고개를 끄덕거리는 외국 학생들의 반응을 볼 때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언제 노찾사, 조용필, 신해철 이런 가수들을 아이돌 한류 가수들이 대세인 외국 학생들에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습니까?

심혁기: 저는 이철희 씨의 음악적 실력을 보고 학교에서도 충분히 먹힐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능력을 십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테면 헤드헌팅인 것이죠 (웃음).  이를 외국인들에게 잘 사용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제가 학교의 행정직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수업 개설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살던 시절부터 저는 한국 문화를 외국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 시절 외국 친구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적도 있고, 또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는 제 미래에 대한 계획중에 교육계에서 일하는 것이 저의 최종적인 꿈들 중 하나입니다.  그런 여러가지 복합적 이유들이 저로 하여금 이 수업을 개설하게 만든 동기가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최근 학생들에게 수업의 질을 평가하는 설문을 돌렸는데,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준 것도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이철희: 가르침의 매력은, 역시 가르친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될 때인 것 같습니다.  (웃음)

# 꿈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이 두사람이 이 곳에서 학생으로, 또 학생들의 선생님으로서 활동한 경험은 분명히 그들의 장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들은 졸업 후에 어떤 계획을 꿈꾸고 있는가? 

스프링데일: 현재의 경험들이 졸업 후에 사회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철희: 당연히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UC 버클리라는 학교에서 남들이 하지 않았던 독창적인 일을 해내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뿌듯할 것 같고, 이런 경험 하나 하나가 미래에 사회 생활을 하면서 좀 더 좋은 교수나 선생, 소통자가 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자기 계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구요.

심혁기 군이 쏜 팥빙수 ^^

심혁기: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업을 진행하며 느끼는 보람도 보람이지만, 미래에 버클리 생활을 돌아 보았을 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또 막상 수업을 진행해보니 외국인들과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프레젠테이션이나 연설같은 대중을 상대로 한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시험 점수같은 것들을 관리하면서 행정적인 실력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스프링데일: 현 시점에서 두 분의 장래희망을 말해주실 수 있나요?

이철희: 저는 이후에 연예기획사를 설립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각광받고 선망받는 직업입니다만, 그런 위치에 있는 연예인라는 것은 결국 성공한 연예인 입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성공하지 못한다면 각광받고 선망받을 수 없는 것이며, 공인이 될 수도 없고 사회에서 인정을 받을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현재의 한국 실태를 보면 그런 위치에 올라간 연예인들도 일부를 제외하면 한국 사회에 커다란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것은, 우리나라 연예인들, 그리고 그들이 소속된 기획사들이 앞장서서 한국의 문화들을 개선시키고 좀 더 문화적 선진국다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꿈은 제가 설립한 소속사의 연예인들이 밝은 이미지를 가지고 사회에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수업을) 계속 가르치면서 음악이 내 자신의 인생과 결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들 중에서 음악과 관련된 일이 무엇일까 계속 생각해 왔었습니다.  무언가 이번 수업을 가르치면서 쌓은 경험이 저의 앞으로의 가능성 중 하나를 잡아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혁기: 저는 교육자가 되고 싶습니다.  정확히는 대학교수가 되고 싶은데요,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학생의 입장에서 선생도 되어보고, 선생의 입장에서 학생들과 소통을 함으로써 양쪽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에 이 수업이 저에게도 개인적으로 유익한 것 같습니다.  교육자, 피교육자의 입장을 모두 이해한다는 것, 제가 꿈꾸는 교육자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 Activities
스프링데일: 현재 가르치시는 DeCal 수업 외에도 따로 참여하고 계시는 음악 활동들이 있나요?

이철희: 현재로선 교회와 기노스코 (학교 내 한인 기독교 학생 동아리) 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저는 제 연주 실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기량을 보여주는 작곡을 포함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경험은 많이 없었습니다.  실력 발휘보다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자리만 가져와서 좀 아쉽긴 합니다.  사실, 녹음같은 것들도 많이 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어서 예전엔 집에서 혼자 작곡이나 녹음을 하고는 했습니다.

스프링데일: 그렇네요, 지난 번에 철희 씨 집에 갔을 때, 자비를 모아 손수 모은 여러가지 악기들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했고 부러웠던 생각이 나네요.

심혁기: 저는 교회의 찬양팀에서 기타 연주를 맡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가능한 많은 노래들을 들으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일본 재즈 힙합이나 올드스쿨 스타일의 미국 음악을 집중적으로 감상하고 있습니다.  곧 여름방학이 다가오는데, 좀 더 전문적으로 음악을 공부해볼 계획입니다.

# Inspiration
두 사람이 걸어온 음악적인 삶은 현재 그들이 가르치는 수업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음악에 대해 열정적으로 만들었을까?

이철희: 저는 한국 음악을 통해 우리나라의 사회적 변화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이를테면 80년대의 군부정치나 그 전부터 있어온 민주화 운동과 같은 사건들이요.  노찾사의 노래들은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 준다고 생각합니다.  90년대는 민주주의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며 서태지, 신해철, 그리고 아이돌의 시초 격인 HOT와 GOD가 등장하였죠. 그리고 2000년대에는 아이돌 가수들이 대세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음악계에서의 변화는 대한민국이 거쳐온 사회적, 그리고 역사적인 변화들과 밀접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000년대에는 MP3 불법복제같은 사건들로 인해 음반시장이 상업적으로 추락하였는데요, 실제로 조성모나 이수영 이후로는 음반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가수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후에 음반이 잘 안팔리게 되었더라도 많은 인기를 가진 슈퍼쥬니어같은 가수들을 보면서 음반의 상업적 수익만이 한국 음악계의 지표가 될 수 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프링데일: 한국 연예계제작자 협회의 MBC 출연 거부 사태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분명히 있었죠.  이런 최근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본인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이철희: 현재 수업 내용에 포함한 것들 중 최근 사건들이 있다면, 박재범의 2PM탈퇴, 신정환의 원정 도박, 유승준의 미국 시민권 취득, 타블로의 학력 위조 논란, MC몽의 군 기피 논란, 그리고 보아의 초기 한국 내 안티 팬덤 형성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들을 제가 전공하는 정치학 수업에서 들었던 한국의 역사 수업과 연관지으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수업은 고조선 시대부터 김영삼 문민정부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 뿐만이 아니라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제가 아는 음악적 지식과 제가 아는 역사적 변천사를 병합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역사과목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과거가 없는 사람은 미래가 없다."  DeCal 수업을 준비하면서도 처음에는 어떻게 제 자신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 나라의 시대적 변화와 음악의 연관성을 - 유학생의 입장에서 - 공부하면서 제 스스로도 제 조국인 대한민국에 많이 친숙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또한, 한국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올라간 것도 제 자신에게 일어난 긍정적 변화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Message to Korea
사실 필자도 이 두 사람에 못지 않게 해외 체류 경험이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긴 편이다.  10년 전 미국에 이민온 이후로 본국에 돌아갈 기회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언제나 대한민국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외부적인 상황에서만 보아왔지만, 그런 관점들 속에서 필자가 결론지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는 긍정적이었다.  대한민국은 전세계 어디서도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세계를 이끌고 있는 선진국들 중 하나라는 것.  비슷한 기간의 해외 체류를 한 경험에서,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알리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에게 같은 내용을 질문해 보았다.

심혁기: 한국은 현재 여러가지 - 정치적이라던지 - 문제점이 많고 어두운 면이 밝은 면보다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기 때문에 미래는 전세계 어느나라보다도 밝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저는 한국을 굉장히 사랑한다고 스스로 자부합니다.  하지만, 사랑하지만 정말 힘든 나라인 것 같아요.  이를테면 살기가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는 나라랄까요?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뿐만이 아니라, 젊은 층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부담과 압박이 주어지는 시기인 나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한국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취지에서도 연예기획사를 설립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제 자신의 노력으로 사회 분위기가 밝아지고 긍정적을 영향을 주는 것에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스프링데일: 제 생각에, 한국은 존나 잘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하하하하

# Message to BERKeley OPinion
글의 끝에서야 밝히지만, 사실 두 사람은 자신의 필명을 가지고 버클리오피니언의 고정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필자는 버콥 멤버들이 아닌, 버콥 멤버와 외부 학생의 입장에서 버콥에 대한 메세지를 주문해보았다.

이철희: 버콥은 제가 볼때 버클리에서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생 그룹입니다. 심혁기 군과 김성현 군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인해 단기간에 만 오천명이상의 방문자를 기록하는 기록을 세웠어요. 그런 버콥에 이렇게 저희 디캘을 알릴수있고, 쉽게 알리지 못했던 취지와 포부들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좋은 인터뷰, 글들로 꽉 채워져서, 버클리에서 가장 명망있는 저널블로그로 발전되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심혁기: 제가 일하고 있는 클럽에 한마디 하려니까 쑥스럽네요. 필진들이 다들 너무 열심히 일해주셔서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앞으로도 다들 이런 열정으로 활동하시면 지금보다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Interviewed by 스프링데일
written by 스프링데일

Dedicated to two beloved friends, and everyone in BerkOP, and UC Berkeley, whom I love the m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