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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PRESS/버클리에서 꼭 해봐야 하는 7가지 - 完 -

#3-8. 버클리에서 꼭 해 봐야 하는 리서치 - Scientific Research for Undergraduates II : Specific Points & Case Study

인생을 살면서 해봐야 ‘꼭’ 해봐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해 보고 싶은 것은 셀 수 없지만 주어진 시간은 유한 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가끔 ‘살면서 꼭 해봐야 하는 몇 가지’ 라거나 ‘죽기 전에 해야 하는 몇가지’ 류의 인생 지침서들을 훑어보곤 한다.

너무나도 해볼 것이 많은 버클리에서의 대학생활, 독자들에게 조그만 보탬이 되고자 버클리오피니언의 졸업반 필진들이 모여 ‘버클리에서 꼭 해봐야 하는 7가지’라는 주제로 Official Press를 준비하였다.


# Scientific Research for Undergraduates II : Specific Points & Case Study

앞서 1부를 관심 있게 읽은 독자라면 리서치의 기본 개념 및 필요성에 대해 명확히 함과 동시에 학부생으로서 리서치 기회를 가지는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여러분이 (1부에서 필자가 알려준 방법들 혹은 그 외 전략적인 방법을 통해) 교수로부터 리서치 기회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당장 리서치 진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대다수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해답이 없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리서치라는 과정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학부생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시작하자마자 진행 방향을 알고 나아갈 수 있다면 여러분은 곧바로 대학원생이 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태어나자마자 언어를 알고서 대화를 하는 아기들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따라서 1부에 이어 본 2부에서는 학부생으로서 리서치를 하는 것과 관련해 더욱 세부적인 내용과 팁들을 이야기해주고자 한다. 일차적으로 필자의 경험을 빗대어 본 학부생으로서의 리서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력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스케치를 할 것이다. 그다음에는 필자와는 조금 다른 경로를 거쳐 가며 학부생 리서치를 진행한 세 명의 선후배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서로 비교하고 그 차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각각의 사례 연구를 통해 학부생 리서치의 실제에 대한 다양한 측면의 정보를 여러분에게 소개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일단 필자의 이야기부터 꺼내볼까 한다. 필자는 실험보다는 이론에 관심이 많아 Theoretical Chemistry 분야의 Lab에 2009년 봄에 들어갔다. 이때가 2학년 2학기였으니 비교적 빠른 시기에 리서치를 시작한 편이었지만, 실제로 필자가 들어간 Lab에 적응하여 완전히 정착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Theoretical Lab 특성상 리서치를 하기 위해 배워야 할 내용도 깊고 방대하기도 했으며, 또한 필자의 Research Advisor는 학생에게 압박을 주어 이것저것 시키기보단 학생이 스스로 배워나가도록 방목하는 스타일의 교수였던 까닭도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어떤 성향의 교수든지 간에 교수가 직접 학부생들의 연구 주제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세세히 터치해주는 경우는 거의 보기 드물다. 왜냐하면, 교수들은 대학원생들을 지도하는 것과 자신의 스케쥴에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매우 바쁘기 때문이고, 게다가 교수들의 지적 수준은 우리 학부생들의 것과는 차원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 학부생 리서치의 세세한 부분은 교수의 지도 하에 그 Lab의 대학원생이나 박사연구원에게서 도움을 받아 진행된다.

앞서 1부를 흥미 있게 읽었던 독자라면 1부에서 학부생 때의 리서치 경력이 회사에서의 인턴십에 비유되었던 것을 기억하리라 생각된다. 이 비유를 다시 가져오면 Lab의 Principal Investigator (PI)인 교수가 바로 여러분을 인턴으로 고용한 회사의 Boss이고, 그 아래에는 박사연구원 (포스닥, post-doctoral researcher)들과 대학원생들이 여러분의 상사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일단, 독자가 Lab에 들어가면 처음에 배정된 상사, 즉 포스닥 혹은 대학원생으로부터 Lab에서의 리서치를 위한 기초적인 지식들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독자는 대학원생 (혹은 포스닥)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포함될 것이고, 그것에 동참하면서 조금 더 전문적인 부분에 관한 세세한 지식을 열심히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발생하는데, 주기적인 랩미팅에서 (통상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교수와 다른 Lab 구성원들과 함께 여러분의 문제의 해결 과정 및 결과에 대한 피드백 등을 제시하는 디스커션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주어진 상황에 따른 연구방법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시작점 이후에 리서치와 관련하여 얼마나 많고 깊은 것들을 배우는가는 개개인의 열정에 달려 있다.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면, 랩미팅 시간에 필자의 PI는 주로 큼직한 원리와 아이디어만 이야기해주고 세세한 설명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었다. 특히, 처음에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잘 몰랐기 때문에 주변의 대학원생들과 포스닥에게서 세부적인 것들에 대한 지식을 종종 얻곤 했다. 적어도 그들은 학부생인 여러분보다 더 풍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므로,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도록 하자. 그들 역시 처음 대학원생으로 랩에 들어왔을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독자에게 도움 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필자는 리서치를 위한 기초지식을 더 쌓기 위해 여러 Graduate Course와 Allied Subject Course를 수강했다. 특히 대학원생 신입생들과 함께 들었던 Graduate 수업들은 필자가 리서치를 수행하면서 아주 중요한 양분이 되어주었다. 따라서 필자는 독자들에게 혹시 자신의 교수가 가르치는 Graduate Course가 있다면 수강해보는 것을 추천해주고 싶다. 독자가 속해 있는 리서치 분야에서 핵심이자 기본이 되는 내용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업에 참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멀게만 느껴지는 여러분의 교수와의 interaction을 늘려서 교수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학부생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열심히 수업내용을 따라가려 애쓰는 독자에게 "이 녀석, 좀 괜찮은데?" 라며 흡족해하는 교수의 표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독자들이 Lab에 들어가서 겪게 될 과정에서 공통적인 부분에 대한 간략한 조언이었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은 대학원생이 아니라 학부생이기 때문에 단순히 Lab에서 리서치를 하는 것 외에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다분히 존재한다. 대학원생 같은 경우 한 곳의 Lab에 몸담고 꾸준히 연구하여 좋은 성과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학부생은 학기 중 학부수업에 집중해야 하므로 연구참여의 기회가 시간적으로 한정되어 있고 또한 학부를 마친 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원생만큼 연구에 대한 집중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마치 주업은 학부수업을 들으며 과제와 시험을 해결하는 것이고, 그 와중에 리서치라는 파트타임을 뛰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4학년이 되어서는 향후의 진로를 위한 준비 (예를 들어 대학원 원서 작업)를 하느라 정신이 없기 마련이고 유학생 남자들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에 발목이 잡혀 괴리감에 빠지게 된다.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해야 자신에게 주어진 리서치의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완전한 해답은 독자 여러분이 스스로 찾아야 하겠지만, 다음에 소개되는 사례들로부터 독자들에게 주어진 상황을 잘 헤쳐나가기 위한 모범답안의 열쇠를 발견하길 희망해본다.

만약에 독자가 리서치 기회를 잡기 위해 열심히 교수를 컨택하던 과정에서 독자에게 두 군데 이상의 연구실로부터 제안이 들어온 경우를 가정해보자. 하지만 양쪽의 연구실 모두에 큰 흥미가 있어 한쪽을 포기하기에는 아쉽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로부터 리서치와 관련해 많은 조언을 얻곤 했던 손형목 (Physics & Math, Class of 2012) 이라는 후배는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독자 여러분이 신중한 판단을 내리길 권유한다.

손형목 후배도 학부생 리서치를 하기 위한 보금자리를 찾으려 Physics Department의 여러 교수에게 연락하던 중, 약간의 시차를 두고 두 명의 교수 (A와 B로 지칭)로부터 학부생 연구를 해볼 것을 제안받았다. A는 이론물리 분야의 교수였고 B는 실험물리 분야의 교수였는데, 그는 이론과 실험에 모두 흥미가 있어서 조금 무리일지라도 두 연구실에 모두 참여하기로 생각했으나 원래 생각대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양쪽 교수 모두 그가 연구실에 들어와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졸업하기 전까지 장기간에 걸쳐 리서치를 하길 원했고, 이와 같은 요구에 응하려면 학부수업의 본분이 있는 학부생으로서는 한쪽의 리서치에만 집중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처음에 이론 교수인 A 밑에서 재밌고 어려운 것들을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기울었지만, A의 availability가 좋지 않아 진행이 잘되지 않는 등의 문제 때문에 결국 실험 교수 B의 연구실에 자리 잡아 현재까지 일 년 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교수 B는 A에 비해 작은 규모의 연구실을 갖고 있는데다가 학부생을 위한 연구를 지도한 경험이 더 많아 자신이 더 안정적으로 배우고 연구할 수 있어서 좋다고 그는 말한다. 현재의 연구실에 잘 자리 잡은 것에 만족스러워했지만, 그는 처음 이론교수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허비한 시간이 많았던 점이 안타깝다고 회고했다 (연구실에 안착하는 과정이 순조롭지 못했던 그는 학기 시간표를 알차게 구성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리서치를 배우기 위한 교수를 구할 때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Lab의 연구주제나 실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Lab에서 일하는 대학원생이나 주변 아는 사람에게 사전에 연락하여 교수와 연구실의 성격을 알아보고 독자 본인과 맞는지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했다.

필자가 이전부터 조언한 대로 좋은 Lab에서 자리를 얻어 열심히 리서치에만 몰두하면 좋겠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현실은 학부 이후의 진로에 대한 압박감 탓에 리서치에 대한 집중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부분 학부생 리서치에 큰 의무감을 가지는 독자들이라면 분명히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의 대한건아들은 병역문제로 말미암아 골머리를 앓게 된다. 한창 리서치를 배워놓으려던 차이지만, 대학원에 가서 맘 편하게 공부하려면 아무래도 학부 때 병역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적절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물론 병역문제를 학위취득 뒤로 미루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대학원에 다니면서도 계속해서 골머리를 앓게 된다). ‘학부과정 사이에 군대를 다녀오면 도대체 어떤 계획으로 학부수업도 듣고 리서치를 배울 수 있을까? 만약에 리서치를 미리 시작한 상태에서 중간에 군대를 갔다 오면 그나마 배웠던 것도 다 잊어버리진 않을까?’ 물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겠지만, 이런 걱정에 찌들어 있을 독자들이 있다면 리서치를 하던 중 군대에 복무했던 선배 (이창민, Physics & Math, Class of 2011; 2011년 가을 MIT로 Physics 박사과정 진학) 의 학부시절 이야기를 참고해보길 원한다.

그는 사실 1학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리서치를 시작한 특별한 경우지만, 처음 리서치를 시작할 때에는 거의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URAP을 통해 지원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 규모가 큰 group에 들어가면 자신이 맡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잘 맞아떨어졌고, 덕분에 입대할 시점인 4학년 직전까지 2년 동안 그에게 주어진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더 운이 좋았던 것은 바로 그가 군대에 복무하는 동안에 다른 학부생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리서치를 진행하였고, 그가 제대할 시점에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자신의 이름이 저자로 등록된 논문(!!!)이 나오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주의할 점은 필자는 독자 여러분에게 이런 것들을 계획하고 군대에 갈 것을 강요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것. 결코, 그 선배도 이렇게나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처음부터 예상하지 못했고, 그 누구도 이것에 대해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필자가 1학년을 마쳤던 코흘리개 시절에 그가 입대하기 전에 필자와 함께 식사하면서 당시 그가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군대에 들어가는 게 너무나 아쉽다고 털어놓았던 것을 필자는 기억한다. 즉, 그가 처음에 리서치를 시작하면서 단 한 가지 예상을 했던 것은 ‘자신이 지금 딱히 많이 배워놓진 못한 상태이지만 어느 정도 꾸준히 리서치를 한다면 적어도 군대 가기 전에 어느 정도의 성과물은 얻게 될 것’이다. 여기서 약간의 유익한 결론을 이끌어내자면, 군대를 걱정하고 있는 독자들은 리서치 기회를 빨리 얻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위의 선배가 그랬던 것처럼,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들어간다 하더라도 일단 Lab에 들어가고 리서치 프로젝트가 배정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여러분은 서서히 배워나가고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때 많은 학생이 학부 전공수업 (upper division courses)을 많이 듣지 않은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전공수업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가는 연구수행 자체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리서치를 하면서 필요한 세부적인 이론이나 기법들은 그때마다 배워나가도 되기 때문이라고 선배는 조언하였다. 필자의 의견도 이와 동일하다. 조금 더 전문적인 내용을 많이 알고 있으면 연구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연구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들이 많을지라도 리서치를 진행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연구에 필요한 세부적인 내용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의 목적과 방향과 같은 흐름을 찾아내는 것이 더 핵심적이다.

만약 독자 중에 편입생이 있다면 위에서 보여준 예시들과 같이 체계적인 리서치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편입 시점은 3학년이고, 학생 대부분은 편입 직후에는 당장 2년 안에 졸업 요건을 채우기 위한 전공수업들을 듣기 시작하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1학년 때 입학한 학생은 2학년 때부터 자신이 원하는 전공수업을 듣기 시작하므로 2학년이 끝난 이후에는 리서치에 참여할 수 있는 준비가 대체로 이루어진다. 이에 반해, 편입생은 Community College에서 듣던 수업들보다 체감난이도가 훨씬 높은 전공수업을 듣는 것과 동시에 학교의 전체적인 시스템에 적응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편입생은 리서치의 기회를 잡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다. 그 기회는 여러분이 충분히 만들어나갈 수 있으며, 편입생들도 원활한 리서치에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다른 선배의 경험담을 함께 살펴보자.

LBNL (사진 출처:http://www.lbl.gov/images/PID/lbl-sf.full.gif)

홍영표 (Physics Major, Class of 2010; 2011년 가을 Northwestern으로 Physics 박사과정 진학) 선배는 버클리에 3학년으로 편입하여서 처음에는 전공수업들을 듣는 데에만 신경 쓰느라 리서치의 필요성을 잘 몰랐다. 그가 4학년이 되었을 때쯤 대학원에 가는 학생들은 거의 모두 리서치 경험을 갖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대학원에 지원하는 시기가 4학년 가을이기 때문에 리서치 경력 없이 대학원 원서를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그래서 고민 끝에 대학원 원서 준비를 미루고 4학년 마지막 학기에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 (LBNL)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도 처음 Lab에 들어갔을 때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게 많았지만, 졸업 후 여름부터 연구에 집중해서 리서치에 관한 많은 것들을 차차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졸업 이후에 1년간 리서치 경력을 쌓았던 게 대학원 진학에 크게 이바지했을 뿐 아니라, 그간 몸으로 느끼고 배운 것들이 대학원에 가서도 다른 연구를 계속해나가는 데에 큰 밑거름이 될 것 같다고 그는 전망했고, 1년 늦게 진학하는 선택을 했지만 후회 없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두 선배의 이야기에서 보았듯이 각각 매우 다른 상황이지만 대학원 진학 전에 리서치 경력을 쌓기 위한 그들만의 계획을 세운 면에서는 공통적인 요소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독자 여러분 역시 주어진 모든 상황을 최대한 잘 고려한 학업계획을 세워서 자신을 효과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침내 이 기나긴 내용의 글을 끝맺을 단계가 온 것 같다. 지난 1부와 2부에 걸쳐서 필자는 학부생 리서치에 관심이 있어 앞으로 배워나갈 독자 여러분에게 방대한 정보와 유익한 이야기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담아내었길 희망한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필자를 포함한 인터뷰 참여자들이 모두 물리 관련 분야에서 리서치를 했었던 지라, 혹자는 2부에서 내포한 정보들이 특정 학과관련 연구에만 편중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다. 하지만 모든 독자는 필자가 전달하고자 했었던 내용이 다분히 일반적인 입장에서 기술된 것임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또한, 실제로 독자가 어떤 이공계 분야에 몸담게 되든지 간에, 해당 분야에 관한 리서치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실 이것은 사회과학 분야의 리서치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독자가 학부생으로서는 더더욱 쉽지 않을 리서치의 기초적인 단계를 차근차근 쌓아갈 때, 이 글이 작게나마 보탬이 되길 필자는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강조할 것은 버클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연구 중심적인 학교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독자 여러분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활동을 자랑하는 학문 중심의 버클리에서 ‘꼭’ 리서치를 경험해볼 수 있길 바라며, 여러분의 건승을 함께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