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을 의심한다

Posted by [H]
2010.10.26 22:15 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 자료사진/조선일보DB

내가 생각하는 권력이란 쉽게 남용되곤 하는 그런 부정적인 의미의 것이 아니라, 최대 다수에게 최선이 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대표자”, 혹은 다수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나라를 설계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이러한 설계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어쩌면 당연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1.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직접민주주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가정이 없다면 권력이라는 것 자체의 존재 의미가 없어진다.

2. 다수를 위해 권력자들이 설계를 해주는 과정에서, 다수 일반인과 선택 설계자간의 정보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 차이가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독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정보 차이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 다수 일반인의 “설계 참여”가 조금씩 가능해지면서 그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기 시작한다.

3. 욕구가 분출되면 다수 일반인과 권력자들간의 의견 불일치가 일어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다수 일반인 간에도 언제나 의견 불일치가 있다는 점이다

4. 권력자들은 이러한 경우 중구난방에 가까운 다수 일반인 의견보다는 자신들의 방식이 더 옳다고 믿는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1의 신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5. 결과적으로 권력자들의 설계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그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기반하여 이루어진다. 그 설계의 결과는 누군가에겐 좋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나쁠 수도 있다. 설사 그 반대로 행했다고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6. 결국 권력자들은 언제나 누군가에겐 나쁜놈이 된다. 그러나 그 욕을 해대는 누군가가 딱히 리스크 제로의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권력자들의 신념은 더더욱 확고해진다.

이러한 사이클이 반복되는 것이라면, 권력자들은 다수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는데도 항상 욕을 먹는 불쌍한 집단에 다름아닐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불쌍한 집단이다. 하지만 문제는 권력자들의 자질이다.

그 들이 앞서 말한 가장 기본적인 의미의 권력을 가질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 합당한 설계를 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단순한 신념 차이에서 오는 욕지거리 따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려도 된다. 다시 말해 그들의 설계가 정말 아니기 때문에 다수가 짜증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물론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 해도 신이 아닌 이상 “A라는 설계가 B라는 설계보다 절대적으로 우월하다” 혹은 “A가 B보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결과를 가져온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확실히 아닌 결과를 초래하는 설계, 그 누구도 인정할 수 없는 X라는 설계를 들고 나와 다수를 설득하려고 한다면 그들은 진정한 권력자들이 아닌 단순한 사이비 종교집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런 사람들은 권력자로서의 자질이 없다. 8월 말 통과된 또 하나의 법 혹은 설계는 우리나라 권력자들의 자질을 다시한번 의심스럽고 실망을 하게 만든다.

국회의원들에게 평생동안 매달 120만원씩 수당(헌정회 현행 정관)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이 지난 2월 통과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당시 표결에는 전체 의원 299명 중 191명이 참석했으며, 이중 4명을 제외한 187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제17대 국회에서 헌정회 지원금 폐지를 추진하겠다던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개정안은 찬반 토론의 과정도 없이 단번에 통과됐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나된 여야를 보았다”, “평소에는 그렇게 싸우더니 밥그릇 걸리니 보수고 진보고 없다” “만날 국민을 위해서라고 외치더니 돈 받는 일에는 여야가 없구나” 등의 댓글을 달면서 국회의원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질타했다.

평소 친(親)서민·취약계층 정책을 표방했던 정당들에 대한 조소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아이디 arcu***)은 “가장 나쁜 것은 위선”이라며 “민주당, 민노당은 입만 열면 ‘서민, 취약계층’ 하더니 이것(개정안)도 서민에 도움이 돼 찬성표를 던졌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도 “민노당은 겉만 ‘서민 서민’한 거였나. 자기들 밥그릇은 엄청 잘 찾아먹네”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일반 서민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아이디 park***)은 “1988년부터 계속 부은 국민연금 지급최고액이 130만원”이라며 “연금이야 본인이 부은 돈을 본인이 찾아가는 것인데 국회의원들은 뭘 했다고 연금을 받아간단 말이냐”라고 지적했다. “참전용사도 몇만원 받을까 말까 한데, 자기들끼리 돈잔치 벌리려 하는가?”(210***)라고 한탄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헌정회 지원금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미 지원금 폐지를 요청하는 서명 운동이 진행중이며,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참고 기사: 국회의원 한번만 하면 평생 월120만원씩 주는 법 통과 (조선일보)

※편집장 주: 이 글은 2010년 9월 18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따라서 글에서 포함하는 특정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묘사가 현재의 그 것과 다를 수 있음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현재는 이 "국회의원 평생연금" 법안에 대해 폐지법 발의가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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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65세 이상의 전현직 국회의원이 대상인 것 같군요.. 월 120만원.. 년 1440만원 적당히 혜택자가 천명이라고 잡으면 일년에 144억원, 이천명이라고 잡으면 288억원 정도의 국가 예산이 빠진다는 것이군요.. 솔직히 적은 돈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조금은 틀어서 생각해봅시다.. 우리나라 2009년 예산이 289조원 정도입니다 (매년 국가 채무가 늘어가는데 정부가 과지출하고있다는 괴담은 무시하겠습니다) 그러면 2009년 예산 기준으로 2천명을 잡으면 0.01퍼센트 정도의 국가 예산을 "낭비" 하는 것이 되겠네요... (참고로 국민연금 추정치는 8조원.. 건강보험은 29조원 정도라고 합니다)

    국회의원들 일 못한다고 맨날 욕먹고 그러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그 정도만 욕먹는건 그래도 그들이 어느정도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맞다고 봅니다.. 뭐 거수기같은 소리나 듣고 있지만, 사실 지금 국회의원들 입김은 꽤 센편이 아니겠어요? (과거의 군정 시절과 비교한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120만원 정도면 뭔가 상징적인 존재로써는 적절한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것이 현금이 아닌 다른 형태로 그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방면으로 정책이 세워졌다면 어땠을지.. 참 아쉽군요..

    아울러 이 법안에 대한 폐지법안도 그저 국민들의 관심과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밖에 안보여요.. 법리적 해석의 문제 때문에 이 법이 악용될 여지만 없다면 저는 한달에 120만원씩 지급하는 것 찬성합니다 (대한민국 정부에 세금도 안내는 제가 이런 말을하니깐 참 자가당착에 빠지는 것 같네요) 무엇보다 그 정도 돈은 우리나라 예산 스케일에 비하면 그렇게 큰돈도 아니고.. 다만 국민입장에서는 혈세라고 부를정도의 세금인데 못미더운 국회의원들한테 그런 돈을 왜 주는 것이냐.. 부터 여러가지가 있겠죠.. 한달에 120만원이면 정치자금으로 쓰기에도 뭐합니다.. 그리고 국회의원을 할정도로 한가닥 했던 사람들이 그 정도 수입가지고 뭔가 이득이 있겠습니까.. 과거 정치인 예우 차원에서도 전 좋다고 생각해요..

    한가지 더 깔 것이 있다면.. 역시 이런 것이겠죠.. CKS회장 충원이가 말한 것처럼 우리 사회는 아직 사회소수자들에 대한 복지가 상대적으로 덜 발전된 편인데.. 국회의원들한테 줄 용돈이 있으면서 왜 복지예산 지출이 없냐는 것.. 감히 말하지만 일년에 우리나라 복지에 288억원씩을 추가로 투입한다고해서 우리나라 복지가 발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스케일도 꽤 큰데.. 국회의원들 용돈도 주고, 국민들 연금도 주고, 국민들 건강보험도 제대로 유지해주고 교육이랑 복지도 다 해결하면서 (여기까진 잘하고 있죠) 그래도 아직 사회에서 국가의 예산을 필요로하는 곳에 좀더 정치인들이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달에 120만원.. 사실 별거 아닌 돈입니다.. 장애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한다면 누구든지 마음먹으면 벌 수 있는 돈이죠.. 다만 권력자들이 이런거 할 시간에 좀더 효율적인 사용처를 마련하는 것이 어땠을지..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 그런 식으로 여러가지 좋은 일들에 쓸 수 있는 예산을 집행한다면 정치인들에게 연금같은건 120만원이 아니라 더 크게 지급하더라도 국민들의 반발이 없을텐데 말입니다..

    권력자는 여러모로 힘듭니다..만.. 권력자가 아닌 저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없네요 ㅠ
    • 다다
    • 2010.11.10 19:40 신고
    한달에 120만원이 별거 아니라고 쓰신 스프링데일님 댓글 읽으면서 참 기분이 묘해지네요. 2010년 기준 3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1,110,919원입니다. 마음먹으면 벌 수 있는 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거저 지급될 수 있는 액수라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6.25 국가유공자들은 매달 9만원 받습니다.

    리더가 언제나 욕먹는 자리이긴 하죠. 사실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권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잘못된 선택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안고 있어야 하거든요. 리더란 권력(power)이라기보다는 권위 (authority)를 가지고 있는 자리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특정 직업에 제한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은 나라를 이끌어가니까 리더여야 하죠. 그리고 권위가 있으려면 전문성 (professionalism)도 함께 갖고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야겠죠. 그러나 우리 나라 국회의원들에게서 전문성이란 찾아보기 참 힘듭니다. 국회에서 싸움났던 거 해외에 보도되었던 그 사진이 기억나는군요. 제가 아마 국회에 그토록 실망했던 건 전문성의 실종이 아닌가 합니다. 직접적인 정책 관련 권한이 없는 일반 시민들은 데모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정책 제대로 만들라고 뽑아놓은 국회의원마저 나와서 데모나 하고 있으면 이건 뭐 너넨 뭐하려고 그자리에 있니란 말이 절로 나오죠. 책임감은 뭐 이젠 기대도 안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욕을 많이 먹는 이유는 전문성도 없는데 누릴 혜택은 다 누리면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더 크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를 국회의원 제밥그릇 챙기기라는 단순한 측면으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이번 안건이 다행스럽습니다. 듣자 하니, 여지껏 공공연히 지급되어오던 걸 법안으로 만든 것 같은데, 오히려 그 덕에 현행 국회의원들에 대한 혜택이 더 드러난 결과가 되었네요. 국회의원이 나라에서 또 뭘 챙겨먹는지 참 궁금하군요.

    개인적인 비난은 삼가고 싶지만 윗분 댓글에 대해서 참 할말이 많네요. 국회의원들이 왜 상징적인 존재인가요... 이들은 이미 정무수행에 있어서는 최고급 대우와 배려를 받고 있습니다. 예전에 국회 의원의 특권에 대해 조사해봤던 기억에 나서 다시 뒤져봤더니 면책특권, 불체포특권과 더불어 세비와 기타 비용에 대한 특권이 있네요. 2008년 기준으로 월평균 4천만원에 해당하는 돈이었죠.

    "권리만큼 따르는 의무로는, ① 청렴·국익우선의 의무, ② 지위남용의 금지, ③ 법률이 정한 바에 따른 겸직금지 등을 들 수 있으며, 국회법상의 의무를 보면 의원은 국회본회의와 위원회에 출석하여야 하며, 회의에 있어서 의사에 관한 법령규칙을 준수하고, 회의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국회의 위신을 손상시킬 수 없으며, 다른 의원을 모독하거나 언론을 방해할 수 없고 의원의 질서유지에 관한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의원이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국회 의결로써 징계 할 수 있다." 라고 나오네요.

    글쎄요. 개인적으로 찬성을 한 사람들이 딱히 제밥그릇 챙기려 그런것 같지도 않고 반대한 사람들이 양심좋다고 말하기도 뭐하네요. 이전부터 이런 "관행"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감투가 좋긴 한 모양이군요.
    • 288억을 우리나라 최저생계 가정 숫자로 나눠보세요. 한달에 한 가정에 얼마나 돌아갈까요? 그런 의미에서 어차피 그들에게 가더라도 도움이 되는 액수의 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회의원 연금을 용인하는 것이지 찬성하는 입장이 아닙니다.

      거기다가 다다님처럼 찬성과 반대 어느 쪽도 표명하시지 않는다면 그 돈들은 도데체 누굴 향해서 쓰여야 할까요?
      • 다다
      • 2010.11.14 17:32 신고
      저는 정책에는 반대합니다. 그러나 정책에 찬성표를 던진 사람에게 비난할 마음도 들지 않고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을 칭찬할 마음도 딱히 들지 않는다는 말이었죠. 이미 관행적으로 자행되던 것을 정책화하는 바람에 대중들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288억을 최저생계 가정 각각에 나누어주는 건 바람직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288억이라면 일자리 창출에도 얼마든지 쓰일 수 있는 돈입니다. 장애우를 위한 시설을 만들 수도 있구요, 장학재단이라도 만들 수 있겠죠. 국회의원 연금보다야 더 의미있게 쓸 수 있는 돈이라고 봅니다.
    • Facist
    • 2010.11.11 11:23 신고
    [저 자리에 앉아있는 국회의원들이 과연 월 120만원이 필요한가?] 라는 것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강기갑 의원이 입고 다니는 개량한복도 최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물건이라고 알고 있는데, 저기에서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갔을때 월 120만원의 연금이 과연 꼭 필요한건지 궁금합니다. 120만원이라는 돈이 어떻게 보면 작은 돈이지만, 어떻게 보면 큰 돈이고.. 평생 120만원이라는 돈을 연금으로 받아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일부터 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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