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러 간다는 것

Posted by 핵폭탄클라스
2013.10.09 22:00 EDITORIAL/문예 :: Literature

참으로 가소로운 글이다. 별을 보라니...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최근에 별을 보려는 단순한 목적으로 도심지에서 멀어나서 하늘을 올려다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어느 시점부터 우리의 생활은 너무 바빠졌고 하늘 한번 올려다볼 겨를 없이 이리저리 돌아 다니느라 하루가 다 지나버린다. 늦게까지 공부하다 집에 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축 쳐진 어깨에 푹 떨궈진 목이 대부분이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그럴싸한 위로의 말을 들을 바에는 가슴을 쫙 펴고 하늘을 올려다보기를 권유해본다. 아름답게 펼쳐진 별들을 보며 크게 한번 숨을 쉬어보자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 보기도 하고, 앞으로 다가올 멋진 미래의 대한 상상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지 않던가.

 

작년 이맘때쯤에 Russian River에서 차를 끌고 산중턱에 올라가 끝 없이 펼쳐진 별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평소에 보이지 않던 별자리도, 마치 우주의 철도처럼 뻗은 은하수도 한번에 보이는 곳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들뜬 신입생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은 채 나는 나만의 세계에 집중해 본다. 보이는 건 밝은 별들과 괴이한 나무 형체들뿐, 아무 소리도 안 들리던 그곳. 간혹 숲에서 나는 소리에 놀라기도 했지만 도로변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하루 종일 학업고민만 하던 머리 속이 공허해 졌다. 보통 저녁에 보던 별들과는 다르게 빈틈없이 채워진 하늘과 이름 모를 별자리들을 바라보면서 나의 존재의 가소로움도 느끼는 경험을 하였다. 학기가 시작하고부터 한번도 쉬지 못하고 공부에 시달려온 몸이 그 장관을 보면서 회복됨을 느끼는 날 이였다. 하늘은 오랜 옛날부터 인간의 탐구 대상 이였고 아직도 무궁무진한 비밀들은 간직하고 있다. 저 우주 너머에는 마치 거울 마냥 또 다른 내가 고개를 쳐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진 않을까? 우주 여행을 하던 외계인이 나를 보며 비웃고 있지는 않을까? 그 만큼 별들이 수놓은 하늘은 인간의 상상 속에서만 허용되는, 혹은 상상조차 못할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평소에 하지 않던 재미난 상상도 해보는, 지나간 연인의 얼굴을 떠 올려 볼 수도 있는 기회가 언제나 우리 머리 위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사로운 상상들, 혹은 회고들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글을 처음 쓸 당시 유닛2 광장은 뭐가 그리 바쁜지 돌아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하였다. 그러나 그들 중 몇 명이나 그 자리에 서서 크게 한번 하늘을 올려다 본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지 않을까 싶다. 바로 하늘 위에 떠있는 예술 작품을 여전히 무시하고 걸어가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어째서 이렇게나 각박해 졌는가, 옛날에는 해만 지면 볼 수 있던 장관들이 이제는 노력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그런 것이 되어 버렸다. 행복을 찾는 것 또한 이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인간이 느끼는 행복이 상대적이라지만 절대적인 행복이 있다면 현재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과연 과거 인간들이 느끼는 행복에 비해 큰 것일까? 아니 어쩌면 과거의 인간들에겐 행복과 일상이라는 관념을 분리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굳이 행복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 평소 보이는 모든 것, 평소 그들이 하는 것 자체가 행복일 테니까.

 

우리는 과연 각자 바쁜 생활 속에서 자신들만의 행복을 잘 찾아 다니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시험이 끝났다고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러 나가는 것을 난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행복보다는 내면의 기쁨을 채우는 것이 진짜 행복이 아닐까? 우리는 어느새 내면의 기쁨을 채우지 않는 것에 길들여 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스트레스를 마음속에 가둬 두고 지내는것에도 익숙해 졌는가 보다. 남들도 이러고 사니까, 누구나 하는 거니까, 라고 참고 견디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긴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이번 주말에는 이런 평범함을 벗고 친구들과 같이, 어디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으로 떠나 언제나 우리 머리 위에 있었지만 존재를 까먹고 있었던 별들을 보러 나가보자.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내가 모르고 있던 하늘 위의 세상은 얼마나 웅장한지 돌이켜 보는 경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공부생각은 잠시 놓아두고 어릴 적 추억에 젖어 보기도 하고, 누군가 들으면 비웃을 만한 유치한 상상도 한번쯤 해보는 길 권유 해본다.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