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Back #4. 그 낭자

Posted by 매크로잉크
2014.10.27 18:28 OFFICIAL PRESS/[Foodback] 버콥 디너버디 뒷이야기 - 完 -


#4.

그 낭자

by 썰킴


버콥 디너버디 전 화요일 밤. 서원우와 김현호는 각자 다음날 어떤 아리따운 낭자와 밥을 먹게 될 것인가 라는 설레이는 물음표를 품고 잠에 들었다. 당일 아침, 그들은 핑크색 옷을 입고 미션장소로 오라는 지령을 미션으로 받고 넘치는 기대감을 주체하지 못했다. 핑크. 아리따운 낭자를 상징하는 색이 아니던가. 풋풋한 여자 얼굴을 떠올리며 서원우는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어떤 옷을 입을까 조언도 구해보고, 김현호는 핑크색 옷이 없던 탓에 옆동네에 사는 친구들에게 수소문까지해 디너버디를 위한 핑크색 셔츠를 빌려 입었다. 6시로 잡힌 저녁 약속 탓에 그들은 용감하게도 강렬한 핑크색을 입고 다섯시 수업에 참여해야 했다. 교수를 포함한 학생일동의 쏟아지는 시선에도 그들은 그저 들뜬 마음으로 맛집만 검색해볼 뿐이었다. 


6시, 새더게이트 근처. 두 남자는 머리 손질을 갈무리 하고 있었다. 먼저 자신의 낭자, 아니 남자를 발견한 것은 김현호였다. 눈을 씻고 둘러봐도 주위에 뜬금 없이 분홍색을 껴입고 있는 핑크돌이는 자신을 포함한 둘뿐이었기 때문이다.


어깨를 가볍게 치는 상대의 손을 보고 서원우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뒤돌아섰다. 중저음의 목소리로 원우야를 부른 김현호. 서로 현실을 도피하려고 애써 침착한 척 해보았지만 바로 눈 앞에 펼쳐진 현실에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는 건 순식간이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핑크색을 쳐입고...' 

'얼굴을 마주하고 밥을 삼킬 자신이 없다!'


상대가 서로라는걸 알게된 순간 둘에게 밥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찾아왔던 맛집 리스트는 찢어 버린지 오래, 지금 그들에게 생각나는건 복수뿐이었다그 때 버콥 단톡방에 뜬 회장 이다예와 그녀의 디너버디의 소식. 조슈아에 둘이 갔다는 소식을 듣고 어느새 그들은 조슈아를 향해 걷고 있었다. 조슈아에 들어서자 안쪽에 회장의 실루엣이 보였고, 그들은 치밀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한 걸음에 달려가 불만과 불평을 속사포로 쏟아내었다.


하지만 이다예는 역시 준비 없이 덤빌 상대가 아니었다. 모든 불평 불만에 논리적 근거를 들어 반박하는 이다예. 그렇게 풀이 죽은 그 둘은 가장 근처에 있던 버블티 집에 들어가 버블티 두 잔을 시켰다. 주문한 음료를 안주 삼아 둘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버콥 회장이자 디너버디 플래너인 이다예를 욕하며 어이없는 처사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이번엔 서로에게 털어 놓았다. 그 후론 대화의 소재가 (어쩌면 필요성이) 떨어진 둘은 버콥 미팅 장소로 바로 이동해 이다예가 늦어 벌금을 내기만을 바라며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이다예는 7 1분전, 6시 59 분에 미팅룸에 입장해 둘에게 다시 한 번 빅엿을 선사했다 허무함을 남겼다. 그렇게 둘은 다음 기회에 반드시 복수하리라 다짐하며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겠지 라는 기대에 다시 한 번 디너버디 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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