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투자를 아느냐 - (4) 돈을 잃지 않는 슬픔

Posted by 버클리보이
2014.11.18 14:00 SERIALS/너희가 투자를 아느냐

Do you even Invest? (from LogiCAL Investment Team of UC Berkeley, http://logicalinvestment2014.wordpress.com/)


투자를 하는 동안 느낄 수 있는 상실감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투자 전략에 따라 포지션을 취했을 때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로 시장이 움직여 손해를 보았을 때 느끼는 상실감이 첫 번째이고, 올바른 투자 전략을 세워 실행하기 직전 시장이 너무 빨리 움직여 수익을 눈앞에서 놓치는 상실감이 두 번째이다. 두 가지 다른 이유로 생긴 심적 부담감을 없애는 방법은 같다. 정신줄을 단단히 붙잡고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지 복기를 한 뒤 손해와 기회비용에 대해 잊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굉장히 어렵다. 항상 실수에 대해 후회하고 자신의 성급함과 게으름을 질책하며 성장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투자에서만큼은 실수로부터 배운 교훈은 잊지 말되 실수 그 자체에 대해서는 빨리 잊는것이 좋다.


두 가지 상실감 중 더 고통스러운 것은 수익을 얻지 못해 생기는 상실감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돈에 대해서는 꽤나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도 하고, 꽤나 깊이있는 반성을 통해 다음에는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아야 겠다는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비단 투자에서 뿐만의 일이 아니다. 회사 업무에서 실수를 할 때, 벼락치기 시험공부를 하다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을 때, 급하게 밥을 먹다가 체했을 때의 고통은 다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끔 인간을 학습시킨다. 물론 종종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역사가 되풀이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렇게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매일 발전을 이룩하는 사람도 눈 앞에서 놓쳐버린 수익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그렇게도 관대할 수가 없다. 자신이 단지 운이 없어 굉장히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었던 것이라는 변명은 투자자에게 있어 위험한 독이다. 단순히 그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을법한 교훈을 외면하게 될 뿐만 아니라, 날아가버린 수익은 계속해서 건강한 투자 마인드를 좀 먹으며 투자자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은 다소 긴 글이 될 것이다. 여태까지 본 시리즈를 통해 언급했던 컨셉을 바탕으로 LogiCAL Investment 에서 직접 세웠던 투자 전략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그 전략이 어떻게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했는지, 그리고 그 실수를 통해 얻은 상실감을 어떻게 극복하고 다음 실수의 예방책으로 활용할지에 대해 다룰 생각이다. 서론은 이만 끝내고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바로 시작해 보자.


실전 사례 : Sunedison Inc. (SUNE)

약 이틀 전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접한 헤드라인 기사 중 하나는 현 일본 경제가 '경기 침체(Recession)' 의  기준에 부분적으로 부합하여 일본 경제 침체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었다. 최근 미국 시장을 움직인 가장 큰 이슈는 미국 외 세계 경제, 특히 일본,중국,유럽의 침체 가능성이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 꽤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지 가늠해보기 위해 우리가 살펴본 것은 시리즈 내에서 이전에 다뤄본 적이 있었던 시장의 내재변동성 (Implied Volatility) 였다. 시장 참여자들이 추후 시장에서 큰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그 만큼 시장은 움직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위 차트에서 보이듯 시장 참여자들의 변동성에 대한 예측치는 지난 이틀간 그다지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이 정도로 일본 경제가 힘들 것은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시장은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는 다시 말해 글로벌 경제의 전망이 생각처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 경제의 강세에 힘입어, 그 뒤에 유럽과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향후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따라서 전 세계적인 물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를 가지게 되었고, 특히 최근 굉장한 약세를 보여주는 석유값이 (아래 차트를 참조하자) 조만간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석유값의 증가로부터 득을 보는 산업군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커다란 잠재적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산업은 대체에너지 산업이다. 석유값이 오르면 대체에너지 산업군은 석유와 비교하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인데, 특히 원자력, 풍력, 수력과 같이 정부 주도로 비교적 고정적인 수요/공급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산업군이 아닌 태양광에너지 산업은 석유값과 꽤나 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석유가격이 오르면 태양광에너지 산업의 전망도 밝아지는 셈이다. 미국 시장 내에서 거래되는 태양광에너지 산업 회사들 중 대표주자는 Sunpower Corporation (SPWR), First Solar (FSLR), Sunedison Inc. (SUNE) 등이 있다. 이 중에 같은 기간 내에서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회사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크게 변동하지 않고), 거래량이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시장에서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종목을 고르다 보니 Sunedison 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또한, 대체에너지 산업군의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으면서 주가는 석유값의 영향으로 계속 싸지고 있는 형국이라, 잠정적인 기업 합병이나 기업 효율성 개선 등이 기대되는 점도 있기에 Sunedison 주식을 사자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어제 사야 할지, 오늘 시장의 움직임을 보고 살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시장은 닫혔고, 우리는 주식을 구매하지 못하였다.


매우 안타깝게도, Sunedison 이 First Wind 라는 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과 함께 Sunedison 의 주가는 오늘 30% 에 가까운 상승을 하였다. 말 그대로 몇 시간 차이로 눈 앞에서의 커다란 수익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물론 이런 기업 인수합병의 호재를 구체적으로 예측한 것도 아니고, 투자를 하기로 한 상황에서 아주 작은 불확실성 때문에 결정을 유보한 잘못으로 생긴 결과이다. 결국, 운이 나빴던 탓도, 그 다른 어떤 외부적 요소의 탓도 아닌 우리의 잘못이다. 사실 이 글을 쓰는 내내 팀원 모두 멘탈에 금이 가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열심히 하고 있다. 글의 처음에 언급하였던 해결법으로 돌아가보자.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배우고, 잊어버리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보는 것이다. 주식 시장은 내일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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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몇 시간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도 있군요. 경험담이라 더 흥미롭게 읽었던거같아요! 다음에는 꼭 성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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