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성(性)봉사, 성매매특별법의 이면

Posted by D___
2016.04.13 10:52 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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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방지특별법 현황

3월 31일 오후 3시경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에 '합헌'이라는 단어가 올랐다. 그 시각 함께 떠오른 기사들이나 블로그 포스트를 살펴보면 2004년부터 자발적 성매매를 처벌하도록 한 성매매방지특별법 조항이 야기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재판관 아홉 명 중 여섯 명의 의견에 따라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에 대해 무조건 처벌을 내리기로 합헌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한 의견에는 '자발적 성매매' 또는 '생계형 성매매'를 향한 안쓰러움이 묻어있기도 하고, 사생활 침해 또는 직업 선택의 자유에 관한 제한이 드러나 많은 반대 의견들을 낳고 있다. 하지만 는 결코 "성매매를 처벌함으로써 건전한 성 풍속 및 성도덕을 확립하고자 하는 입법 목적"을 꺾지 못하였으며, 불법체류자의 증가, 노동시장의 기형화, 혹은 국민의 경제적, 사회적 안보 위협과 같이 성매매 합법화 또는 성 산업 활성화가 자아낼 수 있는 수많은 우려 또한 이겨내지 못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성매매 방지 특별법을 통해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라는 결정을 내리며 성을 산 사람은 물론 착취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성을 판 사람들까지 모두 처벌받아 마땅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 끊임없는 의구심

본 조항을 향한 비난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의견으로는 성매매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여성들의 인권 위협과 유린이 있다. 다음은 3년 전 이번 위헌 소송을 직접 신청한 김정미 씨의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성매매방지특별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다. 룸살롱같이 비싼 유흥주점이 아니라 청량리에 있는 곳처럼 1:1 흥정을 통해 성매매하는 이런 업소는 인생의 밑바닥에 다다라서 다른 걸 할 여지가 전혀 없는 이런 여성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우리한테 이걸 못 하게 하는 순간 우리는 살아갈 방법이 없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그녀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많은 여성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작하는 자발적 성매매는 "남성들을 위한 노동"이고 남성들의 억압된 성적 욕구로 인한 성범죄를 덜 수 있다는 중요한 장점도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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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성매매방지특별법의 대심판정 당일 소수의견을 낸 조용호 재판관은 국가가 성인 간 성행위까지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근 10여 년 동안 유지되었던 조항 역시 "성매매 근절에 전혀 기여하고 있지 않다"는 실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이어 그는 "지체 장애인, 독거노인 등 성적 소외자의 경우 이 조항 때문에 성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라며 성 판매자에 대한 형사처분이 오히려 사회의 성적 소외자들 혹은 소수집단을 존중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매매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따라서 성매매방지특별법의 '성 판매자 처벌' 합법화는 생계형으로 성을 판매하는 여성 집단의 관점에서 반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적 욕구를 가진 인간으로서 일반 남성은 물론 성적 소외자인 장애인들을 위한 자발적 성 판매자가 필요한 만큼 자발적 성매매만큼은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 두 가지 반박 의견이 "건전한 성 풍속"과 "성도덕"을 어긴다는 법률상의 규제를 받아야 마땅해지려면, 우선 현 사회의 일원들이 지켜나가야 할 진정으로 건전한 성 풍속과 성도덕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인간으로서 불법 마약 사용과 같은 비도덕적인 유혹이나 욕구를 이겨내야 할 의무와 책임감이 있다. 다른 말로 모든 인간에게 기본적인 성적 욕구가 존재한다고 해서 그들의 성매매를 무조건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동성애자 혹은 장애인 등 성 소수자들이 성 판매자를 필요로 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비도덕적이거나 비윤리적이라는 무조건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옳은 것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자기 자신 또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본인 의지대로 몸을 이용해 성을 판매하는 노동을 하겠다는데 이것이 직업 선택 자유의 침해가 아니고 무엇인가? 따라서 성매매 합법화를 찬성하는 의견이 어떻게 '건전한' 성 풍속과 성도덕의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한 사회의 소수집단이 같은 인간으로서 어쩌면 가장 기초적인 생리 욕구 (식욕, 성욕, 수면욕)를 채우기 위해 상대방과의 합의 하에 성을 사겠다고 하고, 지독한 빈곤으로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는 한 여성이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도저히 일반 직업을 구할 수가 없어 자발적으로 성 산업에 종사하는 것이 어찌 그리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이란 것인가?


※ () 봉사, Sex Volunteer: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의 섹스를 돕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고 명칭 자체로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주는 '성 봉사'를 예로 들어보자. 해외 몇몇 나라들의 경우 성 봉사는 이미 합법화되어있는 봉사 제도이다. 네덜란드와 독일 등의 나라들은 장애인 성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장애인의 성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며 성 봉사를 지지하는 태도를 보인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Fleckzorg(섹스 돌봄이)라는 공식적인 성 봉사 제공 기관까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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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욕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성 봉사' 활동은 대한민국에서도 이미 암암리에 이어지고 있다. 주로 비공식적인 카페 및 블로그를 통해 이루어지는 성 봉사는 성 제공자를 자처하는 비장애인들이나 그런 제공자들을 구하는 장애인들의 단체로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2010년 4월 열린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이러한 성 봉사 활동을 다룬 조경덕 감독의 영화 <섹스 볼란티어: 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가 공개되었다. 중증 장애인과의 성관계를 모티프로 그린 이 영화는 그러한 행위가 '성매매'가 아닌 '자원봉사'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스스로 '장애인 성 도우미'라고 소개하는 여대생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에게는 영화에서 다뤄지는 성 자원봉사 이슈가 자극적이고 부적합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할 것이며, 특히나 헌법상 성매매방지특별법의 자발적 성 판매 처벌이 유지되기로 결정된 이상, 성 봉사가 결코 사회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성 봉사에는 자원봉사라는 꽤나 책임감 있는 이름 뒤에 자신의 성적 욕구를 풀기에 급급한 남성 혹은 여성 '봉사자'들이 존재하는 와중에도 오로지 성적 욕구를 일반인처럼 자유롭게 풀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데에 기여하는 자원봉사자가 존재할 것이다. 


장애인 성교육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장애인들에 대한 성적인 도움이 흔히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말하며 "성 자원봉사같이 일회성으로 장애인의 성 욕구를 풀어줄 게 아니라 장애인이 나와서 사랑하고 연애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반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오아시스>에서 지적하는 것과 같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사랑을 향한 사회의 동정 어린 시선은 가식적일 뿐이다. 영화 속 중증 뇌성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공주(배우 문소리)는 어쩌다 자신의 아버지를 뺑소니 교통사고로 죽인 진범으로 감옥살이를 하다 나온 종두(배우 설경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데이트를 하고 어두컴컴한 공주의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공주의 수줍은 고백에 격렬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도중 깜짝 방문을 하는 공주의 친오빠와 올케를 벌거벗은 모습으로 맞닥뜨린다. 그저 사랑하는 여자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었을 뿐인데 종두는 강간 혐의로 체포되고 다시 형을 살게 된다. 공주의 가족은 종두가 그녀의 남자친구일 것이라는 사실은 배제하고 종두를 미친놈, 도둑놈이라고 몰아가기에 급급하다. 종두가 체포되어 경찰서로 끌려가는 장면에서도 종두 옆의 경찰관은 "너 변태지?"라는 대사를 날리며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섹스에 대한 사회의 극단적 선입견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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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장애인의 성욕은 물론 그들의 순수한 사랑과 같이 인간으로서 누구나 품고 있을 수 있는 욕정을 공개적으로 모독하고 능멸하고 있는 사회인데, 성매매 합법화가 일컫는 성 풍속과 성도덕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따라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성 판매를 행하고 있는 여성들의 자유, 권리를 논하기 전에 당장 사회에 필요한 장애인과 같은 소수집단에 대한 존중을 되찾고, 그들을 향한 삐뚤어진 시선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그들이 성 소수자로서 필요로 하는 사회적 배려가 실현될 것이고,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성 봉사 기관이나 그들을 위해서만이라도 합법화된 자발적 성 판매가 그들에게 잠시나마 숨 쉴 구멍을 주지 않을까?


사진출처:

[1]imagesearch.naver.com

[2]imagesearch.naver.com

[3]yourslownewsday.com

[4]영화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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