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밥값은 얼마면 돼?!"

Posted by 희씨
2016.10.03 12:50 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2016년 현재, 당신에게 누군가 '대한민국은 청렴한 사회입니까?'라고 질문한다면 뭐라 답하겠는가?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가? 적어도 필자는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성완종 게이트', '정운호 게이트', 그리고 가장 최근의 '최순실 게이트'까지 이르도록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터지는 각종 비리 사건들을 바라보는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이 투명하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렇듯 비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와중에 지난 9월 28일 속칭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유예기간을 거쳐 정식 시행되었다.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보다 강력한 법률조항을 통해 척결하겠다는 골자의 이 법률조항은 국민에게는 더 청렴한 사회를 꿈꿀 수 있는 희망으로, 법을 직접 적용받는 공직자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렇듯 더 깨끗한 대한민국 사회를 만들어줄 법으로 세간의 집중을 받는 김영란법, 정말 우리의 10년 후 대한민국을 더 나은 미래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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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 김영란법은 무엇인가?


       김영란법의 실효성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법률의 핵심사항부터 알아보자. 2012년 당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던 김영란 씨가 처음 발의해서 흔히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련 부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과 같은 공직자들의 부패행위만을 척결하려던 초반의 계획을 넘어서, 각종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까지로 400만 명의 적용 대상을 지닌 반부패법으로 지난 2015년 3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종전의 부패방지법들과 달리 실질적으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법이 규정한 금액 이상의 물품을 연간 받게 될 경우 제공자와 수수자 모두 처벌받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법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주요 조항으로는 3.5.10 법칙으로 언급되는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 10만 원'의 금액 상한선, 공직자에게 직접적 부정청탁 금지, 그리고 외부강의료 제한으로 볼 수 있으며, 또한 앞서 언급한 공직자, 언론인, 혹은 사립학교 교직원과 같은 직접적인 적용 대상자가 아니라 어느 국민이라도 그 대상자에게 청탁이나 값비싼 선물을 제공한다면 법률을 위배한 것으로 간주하기에 실질적으로 모든 국민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사회 전반의 부패행위를 감시할 수 있는 법이다. 한편으로는 김영란법을 통해 부패행위 척결을 법원과 수사기관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위반행위를 목격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변을 보호받으면서 신고를 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 전 국민이 함께 더 청렴한 대한민국 사회를 가꾸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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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전반적인 법률의 목적과 구성을 살펴보았을 때 김영란법이 대한민국 사회에 오랫동안 만연해왔던 각종 부패 행위들을 강력하게 제재해 나아갈 수 있는 법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시작한 전후 시점으로 많은 사람이 스스로 법을 위배하지 않기 위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 효과를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그 실례로 국회에서는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의원들의 식사를 관례로 피감 기관이 무료로 대접하게 했지만, 요새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비용을 부담하거나 소속 상임위 행정실에서 비용을 지급하는 추세를 보인다. 법률 시행 이후 전국 곳곳 골프장들의 예약취소가 속출하고 있고, 국방부나 군 당국 역시 각종 요청, 문의 전화에 대해서 말을 아끼는 중이다.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조차 김영란법을 혹시나 위배할까 봐 조항에 대해 알아보고 문의하면서 스스로 조심하고 있는 것처럼, 김영란법은 성공적으로 금품 수수나 부정청탁에 대한 사회 전체의 경각심을 일깨운 모습이다.


김영란법, 이대로 괜찮은가?


       하지만 좋은 목적과 달리 김영란법은 법률 자체의 취지를 약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몇 가지 취약점을 내재하고 있다. 가장 먼저, 법률 자체가 규정하고 있는 부정청탁에 대한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는 점이다. 행위의 위법 여부를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게 정해놓았다는 14개의 부정청탁 유형과 7가지의 예외 사항들은 사람들이 명확하게 이해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실제로 시행 첫날, 국민권익위원회로 '~는 김영란법 위반인가요?'라는 문의 전화가 폭주하면서 많은 사람이 법률을 읽고도 부정청탁행위를 판별해 내기 어렵다는 기준의 모호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각종 홍보자료 등을 통하여 사례를 최대한 구체화 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법률이 시행된 이상 결국 법원에서 실질적으로 각각 부정청탁 기준조항들에 대한 사례가 쌓일 때까지는 한동안 국민은 그저 몸을 사리며 지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국, 법률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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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뿐만 아니라, 법률 자체가 애초의 목적과 달리 입법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입맛에 맞게 변질한 모습이 법률 곳곳에 남아있다. 일단 국회의원에 대한 예외 조항이 그들의 특권 보호 조항으로 여겨지면서 법률의 취지가 공격받고 있다. 문제가 되는 조항은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공익적 민원은 '부정청탁'이 아니라"라는 5조 2항 3호인데,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건의하고 민원을 넣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넣었다는 이 조항은 필자가 보기에는 그저 국회의원들의 권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한 문장이다. 부정청탁의 유형의 모호성으로 인하여 수많은 형태의 청탁행위가 어려워진 이 시점에, 국회의원들에게는 공익적 민원이라는 형태의 청탁이 허용된다면 대부분의 각종 청탁이 국회의원에게 몰리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렇게 몰리게 된 '공익적' 청탁과 함께 부수적으로 따라올지 모르는 각종 - 법에 규정되지 않은 형태의 - 사례가 국회의원들에게 집중된다면 그들의 권력이 커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예외조항과 더불어 필자가 생각하는 김영란법의 가장 큰 결함은 바로 '이해충돌방지법'의 배제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발의한 법안에는 포함되어있던 이 부분은 공직자들의 가족 및 친인척들은 사적 관계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으로서, 흔히 공직자들이 개인의 친인척이나 사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서로의 가족을 채용해주는 관례를 타파하고자 도입된 법률이다. 이 부분은 초기 김영란법의 공식 법률명에도 명시되어있던 정도로, 전체 법률의 큰 핵심 요소였다. 그러나 19대 국회에서 여야 간의 김영란법 관련 공방 도중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외한 채 법률을 통과시키기로 합의를 보게 되고, 결국 빛 좋은 개살구의 모습인 현재 김영란법이 시행되게 되었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개개인의 직업선택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명목하에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외한다 하였지만, 누구나 예상 가능한 실제 배제 근거는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관행처럼 유지돼오던 상부상조 식 채용을 통해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그들만의 특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결국, 김영란법이라는 사회부패척결의 임무를 가진 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마저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그들의 청렴하지 않은 관행을 스스로 포기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 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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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김영란법으로 흔들리고 있다. 애석하게도 법률의 적용대상자라는 공직자들은 끝까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그들의 특권을 놓지 못해 반쪽짜리 법률을 세상에 내놓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은 청렴과 반부패에 대한 중요성과 의미를 다시 새기는 동시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며 자신을 돌아보며 사회 전체의 청렴에 대한 논의를 쉼 없이 이어나가고 있다. 모든 법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반쪽짜리 법률의 나머지 반쪽은 우리가 모두 함께 채워나가야 한다. 국민이 계속해서 공직자들의 비리를 감시하고, 사회의 부패를 척결하려 움직이고, 이해충돌방지법의 포함을 지속해서 요구한다면 분명 대한민국은 바뀔 수 있다.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에 오랜 시간 자리 잡아온 부패라는 잡초를 뽑는 시늉만 할지 아니면 뿌리째 드러내 씨를 말릴지는 지금부터 온전히 우리에게 달려있다.




출처: 

[1]: http://www.ewoman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6

[2]: http://ppkpk.tistory.com/55

[3]: http://m.blog.naver.com/yllove7979/220821735547

[4]: https://www.youtube.com/watch?v=y82tz45Kg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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