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DITORIAL/문예 :: Literature

자신만의 시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언제부터였던가 우리는 집단으로부터 자유롭게 생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집단이랑 작게는 가족부터 크게는 사회 전체까지, 쉽게 말해 나 혼자 있음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말한다. 자유롭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누군가의 눈치를 본다는 것일 수도 있고 한시도 빠짐없이 SNS나 기타 사회활동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 또한 의미한다. 이렇다 보니 혼자라는 단어가 부끄럽게 여겨지기 시작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는지가 성공한 인생의 척도가 되기 시작하였다. 우리 개인만을 위한 시간은 줄어든 채 남들이 보는 나를 위한 시간만이 늘어나게 되어버린 것이다. 완벽하게 집단으로부터 독립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오히려 그런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해서 사회와 연결된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사실 집단 혹은 사회로부터 완벽하게 독립된 시간을 갖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생 입장에서만 봐도 주중에는 공부하느라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을 수도 있고, 주말에는 역시 사람들과 만나 노느라 시간이 없다. 그런 시간을 제외하면 보통 우리는 SNS에 열중하거나 인터넷 방송 시청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는 것부터 우리는 거대한 사회에 깊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나만을 위해 허락된 시간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간혹 보면 이런 사회활동에 거의 중독된 사람들이 있다. 자기만의 시간은 뒤로 한 채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일에 너무 열중하는 사람들을 보고 하는 말이다. 물론 사회활동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에는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사회활동에만 너무 치중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다. 인기 연예인이 자살하는 이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기를 끌던 연예인이 갑자기 대중의 관심을 잃었을 때 우울증을 앓듯이 사회활동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도 이런 우울증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런 과분한 사회활동은 자기 개발에도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너무 동아리 활동에만 열중한다거나 사람을 만나는 데에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정작 자기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계속 뒤로 미루어지기만 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졸업하고 나서는 결국 주변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 절망하고 말 것이다.


       현실에서의 사회활동 중독 말고 SNS의 경우에는 어떨까? 최근에 우리는 SNS를 통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해오고 있다.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는지와 마찬가지로 SNS상에서 팔로워 수가 얼마나 많으냐는 것 또한 인간 판단의 기준이 되어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남들이 좋아할 만한 글들만을 쓰고, 남들이 미워할 만한 언행은 삼가게 된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출처가 어딘지도 모르는 온갖 지식이 나돌아다니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맞다 하면 맞는 걸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이른바 물타기는 사회적으로 많은 혼란을 낳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개인적인 견해보다는 다수의 견해에 따라가는 것에 익숙해 지고 있다. 필자의 집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말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SNS에서 제일 호응을 많이 받는 쪽에 가담하는 것으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 버리게 된다. 글을 보는 순간 어느 한쪽으로 기운 생각을 하게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방지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데 조금만 익숙해지면 된다고 생각한다. 금요일 저녁에 술을 마실 생각에 기뻐하기보다는 드디어 어느 정도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주말이 왔다는 안도감이 들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 주 동안 있었던 많은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잘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칭찬할 수 있고 반대로 반성 할 수도 있는 그런 시간을 말이다. 사회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서 진짜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고민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말이다. 이런 생각들을 굳이 SNS에 올리거나 남들과 만나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그저 그런 생각을 했고 물타기에 쉽게 가담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만으로 이미 집단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루어 낸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자유로운 생각을 할 시간을 가진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집단에 구속된 시간 동안에는 자유로운 생각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 오히려 자유롭지 않은 자유로운 생각을 강요당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혼자 있는 시간은 최대한 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자신의 모습을 사회에서 떨어져서 잠시 바라볼 수 있게끔 해주기도 한다. 그러니 가끔은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찾아 가 본다든지 경치 좋은 곳에 올라가서 마음 내키는 대로 있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 외톨이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바쁘게 사회활동을 한 자신에게 너그럽게 휴식의 시간을 좀 더 가지게 하자는 것이다. 적당한 고독함은 모두가 똑같아 보이는 사회에서 나를 구별해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EDITORIAL > 문예 :: Litera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나는 어른일까?  (4) 2017.09.28
Ending  (0) 2017.04.28
따끈한 추억 한 그릇  (0) 2017.04.22
No, I’m not Fine  (0) 2017.04.21
A Book, Its Cover, and Friendship  (0) 2017.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