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의 두 얼굴

Posted by 희씨
2018.04.16 20:56 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어렸을 적, 한자 자격증, 워드 자격증, 컴퓨터 활용 자격증, 한국사 자격증 등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이것 중 몇 가지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내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사회복지학 사전에 따르면 자격증이란, ‘사람이나 사물이 일정한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전문직의 법적 자격증은 그 자격증을 지닌 사람이 특정한 수준의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증하는 것이다. 자격증은 대개 무자격자가 특정한 행위를 못 하도록 제한하지는 않지만(면허(license)는 제한을 가함), ‘자격이 있다’라는 타이틀을 사용하지 못하게 제한한다. 전문가의 자격은 전문협회가 보증한다. 자격증은 보통 등록(registration)보다는 통제가 강력하지만, 면허보다는 약하다’라고 설명한다. , 자격증이 있든 없든, 활동을 하는 데 있어,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에 면허는 다르다. 사람들은 흔히 자격증과 혼동하는 면허는 행정기관이 일 할 수 있는 자격을 ‘허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면허 없이 그 일을 하면 불법이 되는 것이다. 면허의 종류로는, 운전면허, 의사 면허, 간호사 면허 등 보다 전문적이고 숙달되지 않은 자가 행동을 취했을 때, 한 개인이나 단체에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는 수없이 많은 자격증과 면허가 있다. 내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자격증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관에서 운영∙관리하는 자격의 숫자는 약 2만 개에 달한다. 국가자격과 국가기술자격은 전체의 4%이고 96%는 민간자격이다. 이 자격증에 연간 응시하는 연간 인원은 국가 자격증과 민간 자격증 각각 200만 명에 이른다.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자격증을 따기 위해 매달리고, 나 또한 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앞으로도 상황과 필요로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여 공부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회사에서 요구하기도 하고, 있으면 해가 될 리가 없기에, 자격증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러던 중,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갔다. 취직을 준비하는 많은 친구를 만났고, 영어 성적과 특정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다. 기술 자격증부터 시작해서 처음 들어보는 자격증까지 다양한 종류의 자격증이 있었고, 자격증이 그들을 경쟁의 우위로 만들어 줄 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불현듯, 자격증에 관한 의문이 생겼다. ‘과연 자격증이 있으면 일을 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자격증이 과연 미래를 보장해줄까? 자격증으로 인해 어떤 손실이 발생할까?’ 내 생각은 이렇다: 많은 측면에 있어, 자격증은 오히려 사회에 큰 짐을 안겨준다. 첫 번째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있어 필요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 비용에는 자격증 시험 응시료, 학원료, 시간이 든다. 두 번째로, 대다수의 자격증은 일을 하기 위한 선택이지 필수는 아니다. 자격증이 없다고 해서, 그 기술 혹은 지식을 가지고 일을 한다고 불법이 되지 않는다. 자격증이 없어도 면접 혹은 실기를 통해서 회사가 개인의 능력을 검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특정 기관에 개인의 능력에 대한 고찰을 자격증의 형태로 허가증을 내 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또한, 정부에서 법적으로 공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 이유로,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담합이 이루어지고, 소비자는 필요 이상의 지출이 생긴다. 마지막 이유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어가보고자 한다.


자격증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누군가 어떤 일을 할 때, 그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전문성을 지닌 기관에서 평가를 한다. 평가 후, 그 사람이 자신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필기 혹은 실기의 형태로 시험을 치게 한 후, 그 조직의 일부로 들어올 수 있는 티켓을 부여한다.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은 생명과 관계 없는 직종의 면허 혹은 자격증이다. 한국사 자격증, 한문 자격증, 등 학문적 성격이 짙은 자격증은 영어 성적과 같이 개인의 실력을 입증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적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미용사 자격증, 바리스타 자격증, 스포츠 마사지 자격증,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 등 실무적 성격이 강하고 생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직종의 자격증들이 과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따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져볼 이유는 충분하다.


사람들은 자격증을 따게 되면, 그 분야나 직종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한다. 물론, 그런 생각이 잘못 됐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역시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실력이 보증되는 것은 아니다. 자격증이 없어도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스스로 연구하거나 인터넷 혹은 학원을 통해 기술을 배울 수 있다. 헤어디자이너, 바리스타, 네일 아티스트, 안마 시술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종에서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그 품질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에 비해서 떨어질까?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자격증이 없다고 해서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보다 실력이 없을거라는 보장은 없다.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들, 실력이 없는 사람이나 장소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빠르게 알려질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미용사가 있다. 이 미용사는 자격증 없이, 한 미용학원에서 기본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기본적인 것을 배우고, 집에서 스스로 연습해서 한 미용실을 차렸다. 몇 손님에게서는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어냈고, 몇 손님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망쳤다. 인터넷 상에 칭찬글과 비판글이 공존한다. 이 경우에, 미용에 실패한 손님은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화를 내고 배상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생명에 지장을 준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인내하면 원상복귀 된다. , 그 위험부담은 소비자의 인생에 큰 지장을 줄 만큼의 큰 실패는 아닌 것이다. 이 미용실은 손님들의 평가에 따라 망할 수도 있고, 잘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이며, 다른 직종에도 똑같은 것이 적용된다.


자격증이 없어지게 되면 그 직종에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이 낮아지게 된다. , 아무나 마음만 먹으면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시장의 원리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직종에 들어갈 수 있는 기준이 낮아진다는 것은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이고, 경쟁이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들은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격도 적정선을 유지할 것이고, 실력 있는 사람들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것만으로, 한 노동조합이나 이익집단에 들어가서 담합을 통해 가격을 맞추고, 실력이 없어도 희소가치로 그 위치를 보존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해로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격증은 직종에 들어가는 기준을 높이는 것이고, 이는 소비자에게 필요 이상의 금전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회 곳곳에서 필요 이상의 사회적 제약과 높은 기준으로 직업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법학전문대학교가 있다. 미국 클린턴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이었던 Robert B. Reich에 따르면, 그가 예일대학교 로스쿨 재학 시절, 꼭 배워야 것들은 1년 안에 다 배웠다고 했다. 그가 말하길, 굳이 높은 학비를 내가면서 변호사가 되기 위해 3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법조계의 희소성을 보존하고 서비스 가격을 올리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엘리트 집단은 좋은 성적, 높은 학비 등 필요 이상의 높은 벽을 세워 재화의 희소성을 높인다. 그리고 집단의 이익을 추구한다.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을 더 했다는 가정 하에, 집단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선 큰 부담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다. 생명을 포함한 위험부담이 큰 직종을 제외하곤, 자격증, 면허, 학교에 상관없이 직종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면 소비자에겐 필연적으로 득이 된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시 여기는 사회적 제약과 요구를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영향력 있는 민간기관이나 기업에서 규율을 정해놓았다고 해서, 그것을 절대적 진리로 볼 필요는 없다. 자격증을 한 집단에 들어올 수 있는 허가증으로 본다면, 그 집단은 더 폐쇄적인 이익집단으로 변할 것이고, 소비자는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소비자이고, 서비스를 소비하는 우리는 서비스의 가격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법과 정치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바뀐다. 민간 분야 또한 다수의 여론이 움직일 때, 흐름이 바뀐다. 우리가 불편하고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면, 항상 물음표를 던지고 왜 그런지에 대한 탐구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공론화해서 사회적 분위기와 흐름을 바꾸는 것은 정치인이 아닌 매일을 살아가는 일반 국민에게 있다.  


사진출처:

1. http://blog.naver.com/PostView.nhn?logId=cbnu_eca&logNo=220941881515&parentCategoryNo=&categoryNo=&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View

2. http://www.stevejung.co.kr/wp-content/uploads/2017/06/%E1%84%8C%E1%85%A1%E1%84%80%E1%85%A7%E1%86%A8%E1%84%8C%E1%85%B3%E1%86%B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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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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