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해악도 가치가 있는 건 아닐까?

Posted by 희씨
2018.10.03 09:09 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니는 우리 아들한테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물려주고 싶냐, 안전하고 건강한 나라를 물려주고 싶냐?”


 

  박정우 감독의 재난영화 ‘판도라’에서 나온 대사이다. ‘16년의 현실을 잘 투영시킨 재난영화로 많은 공감대를 주었으나, 원자력 분야의 종사자에게는 많은 고민과 허탈감도 준 영화이기도 하다. 원전운영에 종사하는 이들이 소방공무원, 경찰, 사회 미화원 등과 마찬가지로 휴일에 관계없이 일을 해왔던 이유는 자식들에게 잘 먹고 잘사는 것뿐이 아닌, 안전하고 건강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위의 대사처럼 원자력 발전은 경제성과 안전성이라는 이분법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13년 3월 11일 강도 9.0의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본의 방사능 유출이 국내로 유입되는 우려가 국내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16년 9월 12일 한반도 활성단층의 영향, ‘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 북한의 핵무기 실험 등 원인은 명확지 않으나, 강도 5.8의 지진이 경주 일대에 발생한 후 국내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범국민적으로 원자력발전 축소에 대한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으며, 해당 사항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권에서는 에너지 정책의 하나로 원자력 에너지의 구성비를 2030년까지 30.7%에서 18% 수준으로 축소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른 원전 사업 축소가 급격히 진행되며, 해당 분야 전문가와 종사자들 측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원전 사업의 안전성, 효율성, 그리고 경제성에 대해서 탈원전 측과는 상반되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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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탈원전을 주장하는 측의 논거는 크게 아래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원자력 발전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에너지원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자력 에너지가 가진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기에 충분한 사건들이었음에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도 경주, 포항지역에서 규모 5.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대한민국도 더 이상 원자력 사고의 위험성에서 피해갈 수는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특히 좁은 국토에 24기의 가동 원전이 있는 현실은 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둘째, 원자력발전은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에너지가 아니다. 친원전측에서 주장하는 값싼 에너지는 발전, 운영, 폐로와 연료 처리 과정 중 발전 및 운영과정에 가중치가 크게 주어진 것으로, 폐로 및 연료 처리에 투입되는 비용을 동일하게 계산해야 한다. 또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조사 결과에 따르면 ‘22년 원자력 발전단가는 태양광보다 1kWh당 36원, 육상풍력보다 43원 더 비싸다고 나타난다. 즉, 현재의 계산방식은 국내 경험이 부족한 폐로 및 연료 처리비용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셋째, 탈원전을 해도 대체에너지로 전력망 가동이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 4.78%에서 20%로 확대하고, LNG 발전의 비중을 확대한다면 현재의 전력수급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전기요금의 폭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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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친원전 소속의 경우 다음과 같은 주장을 피력하고 있다.

 첫째, 원전사업은 국가 경제에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며, 탈원전을 하게 될 경우 큰 경제적 손실을 떠 앉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 원천기술로 ‘09년 12월 UAE에 186억 달러(약 21조 원)의 건설수주 및 ‘17년 7월 6억 달러(약 6,600억 원)의 운영계약까지 얻어낸 상태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추후 사우디, 터키, 영국 등의 원전사업 진출 시 건설공사 수주에 국내기술로의 해외건설 경험은 다른 나라보다 큰 우위를 점하게 해준다.

 둘째,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공급에 원전을 급히 줄일 경우 그에 따른 전기료 및 부가비용 인상이 불가피하다. 원자력발전을 축소한 독일의 경우 원전 제로화를 시작한 후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를 투자하였으나 발전 효율이 부족하여 신재생에너지 기업에게 주는 FIT 보조금으로 인해 10배에 가까운 전력요금 인상을 불러일으킨 상태이다.

 셋째,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신재생 에너지 효율이 높지 않다. 우리나라의 환경적인 여건으로는 비록 필요 전력량을 대체할 수 있지만, 안정화까지 화석연료발전 비중을 키우거나 급격한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추가적 비용이 생기는 감수사항이 있다. 적절한 국민적 논의와 대안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로의 급격한 원전산업의 중지는 2011년 발생한 블랙아웃이 전국적으로 또 발생할 위험성이 생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 결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것은 방향성보다는 그 속도에 있다고 본다. 당연히 원자력발전이 가지고 있는 방사능이라는 위험성을 봤을 때, 해당 산업은 중장기적으로는 차차 축소되어야 하며, 그에 따른 대체전력이 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성을 늘리는 투자도 확대되어야 한다. 허나, 세계 원전 협회(WNA)의 가입국 31개국 중 독일, 스위스와 같이 원전 제로화를 공표한 나라들은 오랜 기간 사회적 논의를 해오면서 정책적인 수정을 거쳐왔다. 그들의 원전 제로화는 그만큼의 긴 시간 속에서 경제적인 손해를 감내하면서도 원전 제로화가 필요하다는 국민적인 동의가 이루어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 진행 여부 판단과 같이 급격하게 시민참여단의 결정으로 정책 선택을 하는 것은 국민들을 방사선 피폭의 위험성 또는 예상치 못한 전력요금 상승으로 이끌게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가 전력 안정화에 연착륙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토의와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현세대와 미래세대를 아우르는 윤택하고 희망적인 결정을 위해 합리적이고, 다각적인, 충분한 토론을 하는 것이 시민들의 의무라면, 상반되는 관점에서의 충분한 조사결과를 검수하여 제공해주고 대화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1]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1758875

 [2]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2477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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