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규제와 사회적 보편성

Posted by 희씨
2018.11.24 02:48 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나는 일을 처리할 때 효율성을 먼저 생각하는 성격이다. 학업도, 업무도 계획된 시간에 적절한 업무분장으로 정리가 되어야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현실 속의 사회는 답답하고 비합리적으로 느껴졌었다. 업무시간아닌 퇴근 이후에 사무실에 들어와 야근빈도에 따라 성실한 직원이 되는 분위기, 주어진 업무를 끝내지는 않으며 새로운 업무를 쌓아 놓기만 하는 직장 상사, 쳇바퀴가 도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회의들은 회사 전체가 나태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판단조차 하게 만들었다. 이와 유사한 생각을 많은 실무자들이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더딘 조직문화의 변화속도는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소통창구의 부재, 형식적인 의견파악, 비현실성이라는 한계로 판단해버리는 현실의 벽은 안개속에서 목표가 없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2017년 OECD 국가별 평균 근로시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멕시코, 코스타리카를 따라서 세번째 가장 높은 근로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근로에 따른 대가비용에 따른 비교에 따르면 2015년도 기준 우리나라는 OECD국가중 최하위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도표가 모든 변수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현재와 미래의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은 인식하게 해준다.  

                                           

[Fig.1 Hours Worked of OECD Countries in 2017, by data.oecd.org]  [Fig.2 Labour Compensation per Hour worked of OECD Countries in 2015]

근로시간은 근로자의 삶과 노동생산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에 따라 근로가치의 상승 또는 근로시간의 감축으로 근로자의 삶의 질을 키우는 것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현 정부는 2018년 7월 1일부터 공공기관과 대규모 사업장에 한해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주52시간제를 시행하기 시작하였고, 이 제도의 시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 우려의 의견을 호들갑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처럼 해당 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은 사회적 집권층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의심하기도 한다. 그들이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주52시간제와 유사한 주5일제가 도입된 2004년에도 위와 같은 유사한 우려의 의견이 나왔음에도 결과적으로는 경제성장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주52시간제를 선 시행한 기업체의 경우에도 다양한 지표와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우선순위가 있다. 자연속의 공기, 정상에서의 전망, 중간에 목을 축이는 막걸리 한잔 등 매우 다양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정상에서의 전망을 바라보는 것이다. 정상까지의 등반을 좋아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더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어도, 더 많은 휴식을 취하더라도,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선 누구나 똑같은 거리를 걸어야 해서이다. 물론 정상에 올라가는 것만이 산의 매력도 목표도 아니다. 그러나 중간에 다른 핑계로 하산을 하면서 정상에서의 전망도 보고싶다는 생각은 자연 속에서는 계속 가능하더라도 사회 속에서는 불가능 해질 수도 있다. 일상 속에서 가끔 공평한 삶과 안주하는 삶을 착각하는 경우가 생긴다. 노력한 대가가 공평하고 평등하게 분배되는 것은 당연하게 합당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허나, 안주하는 삶은 그에 따라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인식해야 한다. 1980, 90년대에 우리나라가 급격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변수가 있었지만, 지금의 부모님 세대가 본인들의 열정과 노력을 그만큼 쏟아 바쳤기 때문이다. 발전에 대한 목표가 현재의 우리 세대에 부재중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 다음 세대에게 더 발전된 국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노력해야할 ‘절대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52시간제에 대해서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긍정적인 성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근로시간의 감축으로 인해 증가되는 노동생산성을 버텨낼 여유가 없는 산업군과 중소기업에서는 일괄적인 주52시간제의 적용에 대한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물론, 주 52시간제를 시행함에 있어서 입법기관에서는 산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규모별로 시행시기를 차등 적용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이재한씨의 칼럼에 따르면 해당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기업 또는 원청사의 수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중소기업으로서는 현재의 속도를 맞추기에는 보수와 노동생산성이 너무 낮음 이라고 주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같은 유사한 우려의 의견은 해당정책이 시행되기 전에도 다양한 보수신문에서 제시되었다. 물론, 그 표현방식과 정치적 의도성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합리적 반대조차 속단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올바른 의도와 합리적인 정책결정도 다양한 현실성과 사회적 속도에 적합하지 않다면 실패할 수 있듯이, 잘못된 의도의 의견도 그 해석과 적용에 따라서 필요한 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제정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되고 나서 각계각층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표적인 이유로는 청렴해진 사회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으로 뽑힌다.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든 것에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나도 상세한 틀로 우리 사회가 해당사항을 지정한 것에는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끼게도 된다. 법의 목적인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공직자 등의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너무나도 상식적인 사회적 보편성이라는 생각에, 해당 법률이 있다는 사실이 마치 대한민국 국민들은 상식적인 행동을 법이라는 통제적인 규제 없이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안일한 의견일 수 있으나, 나는 우리나라가 문화적인 ‘정’과 부패한 ‘청탁’ 사이의 구분이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강력한 규제로 변화의 가속을 주는 것은 이해하나, 단기적인 해결을 위한 법이 사회적 보편성의 개선을 방해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고용노동부의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사항 설명자료에 따르면 ‘국민의 휴식있는 삶’과 ‘일∙생활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 주 52시간 근무제가 개정되었음을 명시하고 있다. 상세 개정이유로는, 장시간노동 관행으로 인해 일과 삶의 균형이 저해되고, 생산성 하락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른 취지나 목적은 너무나도 현시대의 워라밸(Work-Life-Balance)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허나, 기업의 생산성과 연관된 근로시간을 국가에서 법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Fig 3. 국내 평균 근로시간 통계자료, 통계청]   [Fig 4. 국내 근로자 평균 근로소득 통계자료, 통계청]   [Fig 5. 국내 평균 고용률 통계자료, 통계청]

2016년도까지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근로시간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근로자 평균 근로소득은 그와 반대로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동일기간의 고용률에도 큰 변화의 폭이 없는 것을 통해 해석했을 때는 이미 사회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자체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적으로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국가적인 법안으로 규제하는 것은 그에 따른 명확한 이유 또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현실반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책이 가진 문제점은 단기적으로는 좋은 결과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법이라는 강력한 틀로 국민들을 통제함으로 생겨나는 중장기적 부정적인 영향이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시점에는 원인들이 다양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명확한 이유들을 찾아 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제도적인 장치로 정해진 틀을 만들어 주지 않아도, 사회적 자정작용으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개선될 수 있는 우리나라가 되었음 한다.


Reference. 

Figure 1,2: OECD국가별 근로현황 통계자료 (data.oecd.org)

Figure 3,4,5: 통계청 국가지표체계 (http://www.index.go.kr/unify/idx-list.do?clasCd=8&pagenu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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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편타당성
    • 2018.11.27 00:43 신고
    "허나, 기업의 생산성과 연관된 근로시간을 국가에서 법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기업이 기존의 저생산성 - 고노동시간으로 대변되는 한국 사회의 노동패턴을 자발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국가에서 가이드라인을 잡아주지 않은 나라 중 노동생산성과 노동시간이 현저하게 적은 예가 충분히 있는가? 라고 묻고 싶다.

    이윤을 최대화하려는 기업 입장에서 저노동비용은 얼마나 큰 메리트인가? 대부분의 업채입장에서는 시행기간 바로 전 날까지도 주52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다.

    저출산과 인구고령화가 대한민국 사회 최대의 리스크로 다가오는 이 시점, 아니 이미 크게 곪아버린 상처가 된 이 시점 "국가가 기업 생산성과 근로시간까지 참견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 또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사정을 잘 이해하지 못 하는게 아닌가?" 라고 질문을 던지는가?

    충분한 사회적 공론, 토론이 있었음에도 지금 대한민국 주52시간제를 보고 보편타당성과 사회적 보편성을 들이대는건 불난집 안에서 불을 끌 생각도, 대피할 궁리는 안 하고 어떻게든 집 안에 앉아 볼멘소리 밖에 더 되는게 아니겠는가.

    나도 "제도적인 장치로 정해진 틀을 만들어 주지 않아도, 사회적 자정작용으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개선될 수 있는 우리나라가 되었음 한다."

    하지만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가? 대한민국 노동환경은 그 고민을 오래, 너무 오래했다,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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