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Posted by 슈여니
2015.12.03 10:27 EDITORIAL/문화 & 예술 :: Culture & Art




음악 재생 후 읽어 주세요




          언제쯤 겨울이 올까? 또다시 한 해를 보낼 생각에 연초만 해도 까마득하게 느껴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015년 올해도 12월 마지막 한 달 만을 남겨둔 채 바쁘게 흘러가고 있다. 사실 12월은 –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러하겠지만 – 필자가 1년 중 가장 좋아하고 또 기대하는 달이기도 하다. 첫 번째 이유는 12월에 필자의 생일이 속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조금 더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있기 때문이다. 12월 초부터 길거리에 나서기만 해도 부드럽게 흘러 나오는 달콤하고 정겨운 캐롤 소리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절로 따스해지는 빛나는 불빛들, 그리고 눈을 즐겁게하는 화려하고 귀여운 형형색색의 장식들까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이야 셀 수 없을 정도로 가지각색이겠지만, 그 날이 묘하게 우리들 마음 속에 따뜻함과 정겨움을 안겨 준다는 사실만큼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실제로 나는 어릴 때부터 겨울만 되면 “난 크리스마스가 너무 좋아.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였으면 좋겠어!”라고 외칠만큼 12월 25일을 굉장히 소중하고, 특별한 날로 여겨 왔다. 왠지 항상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고, 더불어 나까지 행복감에 흠뻑 빠지는 기분이 들곤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몇 주 전부터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까? 하는 즐거운 고민 속에 빠져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기를 즐겨했다. 올해 역시, 내가 상상하는 크리스마스 당일 나의 모습은 사실 처음 유학 생활을 하는만큼 한국 사람들에게는 로망이나 마찬가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크리스마스 보내기’였는데, 그보다 한참 전에 부모님을 뵈러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게다가 사정상 의도치 않게(?) 혼자인 채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 것 같아서 살짝쿵 심통까지 나 있는 상태인 것은 비밀.


          그래서 어차피 이루지는 못할 거, 설레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계획이라도 그려보자 하는 마음에 이번 칼럼을 통해 버클리 오피니언의 사람들은 이번 크리스마스를 어디서, 무얼 하며 보낼 건지 한번 소개해 보려고 한다. 알콩달콩 데이트 코스를 밟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추억을 쌓을 들부터, 버클리에 남아서 크리스마스 나름의 매력을 즐기며 하루를 보낼 사람들까지. 그들이 상상하고 또 기대하는 올해 가장 마지막 연휴를 보내는 자신들의 모습들은 어떠한지 함께 읽어보고, 독자들 마음에 드는 계획이 있다면 참고 해 보자.





        첫 번째, 에서 크리스마스 보낼 예정이라면


          “크리스마스 날 시간에 맞춰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한 뒤, 간단한 점심 식사 후 여자친구와 공연 관람, 근사한 저녁, 그 후 샌프란에서 아이스 스케이팅야경 구경을 할 계획입니다. Christmas Shopping 또한 빼놓을 수 없죠.”

          "이브 날은 Union Square의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아이스 스케이팅을 할 예정. 아마도 심야 영화를 보거나 Twin Peaks에 가서 야경 구경도 할 듯. 당일 저녁에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모여서 오랜만에 술자리. 물론 여자친구도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The Great Gatsby theme으로 파티 비스름한거 하는  같던데, 조만간 자세히 알아보고 한번 생각!  Fairmont San Francisco Gingerbread House라는 것도 열던데 기회가 된다면 크리스마스 전에 한번 구경하러 보고 싶음."





           번째, 다른 지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예정이라면


          "LA 있는 New Port Beach에서 Boat Parade 20일까지 열리는데, 남자친구랑 거기 놀러 예정. 이브 날이랑 당일 아직 미정."

          "친구들이랑 뉴욕 여행 가기로 했습니다! 평생 Times Square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드디어 꿈을 이루게 . 하루 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멋진 공연들도 관람하고... 밤에는 친구들과 같이 모여 샴페인이나 와인 잔하며 추억 쌓기. 벌써부터 설레요."





          세 번째, 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예정이라면


          “크리스마스이브엔 남자친구랑 남산타워에 가서 사랑의 열쇠를 채우고, (최소 한 달 전에는 예약해야 하는) 남산 꼭대기의 N.Grill이라는 식당에 가서 서울의 야경을 감상하며 저녁을 먹고,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승철 크리스마스 공연 관람을 했죠. 그 후엔 다른 커플과 더블데이트하며 샴페인을 마시고, 근처 이자카야에 가서 사케 한 잔과 케익을 먹고 귀가! 크리스마스 당일은 가족과 함께 했어요.”

          "이브 날 저녁은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당일엔 친한 친구들과 모여서 강남역으로 놀러 나갈 예정. 쇼핑도 엄청하고, 점심, 저녁 맛있는 거 먹고, 디저트 카페에 앉아서 크리스마스 분위기 속에 퐁당 빠진 채로 수다 떨며 보낼 듯. 크리스마스트리 구경하면서 사진도 잔뜩 찍고."

          "여자친구랑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하면서 첫 커플링을 깜짝 선물해 줄 계획입니다."





          네 번째, 크리스마스를 보낼 예정이라면


          “아마도 크리스마스이브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샌프란에 있는 느낌 있는 레스토랑과 대표 데이트 장소들은 커플로 가득 차있겠죠. 어차피 저는 솔로라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고통스러울 겁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니 혼자서 기분도 낼 겸 가까운 마트에 들어가 맥주 혹은 컵 와인을 하나 사서 Twin Peaks로 올라갈 겁니다. 저녁 시간에는 아마 커플들이 놀러와 아경을 보고 있겠죠. 그래서 저는 커플들의 발걸음이 뜸해질 새벽 시간에 올라가 혼자서 야경을 감상할 생각입니다. 그리곤 주변에 있는 바에 가서 제가 즐겨 먹는 싱글몰트위스키 한 잔을 마시고 자면 됩니다. 특히 차가 있다면 나파밸로 가려고 합니다. 나파벨리 입구 쪽에는 인기 있는 와이너리가 많아서 커플들이 정말 많지만,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사람들이 찾지 않는 작은 와이너리가 많아요. 그곳에 가서 와인 테이스팅을 하고 나파벨리의 명물인 진흙 스파를 하려고요.”


          이어서 그는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을 경우를 대비해서 세운 계획도 공유해주었다.


          “만약 제가 한국에 간다면… 크리스마스 때 일본행 비행깃값이 아주 싸기 때문에 아마 후쿠오카행 비행기 표를 사서 내린 뒤 유후인으로 가는 낡은 열차를 탈 겁니다. 유후인은 온천으로 유명하고, 한적한 도시라 저녁 5시가 되면 대부분의 가게가 닫습니다. 하지만 역 근처에 10시까지 여는 작은 선술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사케와 안주를 먹고 길을 걷다가 보면 여관에 도착을 하죠. 그럼 저는 짐을 두고 노천온천으로 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별을 바라봅니다. 공기가 깨끗한 곳이라 별이 참 잘 보여요… 하늘에 별을 수놓은 듯이 말이죠. 노천온천에서 나오면 맥주 자판기가 있습니다. 아마도… 기린과 산토리 맥주를 팔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거기서 맥주를 한 캔 뽑아서 아까 전 세븐 일레븐에서 사 온 짭짤한 반건조 문어와 함께 먹으며 하늘에 있는 수많은 별들과 담소를 나눕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따스한 태양이 떠오르겠죠. 아침을 알리는… 약간의 한기가 느껴지는 새벽 공기도 나쁘지 않아요. 헝클어진 머리와 볼품없는 옷을 입고 역 근처 우동집에 가서 사장님의 정성이 느껴지는 우동 한 그릇을 먹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요. 저는 남들과는 다른 사소한 행복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를 보낼 예정입니다.”


          또 다른 솔로 크리스마스 예정자의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이브 날 점심쯤 일어나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한 잔 타서 마심. 나갈 준비를 마치면 택시를 타고 번화가로 나가 세련된 브런치 카페에서 팬케이크와 핫 코코아를 시키고, 흘러나오는 캐롤 소리에 취해 한껏 여유를 만끽함. 그리곤 본격적으로 혼자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 구경도 하고, 여기저기 꾸며 놓은 크리스마스 장식들도 구경하고... 그러다 보면 금방 저녁 시간이 됨. 아마 나처럼 솔로인 몇몇 친구들과 그전에 미리 저녁 약속을 잡아 놨을 테니 걔네들이랑 저녁을 먹고, 어디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라도 있으면 구경하러 가겠지. 그리고 2차로 술집에 가서 마치 내일은 없는 듯이 신나게 퍼마시고 다음 날 아침에 숙취와 함께 눈을 떠보면 어느덧 크리스마스 당일엔 오후 2시가 훌쩍 넘어 있을 것임. 그러면 피자 한판 주문해 놓고, 일어나서 노트북 켜고 크리스마스 영화 혹은 예능 프로그램 다운 받아서 피자 먹으면서 봄. 저녁땐 가족이랑 저녁 식사하거나, 안 그럴 경우 아무나 되는대로 불러서 집에서 다 같이 조촐한 파티라도 열까 생각 중... 노래나 들으면서... 크리스마스... 하..."





          다섯 번째, 그 외 다양한 의견들


          “약 먹고 자고 26일에 일어나기.”

          “올해도 케빈과 함께 보내겠죠. 전기장판과 한 몸이 되어서…”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나 홀로 집에 시리즈 정주행.”

          “24일 밤에 한국 가는 비행기 타고 내리면 26일.”

          “뜨개질하기, 스킬 자수하기, 학 천 마리 접기… 생산성 있는 일을 할 것.”





          사실 말로는 "올해도 케빈과 함께"라며 울상인 표정을 짓는다고 해도, 그런 사소한 휴식마저 안락하고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의 묘미 아닐까. 하물며 귤을 잔뜩 까놓고 전기장판으로 데워놓은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미리 다운로드해 놓은 크리스마스 영화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에 겨울 수 있으니 말이다. 필자는 아마도 크리스마스이브 날은 가족과 함께 멋진 저녁 식사를 하며 보내고, 당일엔 친구들과 함께 여기저기 쇼핑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그날의 분위기를 만끽할 듯한데 - 독자들은 이번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아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한 번쯤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해 보고 싶은 일들을 그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말해주고 싶다. 솔로든, 커플이든,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이든. 한국에 있든, 미국에 있든, 혹은 또 다른 어떤 나라에 있든. 모두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그 어느 해보다 따스하고 의미 있는 크리스마스 추억을 쌓을 수 있게 되기를. 그럼 이번 크리스마스는 또 어떻게 보내게 될까, 설레는 마음을 머금은 채로 이만 글을 마치겠다. 미리 !



사진 출처 :

http://kowb1290.com/where-to-eat-out-in-laramie-during-christmas/

http://www.annerobin.com/2013/12/happy-holidays/

http://agusideas8.xyz/beautiful-christmas-tree/

http://riversidehealth.co.uk/news/christmas-opening-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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