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는 결혼의 예행 연습이 될 수 없다

Posted by E.P
2011.09.02 17:32 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이번 여름, 대학로 길 모퉁이에 붙어 있던 한 문구가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살아보고 결혼 하자”라는 한 연극의 전면 광고 전단지였다.

http://blog.naver.com/comang2da/20041288248

현대 사회는 급변하고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인류는 이전에 겪었던 수많은 변화보다도 큰 엄청난 사회, 문화적 변화의 충격을 경험했다.  불과 수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신개념 전자 제품들이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 잡는 동안 우리 삶의 형태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왔다. 핵가족이 대세인  우리세대의 연애와 결혼은 우리 부모세대의 그것과 결코 같지는 않을 것 이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바로 젊은이의 무분별한 동거 문화이다. 현대 사회의 날로 증가하는 이혼률은 사회적, 도덕적 책임과 의무가 결여된 결혼은 마냥 행복한 미래가 아닌 동전의 양면과 같은 현실이라는 것을 인식케하고 있다. 한 세대 전 동거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정식 결혼식을 올릴 형편이 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선택한 형태이었던데 반해, 오늘날의 동거문화는 살아보고 결혼하자 라는 일종의 결혼 예행 연습의 한 수단으로 동거 옹호론자들이 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일단 살아 보고 도중에 마음이 바뀌었거나 마음에 안들면 그만 두겠다는 것 인가? 나는 동거가 결혼의 예행 연습 이라는 일부의 의견에 반대한다. 동거는 결코 결혼의 예행 연습이 될 수 없다. 아니, 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동거와 결혼은 외형적으로 한 공간 안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점에선 일치하는 듯 하지만 그 본질에선 확연히 다른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결혼은 많은 일가친척과 지인 앞에서 사랑서약을 하고 앞으로 서로를 아껴주고 존중하며 책임감있게 행동 하겠다는 사회적 약속인 반면, 동거는 어떠한 사회적 책임도 동반하지 않는 당사자간의 일방적 편리에 의한 만남이기에 주변 가족들의 사랑, 믿음과 지지 또한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동거가 마치 결혼 생활을 미리 경험 할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그 숫자가 늘어가고 있는 요즘, 나는 동거는 사회적 약속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동거와 결혼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육아를 꼽을 수 있다. 남녀가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룬다는 의미는 앞으로 태어날 한 생명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되어주겠다는 신성한 의미 이기도 하다. 우리의 부모들이 그랬던것 처럼 우리 또한 아기를 낳고 그 아이가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되기 까지 사랑으로 최선을 다해 양육하는 것이 정상적인 결혼을 통한 부모의 책임과 의무일 것이다. 이에 반해 결혼의 예행연습이라는 동거는 결혼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길 만한 육아와 가족관계를 찾아볼 수 없다. 결혼 생활을 하다가 보면 때로는 살아야할 이유 보다는 헤어져야할 이유가 더 많아 지기도 한다고 한다. 그럴 때 마다 결혼식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짐했던 사랑서약을 기억하고 본인들을 엄마 아빠라고 불러주는 자녀들을 생각하며 누군가의 부모로서 그리고 누군가의 배우자로서 가족과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결혼을 쉽게 깨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거는 두 사람을 묶어줄 어떠한 법적,사회적 안전장치가 없다. 당사자간의 일시적 합의와 편의에 의해 가볍게 맺어진 관계이기에 헤어짐 또한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 둘만 좋다면, 둘만 행복하다면, 어차피 감당해야 할 상처도 본인들이 스스로 감당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면 이게 왜 문제일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무인도에 둘만 살고 있는게 아니란 말이다. 때론 사람들은 비논리적 이중잣대로 상황과 사람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와 무관한 타인의 동거는 이해하지만 내가족과 배우자가 동거 경험이 있다면 감추고 싶은 그런 논리. 본인들의 행동에 떳떳하다면, 왜 결혼을 할 때 자신의 동거 사실을 숨기는 것이며, 왜 본인에게만 한없이 자비로운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일까? 혼전 동거를 통하여 이혼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이미 우리에 앞서 동거문화가 일상화된 다른 나라에서의 통계를 보더라도 우리는 혼전동거를 통하여 이혼율을 낮추는 것을 기대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결혼 예행 연습을 할 만큼  서로를 사랑하지만  경제적 이유를 포함한 여러 조건들이 여의치 않아 결혼대신 동거를 한다는 것은 결혼을 함으로써 오는 사회적, 도덕적 책임감을 회피하는 행동이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서 오는 나약하고 이기적인 자기 합리화이다. 그러므로 한 순간의 쾌락과 만족, 편리를 위해 동거를 선택 하는 이 시대의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조금 더 멀리 바라보며 신성한 결혼에 대해 성숙한 한 이성인으로서 부디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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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행연습이 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선 동의
    하지만 동거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 김군
    • 2011.09.02 01:02 신고
    E.P.면 배모양? 글을 통해서 보니까 신기하다 ㅋㅋ

    내 생각도 좀 적어 볼게요.

    1) 동거는 결혼과 달리 사회적 의무/책임을 지니지 않기 때문에 나쁘다?

    이미 주어진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처음부터 그러한 책임을 질 상황에 놓이지 않게 대비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 임신시키고 나몰라라 하는 남자에겐 모두들 무책임하다(매우 완곡하게 표현하자면)고 비난하겠지만,
    아직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피임하겠다는 사람을 보고 뭐라고 하지는 않죠.

    비슷한 맥락에서, 동거는 결혼과 동반되는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스스로 자각하고 선택하는 차선책이라는겁니다.

    한꺼풀 더 벗겨보자면..

    본문에서 동거는 두 사람을 묶어줄 어떠한 법적, 사회적 안전장치도 없다며 부정적으로 표현되었는데.
    '지금은 좋아하니까 같이 살고 싶지만, 언젠가 감정이 식더라도 얽혀 살아갈 만한 사람인지는 일단 경험해보고 판단하자'라는 생각이, 어떤이의 시각에선 다소 얌체같고 얕아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걸 과연 제 3자가 비난할 권리가 있는지는 달리 생각해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2) 동거 사실을 떳떳히 밝힐 수 없다는 사실이 동거가 나쁘다는 반증이 아니냐?

    이건 대상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내 과거를 알 권리가 있는 사람에게 사실을 숨긴다면 문제의 여지가 되겠지만 그건 동거의 본질이 아닌 개인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거라고 생각해요. 우선 서로의 가치관에 맞는 상대를 만나고 소위 '이중잣대'를 들이대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한거 같네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글쎄요.
    세상에는 저같이 이성적이고 포용적이고 유연하고 성숙한 사고를 지닌 사람만 사는게 아니니까.. ㅋㅋ
    자신이 필요 이상으로 솔직하게 되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편협한 시야를 가지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질투/질시로 인해, 우월감, 유대감을 느끼기 위해 등등등등의 이유로 부당하고 근거없는 비난을 퍼부어 댈지 예상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굳이 나서서 '나 동거경험 있어요' 하고 광고하지 않는게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봐야겠죠.

    음..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ㄷㄷ
    암튼 오랜만에 흥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 저도동의 합니다...이성적인 측면에서 동거를비판하신글을쓰신거보니 순간적쾌락과 책임회피를위해서가아닌 동거를하는다른관점은경험해보지않아서 이해하지못한부분이라고생각듭니다 책임을 위해서 무조건적인 결혼?그것은 또어떤논리인지요 동거가나쁘다는것은 너무나편협하고 고전적인 사고방식인것같습니다. 동거라할지라도 마음이통하고진정성이있다면 그것을 비난할수없다고생각합니다
    • 저도동의 합니다...이성적인 측면에서 동거를비판하신글을쓰신거보니 순간적쾌락과 책임회피를위해서가아닌 동거를하는다른관점은경험해보지않아서 이해하지못한부분이라고생각듭니다 책임을 위해서 무조건적인 결혼?그것은 또어떤논리인지요 동거가나쁘다는것은 너무나편협하고 고전적인 사고방식인것같습니다. 동거라할지라도 마음이통하고진정성이있다면 그것을 비난할수없다고생각합니다
  2. 동거도 어찌보면 연애의 연장선 일뿐인데 왜 우리사회는 동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걸까요? 그저 남의 사생활일 뿐인데.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저 또한 동거를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동거로 인해 커플들이 더 쉽게 헤어질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제 3자들에 의해 더 상처를 받을수 있기 때문에. 그래도 누군가 동거를 한다고 해서 앞뒤 다 자르고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고쳐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음.. 그리고 일단 말을 그렇게 한다 뿐이지 실제로 결혼 예행연습을 할 생각으로 동거를 하는 커플이 몇이나 될까요? 첫번째 이유가 그냥 좋으니까 같이 사는건데 말많은 남들 의식해서 조금이나마 미화(?) 시키기 위해 그런 이유를 대지 않나 싶은데..
    결혼 예행연습으로 또 조금 있으면 결혼을 할꺼니까 라는 다소 남들을 의식한 이유들 보다 오히려 어찌보면 더 솔직한 '좋아서 같이 산다'라는 이유를 당당히 댈 수 있는 사회가 됬으면 해요.

    처음 이 글을 읽을때는 단순하게 생각하며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고지식
    • 2011.09.02 18:07 신고
    과거 동거를 했던 사실을 떳떳하게 밝히지 않는 사람을 탓할게 아니라,
    그걸 굳이 물어보거나, 무조건 안좋게만 보는 사람들을 탓해야합니다.


    우리는 어릴때 부터 매우 타인의존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아이에게는 선택권이 거의 없죠. 항상 타인을 의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선택하는 것도 책임을 지는 것도 서툽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상대방의 삶이 맘에 안들면 괜히 트집을 잡고 죄인 취급합니다.

    하지만 서양의 경우에는 어릴 때 부터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지는 훈련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는 버릇없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압니다. 주변에서도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면 상대방의 선택을 존중해 주죠.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가족중에 누가 동거한다는 소문이 나면 우리 가족 다 욕먹는다. 그게 피해입는 것 아니냐?' 라고 하실것 같네요. 그런걸 피해로 생각하는 게 잘못된 겁니다. 동거를 욕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겁니다.

    동거는 글쓴님이 말씀하신대로 법적 사회적 책임이 없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비난 받을 일이 아닙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당사자 두 사람의 자유입니다. 두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받아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타인의 동거생활이 글쓴님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글쓴님이 생각하는 그 피해 상황들이 정말 피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죄인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삶을 주도할 줄 아는거죠.
    (물론 예외는 있지만, 그런 예외는 동거뿐 아니라 결혼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하죠.)
  3. 글을 쭉 읽고 댓글들을 보니 대부분 동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것 같은데
    저는 동거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써
    긍정적으로 생각하신다는 분들의 의견들 속에 이중 잣대를 가지고있는건 아닌가 의심을 품게 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 받아야하고, 오히려 자신의 삶을 주도할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과연 당신의 배우자가 될사람이 동거를 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그 말씀은 모든 동거 경험자들이 자신의 배우자를 고름에 있어서 상대의 동거 경험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한 논리일듯 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뭐 없으면 더 좋겠지만... 이것도 이중 잣대인가요? ㅠ
      • 김군
      • 2011.09.06 02:24 신고
      음 ㅎㅎ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색안경 끼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요.
      날 만나기도 전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권리도 없다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저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전 아예 처음부터 알고싶어 하지도, 일부러 묻지도 않을것 같네요.
      • 토니소프라노
      • 2012.02.16 02:48 신고
      저도 뭐, 큰 상관은 하지 않을 듯 합니다. 나이 들어서 그런지, 전 여자의 과거에는 신경이 안쓰이고 그 사람의 인성, 성품, 성격, 이런 것들에 관심이 가네요. 전 그 사람의 마음 됨됨이, 성격이 가장 중요한데, 이 것만 보는데도 영 만날 수가 없더라구요. 동거가 아니라 이혼하고 애 있는 여자라도 내 마음에만 쏙 들면 바랄게 없을텐데..
    • 토니소프라노
    • 2012.02.16 02:45 신고
    두 사람이 사랑해서 함께 살다가 헤어져서 따로 살게 된다면 사회적 도덕적 책임감이 따르는건가요? 요새처럼 이혼이 잦은 세상에서 동거라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를 지니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좋은 조건의 배우자를 찾으려고 하는 모습보다, 현재 경제적, 사회적 위치가 자리 잡히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며 함께 어려움, 고통을 나누며 하나씩 같이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 저는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사람이 정말 좋고 정말 사랑한다 해서 하는 동거가 아닌, 그냥 편의나 아무 생각없이 그냥 어쩌다보니 하게 되는 동거는 지양되어야겠지만...

    결혼이란 것이 확실히 동거보다 몇 배는 더 큰 책임감과 의무를 부여하죠. 만약 연인이 그 책임감과 의무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결혼 생활을 잘 못하고 이혼으로 가게 될텐데, 그 보다는 차라리 동거하다가 결혼으로 발전해 나가는 편이 낫지 않나 합니다.

    • 이콘
    • 2012.08.29 23:13 신고
    진짜 논쟁을 불러 일으킬수 있는 글이네요ㅜ
    일단 좋은글 너무 감사해요 ㅎ

    근데 제생각은 만약 남녀가 불같은 사랑을하고......
    남들한테는 비밀에 붙인다는 전제하에 하는동거는
    크게 나쁘지 않을거 같은데요...
    제주위에도 보면 동거도 그냥 연예의 연장선인경우가 많던데요...
    그냥 제 짧은생각이에요
  4. 이혼하느니 살다가 해어지는게 나아요 동거를 하면 해어지기 힘듦 근데 이혼은 생각보다 쉬움 도장찍으면 되고 애는 결혼해도 안갖고 싶은 사람 많음 지금 우리도 그랬던 거처럼.. 동거라는 인식이 안좋자 솔직히 동거가 결혼이랑 다른건 또 뭐야 서랑하니까 동거를 하는것이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 낳아야지 스무살 꽃다운나이에 철없는 행동도 아니고 우리나라는 이래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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