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 대한 두 가지 관점 - 미니멀리스트들과 콩고의 멋쟁이들

Posted by 희씨
2017.04.19 19:41 EDITORIAL/정보 :: Information




#1. 시장, 상점가, 슈퍼마켓은 이상할 정도로 풍부한, 재발견된 자연을 흉내 낸다 : 그곳은 우유와 대신 케첩과 플라스틱 위에 네온의 불빛이 흐르는 현대의 가나안 계곡이다. 아무래도 좋다! 사물이 충분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많이 있으며, 더욱이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너무 많이 있다고 하는 강렬한 기대가 그곳에 있다. 당신은 , 육류, 또는 통조림으로 아스파라거스의 지금이라도 무너질 듯한 피라미드를 손에 넣은 치고 중에서 조금만 사는 것이다. (1)


#2. 시험공부에 질린 나머지 페이스북을 연다. 애들은 살고들 있나? 그러나, 이런. 이걸 내가 잘못이지. 금세 닫고 만다. 이걸 계속 봤다가는 친구들 소식이 아니라 신상 소식에 훨씬 빠삭해지게 생겼다. 페이지 상하좌우가 제품 광고로 가득 데가 없다. ‘셀카력 최고조로 올려주는 휴대폰 케이스’, ‘손목에 감기는 얇고 가벼운 시계 스와치 스킨’, ‘신박한 한강 나들이 용품 5’ 등등. 정도면 Social Network Service 아니라 Selling Network Service 가깝지 않나.


현대 인류는호모 컨슈머리쿠스. 데카르트식으로는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정도일까. 사람을 설명하는 데에는어떤 사람을 만나는가’, ‘어떤 일을 하는가’, 혹은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가등의 다양한 잣대가 적용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하나는 바로 ‘어떤 물건을 소유하는가’이다. 입고 있는 옷에 따라 문전박대와 문전 환대를 결정하는 파렴치한 상점들의 이야기는 소유가 얼마나 삶을 좌지우지하는가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소유에 대해 지나치게 무감각하진 않은가? 일상의 부분이다 못해 삶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자리 잡은 소유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필요가 있다. 여기, 소유에 대한 가지 상반된 관점이 있다. 바로 미니멀리즘과 싸페 - 콩고의 멋쟁이들- 이다.








미니멀리즘은 일부 독자들에게 이미 낯선 개념이 아닐지도 모른다. 미니멀리즘이란 북유럽과 미국, 혹은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그대로무의미한소유를 최소화하고 가치를 지니는 물건들을 가지고 살아가자는 삶의 방식이다. , 팟캐스트,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통해 미국에 미니멀리즘을 전파하고 있는 Joshua Fields Millburn Ryan Nicodemus 미니멀리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미니멀리즘은 당신의 삶에 필요 없는 것들을 제거함으로써 행복, 만족감, 그리고 자유를 느낄 있도록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게끔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2)


이들의 주장을 끝으로 느낄 있는 곳이 바로 옷장이다. 우리는 매일 집을 나설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한다. 하지만 정작 손이 가는 옷들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많은 옷이 그저 공간만 차지하고 있을 짧게는 , 길게는 동안 방치된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에 실질적인 만족감을 주지 않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기 위해 미니멀리스트들은 다음과 같은 게임을 제안한다.


잉여 물건들을 정리하고자 하는 친구, 혹은 가족을 찾아라. 동안, 당신들은 날에는 하나씩, 둘째 날엔 개씩, 그리고 셋째 날엔 개씩 물건을 없애야 한다.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옷가지들, 가구, 전자제품, 도구들, 혹은 장식들 . 기부하던가, 팔던가, 혹은 버려라. 어떤 방식을 취하든, 물건들은 당신의 집에서그리고 당신의 삶에서- 매일 자정 없어져야 한다. 처음에는 쉬운 게임일 것이다. 하지만, 2 차로 접어들며 12개가 넘는 물건을 매일 정리하다 보면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누구라도 가장 오래 지속하는 사람이 이긴다. 달을 지속할 있다면 이기는 것이다.


이러한 미니멀리스트의 삶의 양식은 물질적 소유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모습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간관계, 아동 교육, 혹은 여가 생활 등에 있어서도 미니멀리스트의 기본 철학은 유지된다. 가령 인간관계에 있어 만났을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집착하기보단 같이 있을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들과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예다.


이러한 미니멀리즘에 대한 비판 역시 존재한다. 미니멀리즘의 태동이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시작된 것에서 있다시피 미니멀리즘은 기본적으로부유한 자들의 여유라는 것이다. 다음의 이야기는 미니멀리스트가 얼마나 가진 자들의 전유물인지 엿볼 있는 예다.


가방에는 3년이 노트북이 있다. 살이나 먹은 만큼 친구의 배터리는 그리 오래가지 않고, 나는 충전기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또한, 가방엔 가끔 내가 무언가를 쓰거나 그리고 싶을 필요한 종이와 펜들도 있다. 껌과 가끔은 과자, 여름엔 선크림과 물병, 그리고 겨울엔 우의와 장갑들도 있다. 내가 심심할 때를 위해 권의 책도 있을 있다.


만약 내가 부자였다면, 나는 맥북 에어를 들고 다닐 것이고, 읽고 쓰기 위해 아이패드 미니를, 그리고 지갑을 가지고 다닐 것이다. 지갑은 가방에 있는 외의 모든 것들을 대체할 있을 것이다. 길거리로 나가 보라, 장담컨대 부유한 사람들이 적게 가지고 다니는 것을 있을 것이다. (3)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니멀리즘이 우리에게 주는 이점은 무시할 없다.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소비를 강요한다.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닌 소비를 위한 소비가 행해진다. 입을 옷이 없어 백화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쇼핑이라는 행위의 즐거움을 좇아 백화점을 간다. 이러한 사회에서 소비가 아닌 절제를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는 아이디어는 단순한 삶의 양식을 넘어 사회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다.







여기, 미니멀리즘과 대척점에 있는 하나의 삶의 방식이 있다. 바로 La Sape, 이른바 콩고의 멋쟁이들이다. 콩고(중앙콩고민주공화국) 1인당 GDP 2013년을 기준으로 484.21달러로, 크게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다. 한국의 1인당 GDP 25,000 달러임을 감안하면 빈국이라는 말을 붙여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콩고는 21세기의 시작을 전후로 차례의 내전을 겪어 아직 정치적으로도 불안한 상태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패션을 위한 열정 하나를 삶의 목표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으니, 이들이 바로 분위기를 만드는 우아한 사람들의 모임 (Société des Ambianceurs et des Personnes Élégantes), 싸페이다. 싸페에 속한 이들을 싸푸어라고 말하는데, 이들은 오랜 기간 벨기에의 식민 지배와 2 대전 참전으로 인해 유럽 문화, 특히 불어권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패션과 사교의 중심지인 파리는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어쩌면 패션이야말로 이들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낼 있게 탈출구였을 지도 모른다.


싸푸어들에게 패션이란 삶의 목표다. 이들의 하루는 스타일링을 위한 고민으로 시작한다. 일터에 나가는 것은 많은 옷을 사기 위함이다. 주말에는 동료 싸푸어들과 만나 서로의 패션을 공유한다. 이들의 삶은 실현을 위해 존재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싸푸어의 화려한 차림새는 아직 빈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보통의 콩고 사람들의 삶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다려진 셔츠, 화려한 원색의 정장 상하의, 광이 나도록 닦아 놓은 구두에 선글라스, 부토니에, 나비넥타이 등의 액세서리까지 더하자면 이들은 더는 사람이 아닌패션의 이다.


당신이 갖추어 입었을 , 당신은 진짜로 최고다. 색의 왕인 것이다. 내가 빛나는 정장을 입었을 , 나는 빛난다. 구역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소리친다. “패션의 신이다, 싸페의 신이다!”(4)


이들은 많은 옷을 사기 위해 빚을지는 것도 마다치 않는다. 빚은 갚으면 되는 것이지만 옷은 당장 사야 하는 아닌가? 빚을 가면서까지 그들은 명품 의류에 집착한다. 웨스통 구두, 겐조 정장 그들의 레이더에 포착되는 순간 사지 않고는 배길 없는 것이다. 이들은 걸을 양복 폭을 벌려 상표를 과시하듯 내보이는데, 이들의 명품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엿볼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들의 삶의 방식에는 많은 비판이 따른다. 삶의 중심을 자신에게 두지 않고 물질에 둠으로써 인간을 주변화한다는 철학적인 비판, 콩고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 열정을 쏟지 않고 자신의 외면에만 치중한다는 사회적 비판, 그리고 애들이 풀이나 뜯어 먹으며 살고 있는데 허구한 옷이나 산다는 배우자적 비판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는 패션과 멋이 싸푸어들이 선택한 가치인 이상 이를 함부로 비판할 없다고 주장한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인간의 삶을 형식으로 구분했다. ‘소유 중심의 실존 구조존재 중심의 실존 구조.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소유하는 것과 소비하는 것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반면 후자는 자신의 능력, 경험과 의식 구조로 자신을 정의한다. 에리히 프롬의 저서소유냐 존재냐 삶의 구조를 비교하는 명확한 사례가 있다.




눈여겨 살펴보니

울타리 곁에 냉이꽃이 피어 있는 것이 보이누나!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갈라진 틈새에 꽃이여,

나는 너를 틈새에서 뽑아내어,

지금 뿌리째로 안에 들고 있다.

작은 꽃이여그러나 만약 내가

뿌리째 너를, 너의 모든 것을 있다면,

() 인간이 무엇인지도 있으련만.

-“Flower in the Crannied Wall”, Alfred Tennyson



마쓰오 바쇼는 꽃을 그저 관찰할 뿐이다. 그는 자체를 탐미한다. 냉이꽃은 울타리 곁에 피어있을 가장 아름답다. 이를 여겨 보는 것에 만족할 뿐이다. 반면 테니슨의 시에서 작가의 욕망에 의해 소유돼야 하는 존재다. 그는 뿌리째 꽃을 꺾어 들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소유를 통해 신과 인간에 대한 지식을 얻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유는 파괴를 동반한다. 꽃은 꺾였을 생명을 잃는다.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에는 끝이 없다. 소유 중심의 구조에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많은 것을 거머쥐어야 하고, 결과 소유의 극단적 양극화가 발생한다. 현재 세계 자산의 20% 상위 0.1%, 50% 상위 1% 독점하고 있다. 반면 하위 50% 차지하는 자산은 세계 자산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5) 하지만 이러한 소유 중심의 실존 구조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2011 발생한 Occupy Wall Street 운동은 증명이다. 끝없이 부를 늘리고자 하는 금융 자산가들과 CEO들의 횡포에 시민들의 인내는 바닥났다. 이들의 욕망에서 비롯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인들을 심각한 경제 위기로 몰아넣었다. 연구 결과 명이 넘는 사람들이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6) 소유 중심의 삶이 불러온 참극이다.


콩고의 싸푸어들을 월스트리트의 자산가들과 똑같이 수는 없다. 이들의 패션에 대한 열정은 다른 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옷차림 뒤에는 많은 이들의 눈물이 가려져 있다. 이들의 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내는종일 일해야 한다. 싸푸어가 빚을 갚기 위해 가족은 가축을 팔아야 했다. 삶의 양식은 사람이 살아온 환경의 산물이기 때문에 함부로 조언할 없다. 그러나 패션에 대한 추구가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 이들의 삶은 쉽게 정당화될 없다.


다시 우리의 삶으로 돌아와 보자.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유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해서는 된다. 콩고의 싸푸어들과 월스트리트는 소유에 대한 욕망이 본질적인 가치들을 장작 삼아 타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분별한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더라도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소비 사회’의 저자 보드리야르는 소비자의 욕구로 인해 상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개인에게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아이폰 7 슬로우 모션 캡처 기능이 필요해서 모델을 사는 것이 아니라, 모델이 슬로우 모션이라는 기능을 소비자에게 필요하다고 느끼게 것이다.


그러나소비 권하는 사회에서 발짝 물러날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톱니바퀴 속에서 희생되는 것은 인간의 주체성이다. ‘지름신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어떤 계기로 무언가에 홀린 물건을 구입할 쓰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름신이 강림했을 때의 소비는 나의 선택이라고 있는가? 나의 소비가 주체적인 선택이 아닌 광고주들의 전략으로 채워질 우리는 물신(物神)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미니멀리스트와 콩고의 멋쟁이, 존재 중심의 삶과 소유 중심의 . 우리가 어떤 길을 택해야 지는 자명해 보인다.




출처:

(1)     보드리야르 – “소비의 사회

(2)    http://www.theminimalists.com/minimalism/

(3)    The Problem With Minimalism. Brett and Kate McKay. 2016. http://www.artofmanliness.com/2014/07/31/the-problem-with-minimalism/

(4) The Congo Dandies: living in poverty and spending a fortune to look like a million dollars. RT Documnetary.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W27PnUuXR_A&t=243s

(5) 피케티, 어떻게 읽을 것인가 – ‘21세기 자본 한국사회”. 2015. 유종일

(6) “More Than 10,000 Suicides Tied To Economic Crisis, Study Says”. 2014. Melanie Haiken. https://www.forbes.com/sites/melaniehaiken/2014/06/12/more-than-10000-suicides-tied-to-economic-crisis-study-says/#2aec551d7a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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