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술자리 민폐녀, 민폐남들의 이야기

Posted by cielographer
2012.02.16 19:20 OFFICIAL PRESS/음주 Fantasy - 完 -
술, 사람을 기쁘게도, 슬프게도, 웃게도, 그리고 울게도 만드는 인류의 기호품.  처음 술을 마실 때는 양처럼 온순하고, 조금 취하면 사자처럼 흉포해지고, 아주 많이 취하면 돼지처럼 더러워지며, 너무 지나치면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원숭이처럼 허둥댄다는 탈무드의 이야기처럼 술은 인간의 역사에서 그 문화와 시기를 막론하고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이어왔다.

보드카, 위스키 등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술들이 도처에 널려있지만, 한국인도 좋은 술 만들기와 술 잘 마시기로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들이다.  버클리오피니언의 세 번째 OP, 음주 Fantasy는 그런 한국인들의 술자리 문화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판타스틱한 사례들을 모아 몇 가지의 시리즈로 나누어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는 관계 없을 수도 있습니다 (?) (사진 출처: 익명의 버클리 학생)

# 사례 (제보자)

1. 술자리 민폐 진상 중의 진상은 아마 흑심을 품은 늑대나 여우가 아닐까. 취해서 은근히 들이대는 애들, 혹은 "은근히"도 아닌 대놓고 작업 거는 분들. 혀를 반 토막으로 잘라버린다거나 은근히 이성을 만진다거나 혹은 기대거나 안기고 등등. 또 관심 있는 사람만 편의를 봐주려고 배려랍시고 벌칙에서 제외 시켜주는 행동을 해서 분위기 이상하게 만드는 사람들까지. (x학년 여자)

2. 분위기 파악을 못하거나 분위기 망쳐놓는 눈치 없는 사람들 역시 많은 표를 받았다. 분위기가 안 좋은데 굳이 게임을 주도 한다거나, 반대로 쓸데없이 심각하거나 우울해서 분위기를 망쳐놓는 사람들이 꼭 있다. 또는 가벼운 술자리에서 자기만 아는 주제를 꺼내 말을 하기 시작한다든지, 경제, 사회, 정치 얘기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들도 술자리 기피대상이다. (3학년 남자, 4학년 남자, 대학원 남자, 4학년 여자)

3. “무슨 술이야. 나 싫은데……” 라고 빼던 이 언니. 술이 들어가는 그 순간 돌변한다. “너네 집에 들어 갈 생각 하지마. 우리 아침을 같이 맞는 거야!!!” (3학년 여자)
 
4.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 친구 술만 마시면 하는 말이 “나 집에 갈래”. 어느새 주변 사람들은 이유도 모른 채 그녀를 달래주고 있다. 혼자 집에 보낼 수도 없고 소수가 모인 술자리는 그녀가 있다면 무조건 일찍 파산이다. 그녀의 술버릇 때문에. 그런 투정은 너 남자친구한테나 가서 하라고! (졸업생 여자)

5. 술자리 최고 진상은 적절하지 않은 음담패설을 하는 자! 친구녀석 따라간 술자리. 반 이상이 초면이다.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고 시작된 게임들은 이름만 다를 뿐 본성은 모두 진실게임. “잠자리를 가진 이성의 수는?”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가장 좋아하는 자세는?” 나처럼 친구 따라 온 여성 분들 당황하는 모습이 확연했다. 그런 여성분들에다 대고 다시 ‘나 진상이요’ 하고 확인도장 찍어주던 그 놈. “경험 없어요? 수녀세요?” (3학년 남자)

6. 술 못 마시는 것 다 이해한다. 선배들, 친구들이 권하는 술 거절 잘 못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런데 그 아까운 술을, 남들은 없어서 못 마시는 술을 왜 몰래 버리냐! 이런 애들이 꼭 일찍 자리 뜨면서 술값도 안내고 간다. (4학년 남자)

7. 술을 버리는 사람이 있다면 안주만 깨끗하게 비우고 가는 민폐 덩어리들도 있다. 술은 안 먹고 안주만 먹을 거면 술자리를 왜 왔니? 그냥 너 혼자 밥집을 가! (4학년 여자)

8. 반대로 술은 제일 많이 마셔놓고 취했다는 핑계로 계산 안 하고 도망가는 애들. 양심 좀 있어라. 또 비슷한 경우로, 집에서 마실 때 절대 안 치우고 자리 떠나는 애들도. (4학년 여자)

9. 이런 비슷한 얌체과중에 또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진창 술을 마시게 해놓고 자신만 쏙 빠지는 사람이다. 자신은 술을 못한다면서, 운전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는 잘 마시니까, 술이 아까우니까 라는 말들로 진창 취하게 해놓고 자신만 쏙 빠지는 타입. 아무리 잘 마셔도 그건 내가 내 페이스 조절할 때 얘기고, 잔 내려놓기 무섭게 또 가득 술을 따라주며 왜 안 마시냐고 성을 내는 너를 보자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난단다, 친구야. (4학년 남자/ 졸업생 여자)

10. 마지막으로, 굳이 “술 마시고 이러는 사람 진상이야” 라고 말하지 않아도 누가 봐도 진상인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술집에서 다른 사람들 자리에 가서 시비를 건다거나 모르는 사람에게 행패를 부려 피해를 주는 사람들, 술김에 막말하는 사람들, 또는 울면서 뛰쳐나가버려서 사람들이 잡으러 가게 만드는 사람, 길거리에서 드러눕는 사람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술자리 진짜 진상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학원 남자)

사진 출처: http://myblog.ohmynews.com/attach/859/1040409335.jpg

# 그들에게 전하는 말

옛날 선비들의 술자리 예절은 정해진 격식은 없었지만, 엄한 규칙이 있었다.  '상대의 주량의 한계가 있음을 먼저 명심해야 한다' 라는 것.  조상들의 술자리에서 술잔을 세잔 이상 돌리면 배려할 줄 모르고 천박한 사람이다 라고 규정하였으나 요즘 우리들의 술자리에서는 그런 말들은 씨도 안먹히고 그냥 닥치는데로 상대방을 먹이고, 또 그 사이에서 살아남으려고 얌체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조선시대에서 과음으로 인해 죽은 사람들의 기록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왕과 더불어 명망높은 신하들도 동시에 취해 주정부리고 엉켜서 자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을 보면 주량 넘게 상대방에게 술을 권하고 민폐를 끼치는건 옛날이고 오늘이고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술에 취해 왕의 팔을 꺾어버린 전직 영의정도 존재한다.

아무튼 술에 취해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그 타인에 대한 몹시 좋지 않은 행동이니 웬만하면 술자리에서 자제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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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술자리엔 똘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뭐 누구나 실수 한번 쯤은 하겠지만 ㅜㅜㅜㅜ
    • 글잘읽었습니다
    • 2012.02.16 20:25 신고
    "요즘 우리들의 술자리에서는 그런 말들은 씨도 안먹히고 그냥 닥치는데로 상대방을 먹이고..." 공감가는 문장이네요. 술자리에서 여자보고 술 못마신다고, 제대로 마시라고 하는 인간들도 비호감입니다. 자신의 주량은 알면서 상대방의 주량을 모른체 제대로 마시라는 막말 하지 맙시다.
    • 글잘읽었습니다
    • 2012.02.16 20:27 신고
    꽐라 하려면 너님만 하라고요.
    • 토니소프라노
    • 2012.02.17 00:13 신고
    그렇습니다. 정도 있는 술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저런 진상 짓을 한 적은 없었는지 한번 돌아봐야겠네요. 원체 술을 잘 못하는 체질이라 술자리 자체를 많이 갈 일이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9번이 걸리네요. 운전해야 된다고 많이 빼긴 했지만.. 요샌 그냥 마십니다. ㅎㄷㄷ
  2. 술이라는 것은 신기한게 사람의 내재되어있는 본능이 나오는것 같아요. 어느정도 까지는 좋지만 다른사람한테 피해만 안주면 좋겠네요 ㅎㅎ 글로서도 술자리문화에 대한 팁을 배울수 있는거 같아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 이콘
    • 2012.08.30 12:49 신고
    진짜 다수 대충한 삼십명 넘어가면 꼭 다투거나 얼굴붉히게되는 일들이 생기게되서 너무 안타까운거같아요...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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