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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금요일과 일요일 중 어떤 날이 더 기다려지나요?
금요일은 쉬지 못하는 날이고, 일요일은 쉬는 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금요일을 선택할 것이다. 금요일이 되면 내일의 토요일을 마주하게 되지만, 일요일이 되면 한 주의 시작을 의미하는 월요일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은 행복의 기준점을 오늘보다는 내일에 두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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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토록 찾는 행복은 항상 미래에 있다. 하지만 금요일에 도착한 뒤 바라본 우리의 미래는 토요일이 아닌 또다시 월요일이다. 고등학교를 다닐 땐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했고, 대학교를 다닐 땐 취직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취직이 되면 승진을 하기 위해 또 노력해야 하고, 그 후엔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에 또 노력을 해야 한다. 이렇듯 우리의 인생은 월요일 뒤에 또다시 월요일이 밀려오고, 우리가 금요일을 쫓을 때 꿈꾸던 행복은 또 저만치 멀리 달아나버리고 마는 패턴의 연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행복을 좇기 위해 노력하지만, 우리가 끊임없이 좇는 그 목표지향적인 행복은 죽기 전까지 절대 잡히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북유럽 감성이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행복을 과장하는 단어들이 팔리기 시작했다.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명사인 휘게와 같은 단어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고,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는 #힐링 등의 단어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에게 행복해야만 한다고 강요하고, 다른 이들에게 비친 내 삶이 행복해 보여야 한다고 믿게끔 만든다. 그 영향으로 우린 매일 매일을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꾸며진 행복이 이끄는 불행의 늪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행복하지 않은 나는 잘못 살고 있는 것만 같고, 나만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기 시작한다. 마치 내 인생엔 주말이 찾아오지 않고, 언제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삶, 그리고 그 도돌이표의 반복인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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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여태껏 내 인생의 금요일을 향해 달려가는 한 마리의 경주마 같은 삶을 살아왔다. 모든 휴식은 금요일 이후로 미루겠다는 생각에 따라 말이다. 고등학교 때는 내 모든 행복을 대학 합격 후로 미뤘고, 정작 대학 합격 후에는 내 행복을 취업 이후로 미뤘다. 나 스스로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조금이라도 행복하다고 느낄 때면 마치 주말을 당겨쓴 직장인처럼 그 행복한 순간을 즐기기보단, 내가 잃어버리게 될 주말을 안타까워하며 그 순간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내가 금요일이라고 생각했던 그곳에 도착해보면 항상 그곳은 다시 월요일이 되었고, 나는 월요일이었다는 실망감을 느끼지조차 못한 채 다시 금요일을 향한 맹목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나는 최근 취업이라는 레이스에 한창이다. 요즘 내 모든 고민은 취업으로 시작해 취업으로 끝나고, 모든 내 휴식들은 또다시 취직 뒤로 미루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취업 뒤 내가 바라보는 금요일이라는 오아시스는 신기루일 뿐이라고. 고등학교 때 내가 꿈꿔오던 대학 합격과 같은 금요일에 또다시 속아 넘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일주일을 사는 동안 금요일을 향해 달려가는 대신, 화요일은 화요일대로, 수요일은 수요일대로, 그리고 목요일은 목요일대로 즐기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화요일의 바쁜 수업 스케줄 틈에 친구와 커피를 마시며 즐기는 잠깐의 수다, 수요일 저녁에 즐기는 동아리 생활과, 목요일 하루를 마감하고 러닝머신을 뛰는 그 30분 모두에 각각의 즐거움이 담겨있다.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달은 후의 나는, 전보다 훨씬 편안하고, 훨씬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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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도 내 마음속 깊은 곳의 나는 취준생에게 갑자기 찾아오는 행복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된 나는 내가 그 두려움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행복에 감사할 줄 아는 나 자신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행복 기피증” 독자들 역시 당신들의 화요일과 수요일, 그리고 목요일에 찾아오는 행복들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그 행복의 순간들을 인정하고, 미래를 향한 걱정보다는 현재에 대한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당신들이 되기를 바란다. 미래에 다가올지, 다가오지 않을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금요일을 잡으려고 현재를 망각하기보단, 나에게 주어진 상황과 나의 소소한 행복들을 감사하며 살아보자. 어쩌면 멀게만 느껴지던 행복이 당신 곁에 숨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현재에 만족하며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 찾아올 내 인생의 마지막 금요일에 내가 살아왔던 날들을 돌아보고, 금요일만큼 나의 주중도 행복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cover] http://info.pipa.co.kr/files/attach/images/5747/211/012/ef2bb338114180375954840f801515d3.jpg
[1] http://gethashtags.com/photo/1171451928833217098_1627210819
[2] https://brunch.co.kr/@yujaechun/56
[3] http://blog.daum.net/windada11/8768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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