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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교실까지 들어온 #MeToo: 학교도 공범이다


학교 안에서 미투운동이 터졌다. 정치계, 예술계, 체육계 사회 각계각층에서 끊임없이 위계에 의한 추악한 면모가 고발되고 있는 지금, ‘제발 이곳만은 안전하길이라고 생각했던 학교마저 온갖 악습과 병폐에 찌들어 함께 곪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서울의 m여중,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어떤 아픔보다도 생생하게 저려오는 그곳에서의 상처를 최어진 (가명) 꺼내보였다. 본인의 실명과 얼굴이, 삶의 흔적들이 드러나있는 가장 오픈된 공간인 페이스북에 말이다.


#MeToo

 나는 네껄 빨아줬는데 너는 빨아주느냐”, “ 입고 (사진을) 보낸다는 아니었냐”, “고등학교 가면 xx 하자 등의 입에 담기도 어려운 폭언은 30대의 교사가 어린 중학생 제자에게 내뱉은 수많은 더러운 중의 일부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상습적인 추행이 끝난 사랑한다 말을 내뱉으며 본인의 행동에 사랑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당위성을 부여하려는 모습,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 강요하며 본인의 행동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는 모습까지, 양이 공개한 가해자와의 대화내용에서는 가해자의 충격적인 민낯이 낱낱이 드러나 있었다. 이러한 피해사실을 폭로하며 최어진 양은 가해 교사에게 공개적인 사과문과 자수를 요구했으나, 교사는 연임하던 학교를 그만뒀을 , 피해자의 요구에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M여중 측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수습에만 급급한 , 인지조차 못한 피해자에 대한 2 가해를 서슴없이 가하고 있다. 피해자의 연락처를 가해 교사에게 물어 연락을 취하는가 하면 가해자가 피해학생의 글을 전부 보여주었는데 진짜냐 식의 질문도 서슴없이 던지며 피해자의 보호에는 뒷전인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얼마전 m여중에서 열린 학부모 총회에서는 교사를 빨리 사직시키고 후임교사를 들여야 학교에서 학생의 수업 결손을 막을 있으나, 피해자 측에서 고소고발을 자꾸 미루고 있으므로 경찰의 수사 개시 통보가 오지 않아 지체되고 있다 식으로 피해학생에게 책임을 묻는 듯한 발언을 하는 , 교내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대응함에 있어 부적절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중이다.

충격적이게도 m여중에서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교사는 교사만이 아니다. 이미 지난 9 다른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성폭력을 가해 직위 해제를 당한 전례가 있으며, 최어진 양의 폭로를 선두로 재학생 졸업생들의 제보에는 그간 교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던 신체적으로 약한 여학생들을 향한 무차별적 폭행, 외모 평가와 성적 희롱 발언, 불쾌한 신체접촉 등의 피해사실 고발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렇기에 사건을 대하는 m여중의 미흡한 태도는 그간 고통받아왔을 수많은 피해학생들을 보호해야 의무가 있는 학교라는 기관이 어떤 식으로 잔인하게 학생들을 외면해오며 오히려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는 지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듯하다.


피해자는 침묵했나

“2011년도 제가 피해 사실을 말했다면 부모님과 다른 선생님들은 미래에 문제가 될까봐 사실을 조용히 처리한 넘어갔을 수도 있고, 저는 아마걸레 소문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을테고, 전학을 가서도 소문에 시달렸을겁니다

그래서 저는 죽기 살기로 학교에서의 이미지, 바른생활부, 학생회, 회장, 공부 하는 모범생의 이미지를 지켜야했습니다.


피해자인 최어진 양은 말한다 당시의 피해자는 숨어 살아야 한다 분위기로 인해, 가해 교사의 무조건 숨겨야한다 언사로 인해 끔찍했던 순간의 기억들을 7년간 없는 이라고 치부하며 자기 자신을 세뇌해야 했었다고.

더불어 m여중의 강압적인 분위기는 족쇄마냥 그녀의 목을 더욱 고통스럽게 조여오는 데에 일조했다. 오래된 전통과 독보적인 교육열을 통한 학부모들의 신뢰, 선호도를 앞세운 M여중에서는 교사가 마치 신과 같은 존재다라고 학생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졸업생은 “1학년이 되면 교무실 문을 열고 명씩 인사하며 들어가는 교육을 반복적으로 받는다. 겨울이더라도 겉옷을 벗고 마이 단추를 전부 잠근 허공에 인사하게끔 세뇌시켰다. 인사하는 행위를 교육시킴으로써 무의식중에 공경심을 강요하는 것이 마치 교사와 학생간의 상하관계를 강조하는 것만 같아 불쾌했다 밝혔으며,  학생회 임원들은 출근하는 선생님의 가방을 받아 교무실 자리에 가져둬야한다. 선생님은 자신이 바쁘다는 이유로 학생에게 본인이 먹은 식판을 치울 것을 강요했으며 밤이 깜깜해질 때까지 일을 하다가 집에 가는 날들이 많았다라는 최어진 양의 폭로까지, 재학생 졸업생이 이야기하는 m여중의 학생인권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그리고 바로 점이 대한민국을 강타한 미투운동 근간, ‘위계에 의한 폭력성 대변하며 최어진 양이 침묵할 밖에 없었던 이유에 일차적 기반을 제공한다.

태어나 가족이라는 사회의 가장 작은 공동체 단위를 만난 ,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보내게 되는 학교라는 사회. 학교는 교육하는 자와 교육받는 자의 위계가 확실하면서도, ‘선생님 대한 존중과 순종의 문제는 권력관계를 떠나 예의와 예절의 범주 아래 해석되기에 교내 권력의 위계는 갑을의 형태가 아닌, 여타의 사회 공동체들과는 달리 조금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이를테면 교육기관으로서 학생들의 교육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는 데에 더불어 성인인 교사와 미성숙한 미성년자가 공존하며 만들어가는 공동체인만큼, 교사는 본인에게 주어진 권력이 학생들을 어떠한 방법으로도 착취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교육자로서의 권위를 위해 주어진 나침반과 같은 것임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권력 단순히 갑을의 맥락에서 이해한 교사가 학생들을 대하기 시작하면, 학생은 교사와의 수직적 이해선상에서 자연스레 하위를 차지하게 됨에 따라 교사와의 관계에서 배움을 얻어 가기보다 착취의 형태로 순종하게 되는 오류가 초래된다. 더불어, 이같은 오류와 학교가 가진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구조적 특징이 결합된다면 교사와 학생간의 잘못된 이해관계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일련의 사건들 부작용을 바로잡을 기회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 발생한 일을 울타리 밖으로 나가지 않게끔 쉬쉬하며 입막음 하는 것은 이미 학생보다 우위를 선점해 놓은 교사에게 너무나도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m여중은 너무나도 정석적인 후자의 모습을 보인다. 명이 아닌 여러 명의 학생들이 비슷한 피해사실을 보고하였음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책망하는 듯한 부적절한 대응방식은 m여중에 잔존하는 잘못된 위계 인식, 뿌리깊은 적폐를 청산함으로써 진보하지않으려는 고지식함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따라서 m여중은 사건의 다른 가해자, 최어진 양의 지난 7년을 눈물로 번지게 교사의 공범이다.


#With you,  용기 그대와 함께 

솔직히 저는 지금 많이 힘이 듭니다. 사실을 말하기 전까지의 시간이 스쳐 지나갑니다. 8 동안의 시간은 떠올리기도 끔찍해 것도 없고, 사실을 폭로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몸이 먼저 반응했던 같아요. 오ㅇㅇ 선생님이 1 넘게 저에게 했던 행동에 대해 하려고 마음을 먹으니까 심장이 미친듯이 뒤었고 열이 났고 어지러웠고 하루종일 토했어요. 저는 우울이 너무 익숙해요. 선생님 저를 이런 고통 속에 살게 하세요?”

미투운동에 참여하는 여성들도 결국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강인한 , 용감하게 고발하며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발걸음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최어진 양이지만 그녀 역시 미투운동이라는 가면을 벗기고 후에는 당신이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여타의 대학생과 다를 바가 없는 하나의 인격체이다. 최어진 양이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는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들여다보면 종종 폭로하는 최어진 아닌 사람 최어진 모습을 찾아볼 있다.

필자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며 남이 입에 담기도 버거운 피해사실을 직접 본인의 입을 열어 사회에 내어놓는 여성들을 향해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무고죄를 거들먹거리며 부끄러운 손가락을 겨냥하는 몇몇의 사람들 때문이다.

실제로 얼마 이성친구와 미투운동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근데 여자가 꽃뱀일 수도 있잖아라는 말을 어떠한 표정의 변화도 없이 내뱉는 혐오스러운 언행을 마주한 적이 있었다. 친구는 수직적 권력관계에 있어 위계로부터 오는 얼마나 무섭게 아랫사람을 찍어 내릴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화가 났고 실망스러웠으며, 필자의 주변에 이미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남성이 있다는 사실이 통탄스러웠다.

고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여성들의 인생은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다.  미투운동을 젠더폭력 시각에서 철저히 배제한 권력구조에 의한 폭력이라는 맥락에서만 해석하더라도 여성이 본인의 목소리를 시간이 흐른 뒤의 피해사실을 고백한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한다. 권력에 대한 정면돌파, 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아무 것도 아닌 마냥 치부해버린다면, 피해자는 도대체 얼마나 강해져야 한단 말인가?

미투운동은 대한민국을 변화의 급물살에 올려놓았다. 피해사실을 안은 고통과의 외로운 싸움을 지속해 이들. 오래간 우리 사회 근간에 뿌리 박혀있던 권력관계에 의한 폭력이라는 적폐에 맞서고자 한다면 이들의 싸움이 이상 외로워서는 안된다.

#WithYou, 당신과 함께. 이상 혼자 강해지려 애쓰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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