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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인류의 5%만 알고 있는 진실: 지구야 미안해

아낌없이 주는 부모님의 사랑에도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 철부지 아이처럼, 인간은 대자연 앞에 한 없이 이기적이고 철 없는 아이가 되곤 한다. 단 하나 뿐인 지구의 먼 훗날을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남용당한 자연은 이제 도리어 우리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

태평양 쓰레기 섬에 대해서 들어 보았는가? 위성에서도 찍히지 않고 지도 상에도 나타나 있지 않지만 전 세계 해양에 떠다니는 거대 쓰레기 섬은 알려진 것만 5개이고 규모 또한 우리 상상을 초월한다. 그 중에서도 소위 ‘태평양 대쓰레기장’ 이라 불리는 이 섬은 하와이 북동쪽 1,60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고 남한 면적의 14배 (140만㎢) 에 달하는, 가히 제 7의 대륙이라 불릴 만한 규모를 자랑한다. 2001년 해양학자 조사에 따르면 이 해역에는 ㎢당 33만5000점의 쓰레기 조각들이 분포하고 있었다고 하니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그 보다 더 악화됐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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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쓰레기 섬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찰스 무어라는 환경 운동가다. 그는 199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하와이까지 태평양을 횡단하는 항해 경기에 참가해 알루미늄 쌍동선을 몰고 가다가 하와이 호놀룰루 근처에서 쓰레기로 이루어진 신대륙과 맞닥뜨렸다. 그는 그 곳을 플라스틱 컵과 병뚜껑, 고기잡이 그물과 낚싯줄 등 온 세계에 있는 쓰레기들이 다 모여있는 ‘태평양 대 쓰레기장(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라고 정의했다. 이 곳은 1년 내내 적도의 더운 공기가 고기압을 이루면서 서서히 소용돌이 치며 바람을 빨아 들이기만 하고 내보내지 않아 배들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고기압 아래에서는 해수면이 시계방향으로 느리게 돌아가며 소용돌이를 그리고, 환태평양 지대를 흐르는 바닷물의 절반은 해류를 따라 이곳으로 오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해류가 급격히 느려지며 쓰레기들이 모이게 된다.

해양학자들의 조사 결과 쓰레기 더미를 이루는 플라스틱 조각들은 해풍과 자외선 등에 의해 대부분 쌀알 크기로 잘게 부숴져 떠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섬이라고 해서 사람이 발을 딛을 수 있게 딱딱한 물질로 굳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야 말로 물에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 더미라고 보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태평양 쓰레기섬을 이루는 물질의 대부분이 바닷가와 인근 해안에서, 나머지는 항해 하는 배에서 발생 하는 쓰레기라고 보고 있다. 3천명 이상의 승객이 탄 대형 크루즈 선박이 매주 8톤 이상의 쓰레기를 배출한다고 하니 실로 양이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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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창조한 가장 큰 인공물인 태평양 쓰레기 섬은 천천히 움직이면서 바다 생물들을 희생시킨다.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은 플라스틱 때문에 매년 100만 마리가 넘는 바다 새와 10만 마리가 넘는 해양 포유류가 사망한다고 보고 하고 있는 걸 보니 인간들에 의한 바다 쓰레기가 얼마나 자연에 해를 끼치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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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실은 수거처리가 불가능 할 정도의 엄청난 양이라 근본적으로 해결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한 해 약 900억 킬로그램 이상이 생산되며 10%가 바다로 유입되며 그 중 70%는 가라앉고 30%는 바다 위를 유령처럼 떠다니고 있다고 한다. 이에 찰스 무어는"지구의 25%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 변기가 되는 셈이다." 라는 말을 하며 폐플라스틱 처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더 안타까운 소식은 한 달 전 일본 대재앙 쓰나미 사태로 인해 이 바다 쓰레기 양은 더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 ABC방송은 쓰나미가 만들어 낸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해류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2년 후에 미 서부 지역에 도달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쓰레기 더미에는 20여만 채의 파괴된 건물 잔해 뿐 아니라 1만4000여 명에 달하는 실종자 시신의 일부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쓰레기섬의 처리 방안으로 바다에 버려진 50g 페트병 4개정도로 200g의 티셔츠 한장을 만들수있고 버려진 어망으로 등산복을 만드는 등 쓰레기 재활용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재활용을 해서 얻는 수익 보다 쓰레기 수거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쓰레기섬의 위치가 공해상이기 때문에 선뜻 어느 나라가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가 자연을 파괴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받는 것만 알고 주는 것은 알지 못하는 어리고 철없는 아이의 모습이 아닌 베풀며 사랑할 줄 아는 성숙한 태도로 자연을 대해야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일은 개인의 생활에서 작고 사소한 것부터 실천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하는게 오늘 필자의 작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