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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

 

 

 

반려견 100만 시대, 얼마 전 한국의 뉴스매체에 보도된 우리나라 반려견 인구이다. 과거 애완견으로 불리던 개가 삶의 동반자인 반려견이 된 것은 동물을 부수적인 존재가 아닌 동반자로서의 존재로 여기면서부터다. 또한, 개뿐만 아니라 이젠 고양이까지도 반려묘로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만 놓고 보자면 다른 동물들에 비해 월등히 힘이 세다던가 외부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능력은 딱히 없다. 즉 야생 세계에서 인간은 그저 나약한 약자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인간은 진화하였고 다른 동물들은 가지지 못한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도구를 이용하여 다른 동물들을 사육하고 방목하며 자연계에서 가장 최상위층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인간은 단순히 동물들을 단순히 노동이나 식용 목적으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들을 이용하고 응용한다. 이렇게 동물들이 우리의 삶에 큰 부분이 되면서 동물과 인간 사이에서는 생명에 대한 논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과연 인간이 다른 동물들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한이 있는지 그리고 만약 그런 권한이 있다면 어디까지 인간이 그들의 생명에 개입할 수 있는지, 우리는 항상 이 문제에 대해 논쟁을 벌여왔다.

 

 

1996년 복제 양 돌리의 탄생, 최초의 복제 개 스누피 등 생명 복제시대의 탄생을 두고 많은 사람은 이것을 인류사의 혁명적 사건이라고 칭하는 동시에 일각에서는 동물권 보호와 생명권을 두고 반대운동이 일었다. 결국, 과학을 통한 인류의 발전은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주었지만, 동물의 생명을 경시하는 인식을 낳았다. 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 두 존재의 생명에 대한 우월성과 동등성의 논쟁, 이제 인류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작년 12월 말 인천공항에서의 한 사건은 사회적 이슈를 일으켰다. 당시, 항공사 직원의 실수로 케이지가 열려 강아지가 활주로에 뛰어들었고 인천공항에서는 포획에 실패하여 끝내 강아지를 사살한 사건이다. 사람의 실수로 비롯된 비극적인 사건과 인천공항의 미숙한 대처법을 두고 많은 비난의 말들이 있었다. 그러나 인천공항의 규정에 따르면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가장 먼저 그물로 포획을 시도하고 안 되면 공기총을 쏘고, 이마저도 실패하면 마지막 방법으로 사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는 15분 동안 강아지를 포획하려 시도하였고 결국엔 실패하여 사살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사실 인천공항 측에서는 1분 1초에 따라 탑승객 수백 수천 명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공항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강아지 한 마리의 생명을 희생시킴으로써 대형사고로 충분히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을 방지하는 것은 당연한 대처일 것이다. 강아지의 죽음은 안타까운 사고이지만 강아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위험에 빠지는 상황만은 모면했어야 했기 때문에 인천공항의 결정도 이해가 가는 바이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대처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천공항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발생하였다. 하네다공항에 착륙한 항공기에서 화물칸의 컨테이너 이송 중 케이지 문이 열려 애완견이 탈출하여 활주로 중 하나를 임시 폐쇄하였다. 공항 직원들은 개를 쫓은 지 1시간 30분 만에 잡았고 비행기 운항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강아지의 주인을 직접 활주로로 불러내 30분 만에 강아지를 무사히 활주로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었다. 비슷한 사건을 두고 한국은 일본과 미국의 대응에 많은 차이점을 두고 있다. 한국은 15분, 미국은 30분, 일본은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을 들였고, 미국과 일본은 구출, 한국은 사살이라는 결과를 냈다. 비슷한 사례를 두고 한국과 두 나라의 결과 차이는 동물 생명에 대한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은 규정이라는 이유로 15분 만에 강아지를 사살하였고 나머지 두 국가는 끝까지 강아지를 구출하는 방향으로 대응했으니 말이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이 동시에 위협받는 상황이었다면 당연히 인간의 생명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사례들을 비추어 볼 때 과연 강아지를 사살할 만큼 긴급한 상황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사살은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인질극이 벌어질 때도 경찰은 끝까지 인질범을 설득하고 회유하며 최대한 생명을 살리는 쪽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이번 사건도 강아지를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쉽게 사살할 수 있었을까?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의 대처를 볼 때 인천공항 강아지 사살 사건은 인천공항 측의 과잉 대응이었다고 생각한다. 강아지 사살 후 인천공항 측에서는 강아지 주인에게 30만 원의 위로금을 주었는데 이 30만 원 역시 우리나라가 동물 생명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수준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번 인천공항 강아지 사살사건 외에도 우리나라의 동물 생명에 대한 인식수준을 보여주는 사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개 농장' 사건이다. SBS TV 프로그램 '동물농장'에서 방영하여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개 농장 사건은 우리가 동물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인위적으로 교배하여 생명을 낳게 하고 다시 그 생명을 돈을 받고 파는 행위는 동물의 생명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몸 하나 겨우 들어갈 만한 케이지 안에 개들을 가두어 놓고 강제적으로 새끼를 낳게 하는 것은 마치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이런 행위들이 만연해 있었고 이것이 문제가 되는 행위라는 인식도 부족하였다. 뒤늦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처벌하려고 해도 관련 법도 부족한 상태이며, 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약한 처벌만 받을 뿐이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이 동등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이 동시에 위협받는 순간이 온다면 당연히 인간은 인간의 생명부터 지키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생명이 절대적으로 동물의 생명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과학을 통해 자연의 섭리에 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간은 대자연 속에서 조그마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지구가 멸망하는 그 순간까지 인류는 다른 동물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한다. 어찌 보면 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 이 둘 사이의 생명의 우위를 결정하는 것은 멍청한 짓일 것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할 때 지켜야 하는 3R 원칙이 있다. Reduction, 가능한 한 적은 수의 동물을 이용한다. Replacement, 실험을 시작하기 전 대체 가능한 방법이 없는지 모색해야 한다. Refinement, 실험 진행 중에는 동물이 고통을 받지 않고 동물의 복지를 향상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동물 실험을 해야 한다. 동물을 존중하는 태도는 실험에서만 적용돼야 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우리 인식 속에 깊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인간이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생각을 우리 마음에 내재하고 실천한다면 지금보다 더 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출처:

[1]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5929297&memberNo=29949587&vType=VERTICAL

[2] http://s.wsj.net/public/resources/images/AM-BA482_JAIRSL_G_20130930125906.jpg

[3] http://i.huffpost.com/gen/4365522/thumbs/o-SAM-MENDES-570.jpg?2

[4] http://cfs4.tistory.com/upload_control/download.blog?fhandle=YmxvZzkxMzQ4GZzNC50axN0b3J5LmNvbTovYXR0YWNoLzlvMTMwMDAwMDAwMjE3LmpwZw%3D%3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