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DITORIAL/정보 :: Information

삶의 길 모퉁이에 한번씩 응시해야 할 나눔의 기쁨

비록 사무엘 헌팅턴의 말대로 역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냉전 이후 미국은 슈퍼파워로 군림하며 국제관계에서 단극체계를 형성하였다. 그러나 과연 이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은 다양한 인종 - 백인, 흑인, 아시안, 히스패닉 - 들이 함께 사는 위대한 미국 "Great America"일까? 나라 이름 그대로 "United" States of America일까? 그들이 신봉하는 이 국가적 위대함 속에서 묻혀지고, 잊혀져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미국 원주민들이다 (Native Americans). 이들한테 주어진 또 다른 이름, American Indian은 크리스토퍼 컬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때, 미국이 인도인 줄 알고 붙여준 이름이다. 콜럼버스가 미국 땅을 밟기 훨씬 전부터 이들은 이 땅에서 살아왔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미국 땅의 주인들은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잊혀져가는 것도 부족해서 이들은 자신들의 땅에서조차 당연한 권리와 자유를 포기 한 채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http://www.flickr.com/photos/hipc/5261880395/


북 아리조나 (north Arizona)와 남동쪽 유타 (southeastern Utah) 그리고 북서쪽 뉴 멕시코 (northwestern New Mexico) 주들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나바호 국가(Navajo Nation)는 강제적으로 미국 원주민들이 지배하는 지역이다. 71,000 km2를 차지하는 이 광활한 면적은 미국에서 미국 원주민들에게 관할권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주어진 지역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 땅의 완전한 권리를 찾은 것은 2009년 베넷 프리즈 (Bennett Freeze)부터이다. 1966년 호피 부족이 1.8 백만 에이커 가량의 땅을 나바호-호피 땅 분쟁에서 법적으로 찾기 위해 시작된 베넷 프리즈는 거의 강제적으로 미국 원주민들에게 주어진 상황이 되어버렸다. BIA의 이사 로벗 베넷 (Robert Bennett)이 주도한 이 베넷 프리즈 지역에선 "freeze" 라는 수식어에 맞게 2009년까지 그 지역에서의 삶이나 환경 개선을 위한 일체의 활동들은 모두 "freeze", 즉 정지 되었다. 이로인해 그 지역에 사는 8,000명들의 나바호인들은 집을 신축하는 일에서부터 기존에 살고 있는 집 개축, 길, 전기, 수돗물 시설을 개선하는 일을 포함, 모든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활동들이 금지 되었다. 호피 부족이 취한 법적 고소로 시작된 베넷 프리즈는 무려 40년간 이들을 방치했고, 1990년부터 그들의 각박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분쟁이 끝나 1.5 백만 에이커의 땅이 나바호인들에게 돌아왔지만 이 기간동안 이 지역에 살았던 많은 나바호인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땅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살아왔던 집과 환경, 문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버리는 선택들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지역을 끝까지 지킨 나바호인들에게는 많은 시련과 고통이 주어졌다. 그들의 74%는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적절한 쉼터 조차 없고 80%는 수돗물조차 공급 받지 못하고 있으며 97%는 전기마저 공급 받지 못하는 처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들은 냉전 때 시작된 광산활동으로 인해 우라늄 (uranium)과 석탄으로 오염된 깨끗하지 못한 물을 수십년 간 모르고 섭취한 결과, 많은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http://www.navajotimes.com/news/

그래도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 타개하고자 하는 크고 작은 단체들 덕분에 이들은 조금씩 도움을 받고 있다. 유씨 버클리에서도 진행 되고 있는 Project Pueblo라는 단체는 현지 학생들을 중심으로 삼백 여명의 학생들이 총 열다섯번의 봉사활동 여행을 하였다. 일년에 네번에서 여섯번의 봉사활동 여행을 계획하고 그때마다 열다섯명에서 여든명의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하러 길을 나선다. 버클리 캠퍼스 뿐만 아니라 La Sierra University, UCLA, Pacific Union College 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모금활동이나 기부로 십시일반 모아진 금액은 $15,000 웃돌며 모아진 기금은 전액 나바호인들의 주택공사와 깨끗한 물공급, 기타 인프라 유지를 위한 활동에 쓰여지고 있다. 이들의 미션은 사회적 냉담함과 무관심을 행동주의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를 사람들에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베넷 프리즈로 인해 고통받았던, 그리고 많은 시련을 지금까지 겪고 있는 나바호 국가와 나바호인들을 조금이나마 돕기 위한 기회이다. Project Pueblo의 비젼은 이와 같이 우리들이 당연시 여기는 기본적인 삶을 살아 갈 수 있고, 삶의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환경적, 교육적, 경제적 혜택과 정의와 권리를 찾아주는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들을 설립하는 것이다.

물론 이 글의 Project Pueblo는 하나의 예일뿐이며 더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하거나 반대로 이름 없는 천사들 역시 많을 것이다. 자기 일 하며 살아가기에도 바쁜 요즘 세상, 일상에 치여서 자신도 모르게 놓치는 일들이 참 많다. 우리가 정한 행복의 기준에 얽매여 우리 삶의 본질조차 돌아볼 수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남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 하지만 때로는 모든 것을 중단하고 우리 주위에 작은 도움이나마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조금씩 모인다면 그들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삶의 초석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봉사라는 것은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황금같은 시간을 뺏는 것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에게 돌아오고 얻는 것은 더 많을 것이다. 그들을 통해 우리 삶을 한 번 더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인생은 홀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아니다. 함께 살기 위해 존재하는 우리 지구이다. 함께 나아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만드는 것에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일조한다면 더 의미있고 가치 있는 여러분의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며 이 글을 마친다.

http://forgottennavajopeople.org/blog/1152011-gallup-independent-article-a-future-envisioned-california-students-continue-bennett-freeze-work/

※ Project Pueblo 봄학기 봉사활동 여행과 모금활동에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Project Pueblo 웹사이트: http://www.projectpueblo.org/
현재 진행중인 물 공급 개선 프로젝트 웹사이트: http://www.razoo.com/story/Projectpueblo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