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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정보 :: Information

국제학생으로 미국에서 인턴 하기

국제학생으로 미국에서 인턴 하기
Experiencing an Internship in US as an International Student

졸업 후 미국에서 일을 하는것이 적성에 맞을지, 한국에 돌아가서 일 하는 것이 적성에 맞을지 여러 유학생들이 고민한다. (출처: http://hoklife.com/wp-content/uploads/2009/02/office-1.jpg)

버클리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다들 여러 알찬 생활을 보냅니다. 일자리를 찾으시는 선배님들, 혹은 과외를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계절학기를 듣거나 다음학기를 위해서 재충전을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저는 1학년을 마치는 여름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달 동안 인턴을 했는데요, 아무래도 저희가 공부도 공부지만 영원히 학생일수는 없기 때문에 미리 관심분야에 대해 실제 경험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에 가듯이 직장생활은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에 있는데요, 대학 입시를 고등학교 때 준비하듯 취업 준비 또한 대학에서 재학 중일 때 공부와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배우는 내용과 주변에서 듣는 직장생활은 내 관심분야의 범위를 정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되지만 직접 일을 배우고 직장 동료들과 지내면서 하루 일과를 되풀이 하다 보면 단순히 상상하던 일과는 상당한 괴리감을 느끼는 일이 많거든요. 학교에서 암기하고 풀던 문제들과는 다른 직장만의 규칙과 숙제가 있습니다. 물론 인턴십이 이런 괴리감을 완전히 좁힐 수도 없고 목표하는 일에 근접하지 않은 경험인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CFO가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에게 인턴십으로 그런 자리를 선뜻 줄 회사는 없으니까요. 오히려 박봉에 이름 모를 회사를 위해서 잡일 할 시간 동안 공부를 더 해서 학문적 실력을 쌓고 높은 GPA를 받는 게 더 현명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재학 기간 동안 무조건 인턴십 기회를 만들어서 직장 경험을 가져 보는 것이 구체적인 진로설정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에서는 우선 국제학생으로서 학교에서 인턴십 하가 받는 과정과 짧지만 두 달 동안의 인턴십을 통해 제가 생각한 인턴십을 자기계발의 지침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나열하겠습니다. 

1. Getting approval
F-1 비자를 가지고 있는 유학생들은 여름 인턴십을 하기 위해서 Curricular Practical Training (CPT)라는 과정을 마쳐야 미국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또한 급여를 받는다면 Social Securiity Number(SSN)을 만드셔야 합니다. CPT form 같은 경우 International Office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다운을 받으시거나 직접 찾아가셔서 가져오시면 됩니다. ("유학생 취업, 어떻게 하나"라는 글에도 언급돼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에나 CPT 양식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나와있지 않습니다. (International Office 카운터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잘 모릅니다. 꼭 international officer 과 상의하시기를!) 저도 그래서 CPT 허가를 받는 데에만 거의 한 달이 걸렸어요… 우선은 양식을 작성하기 전에 확실히 고용주에게 고용 확답을 받은 상태이어야 합니다. 일주일에 몇 시간을 일하는지, 그리고 인턴 기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될 것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그 후가 가장 어려운데, 전공과목 교수님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도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황당했는데요, 전공 관련 교수님과 유닛 수, 수업 이름, 수업 내용과 Pass/no Pass 기준까지 정해서 여름 계절학기 클래스를 만드시는 거에요. 학교에서 국제학생들에게 인턴십은 하나의 수업 형태를 띠도록 만들어놓았습니다.

하지만 1학년들은 여기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데요, 1학년 때에는 전공이 없습니다. 특히 저는 pre-business 였기 때문에 듣고 있던 경영학 교수님께 찾아가 부탁을 드렸지만 Haas 교수들은 경영학 전공 학생이 아니면 수업을 만들어 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일하려던 회사는 의료계열 이었기 때문에 다행히 생물/환경 쪽의 교수님과 함께 수업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2,3,4 학년 분들은 졸업을 위해서 꼭 해야 하는 인턴십의 경우 보다 쉽게 허가를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수업을 만들고 CCN을 받아 신청을 한 후, 그 telebears에 나와있는 enrollment status 전체를 인쇄하고 CPT form 과 함께 붙이세요. 마지막으로 전공 과목의 advisor에게 가서 recommendation을 받으셔야 합니다. (1학년 분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school advisor를 찾아가세요. i.e. L&S advisor) 그러고 나면 양식이 완성이 됩니다. 완성된 양식을 International office에 가져가면 드디어 2,3일 후에 인턴 허가가 난 새로운 I-20를 받게 됩니다. 보시다시피 굉장히 복잡한 절차입니다. 이 절차 때문에 미국 인턴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인턴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International Office는 유학생들을 위한 기관이라기보다는 유학생들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기관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역시 졸업 후에 미국에서 일 하는 것이 적성에 맞을지,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을지 알아보려면 결국에는 미국 인턴 경험도 복잡하지만 해 보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글 읽으시는 분들은 꼭 CPT 쉽게 작성하시기 바래요!

(Social Security Number 의 경우는 복잡하지 않고, International Office 웹사이트에 자세히 나와있게 때문에 설명을 생략합니다.)

2. Personalize Yourself With Your Employer
자기계발을 위한 인턴의 첫 걸음은 역시 다른 일들이 그러듯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에서 시작합니다. 많은 분들이 “인턴을 어떻게 잡는가” 에 대해서 궁금해 하실 텐데요, 그 해답도 여기에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학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에서 기업가와의 인터뷰를 하고 에세이를 써야 하는 숙제가 있었습니다. 결국 가까운 센프란시스코에 있는 기업들을 조사하던 중 버클리 학부를 졸업하시고 하버드 의대와 옥스포드에서 의사 학위를 받으신 CEO에게 연락해 인터뷰를 하게 되었죠. 인터뷰 도중 좋은 인상을 받으셨던지 그 CEO께서 여름 인턴십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확정 된 것이 아니라서 그 후에는 휴일에 그 회사 변호사의 홈파티에 가는 등 회사 사람들과 친해 지려고 노력을 했고, 결국 그 회사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하면서 옛날과 지금의 버클리라는 화재에 대해 이야기 했던 것도 대화가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었던 요소였다고 생각해요. 회사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지속적으로 사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이 뜻하지 않은 (혹은 뜻한)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Demand a Project and Manage Your Work
인턴은 고됩니다. 각종 잡일을 담당 하는 게 대부분이고, 보통 중요한 일은 선뜻 맡기지 않습니다. 특히 1학년 학생들에게는 복잡한 일을 시키고 싶어도 깊은 전문지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이럴 때 학생들은 두 부류로 나뉘어 집니다. 첫 번째 부류는 단지 회사에서 시키는 잡일만 하면서 인턴 기간을 채우는 학생들입니다. 보통 인턴을 레쥬메에 한 줄 적기 위해, 혹은 단지 여름 동안 계절 학기는 듣기 싫고 다른 할 것이 없어서 하는 경우, 즉 의욕이 없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부류는 스스로가 할 일을 찾는 학생들입니다. 회사에도 도움이 되고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고용주에게 허가 받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회사가 중국, 한국, 싱가폴 등 아시아 시장과 합작투자기업을 설립할지 말지를 고민한다는 말을 듣고, 거기에 대한 case study presentation을 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한 달 동안 이 프로젝트 리서치를 accounting team assistant 와 병행하였고, 결국 마지막 날 executive members 앞에서 한 시간 동안 발표 해 좋은 결과를 얻어 인턴을 한 달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조사하고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지만 제 노력이 회사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또 그 와중에 회계사들이 와서 다른 작은 프로젝트들도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명확히 하고 싶은 세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일과 공부가 별개라는 생각을 지우는 것입니다. 일을 하는 것도 결국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러 지식을 넓혀주는 공부의 연장선이라는 것이죠. 저도 잘 몰랐던 의학계 합작투자기업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프로젝트를 완수 하기 위해 학교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고, 타 학교의 비즈니스 case study를 유료로 이용하기도 하면서 몰랐던 지식들을 배웠습니다. 두 번째는, 결국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나중에 이력서에 쓸 때도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수업을 듣든 일을 하든 그 내용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요. 세 번째는, 일의 양을 스스로 조절 하라는 것입니다. 잡일의 양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할 때가 많고, 정시에 퇴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프로젝트 리서치와 추가된 다른 일까지 해야 하는 경우 너무 일이 많아져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하고 녹초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일의 양을 조절하는 것도 일을 하면서 배우는 요령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양이 많다고 생각할 경우 과감하게 그 일이 끝나기 전까지 일을 못 받는다고 말 하세요. 무조건 일을 준다고 받고 다 못해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순차적으로 일을 처리 할 수 있습니다.

4. Size of Company
많은 학생들이 어디서 인턴을 할지 결정할 때 회사의 규모와 명성을 따집니다. 보통은 아주 유명하고 큰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회사들에서 인턴을 하는 것의 장점은 훗날 이력서에 기입했을 때 회사의 규모와 그 곳에서 일 했던 사람의 능력을 비례해서 본다는 것입니다. 능력에 따라 주는 월급이 중소기업보다 높고,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서 일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지요. 하지만 같은 이유로 경쟁력이 굉장히 높을 것이고, 뽑는 기준도 까다로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저학년 때는 들어가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또 대기업에서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다른 부서의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기 힘들기도 합니다. 보통 자기 부서에서 맡은 일만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소규모 회사들의 경우에는 다른 부서의 일을 배울 가능성도 많아집니다. 이력서에 썼을 때 대기업보다 주목을 덜 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회사 이름보다는 어떤 일을 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요구하기도 훨씬 수월합니다. 중소기업들 중에서는 대기업보다 오히려 훨씬 능력 있는 소수를 채용하고 있는 회사들도 많습니다. 물론 돈은 대기업보다 훨씬 적게 받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돈 때문에 인턴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급여에는 집착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돈 보다는 일을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 일이 어떻게 회사와 내 발전에 기여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스스로에게 하는 더 나은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취향이 있겠지만, 저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으로 인턴으로 들어가서 좀 더 유연하고 일을 많이 배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상이 제가 생각한 인턴십 자기계발의 지침으로 활용하기 입니다. 유학생들이 현지 학생들보다 취업 기회나 인턴 기회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혀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인턴십 허가 받기 절차, 처음 회사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개인적인 프로젝트, 회사의 규모 등을 고려하셔서 모두 회사와 자신 둘 다에게 가장 잘 맞는 인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