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http://ask.nate.com/qna/view.html?n=11720959
세계의 많은 유명한 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혈액형과 성격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혈액형 심리학은 동양 특유의 문화인 것일까? 요즘 세간에 많이 드러나는 주제는 아니지만, 일본과 한국에서는 A, B, O, AB, 네 가지 혈액형 유형으로 자신, 그리고 타인의 성격, 인격과 도덕까지 판단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에이~ 혈액형 심리학? 재미로 해 보는 거지!" 웃으며 하는 이야기가 무색하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섣불리 남을 판단하게 되 버리는 혈액형 심리학. 과연 이 작은 재미와 호기심이 알게 모르게 개인들의 사고방식에 어떠한 잠재적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봤을까?
"혈액"이란 무엇인가? 적혈구 표면에 단백질, 당단백질 그리고 당지질의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혈액의 간략한 의학적 정의라고 말 할 수 있다. 실제로 인간의 혈액형을 공부하는 것을 혈액학'hematology'이라고 칭한다. 염색체를 연구하는 만큼 혈액형을 연구 하는 것 또한 아주 흥미로운 분야라고 한다. 흔히 우리가 아는 혈액형의 지식은 ABO 시스템이다. O형들은 누구에게나 헌혈 할 수 있으며 그 반대로 AB형들은 AB형들에게만 헌혈하고, 모든 혈액에게서 수혈 가능하다. 또 A형은 B형들에게는 헌혈 할 수 없으며 그 반대로도 적용 된다. 그렇다면 AB형과 O형은 A+A, A+B 또는 B+B의 조합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A형과 B형, 이 두 가지 혈액형은 모든 혈액형의 기초가 되는 혈액형이다. 즉, O형이 인간의 원조 혈액형이라는 현존하는 이론은 무효화 된다. 더불어 원인들'ape-man'도 O형이 거의 없거나 AB형은 아예 존재 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A형과 B형이 우리 혈액형의 본래 혈액형이라고 할 수 있다. O형과 AB형은 결국 A형과 B형의 조합일 뿐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네 가지 혈액형들이 개인의 성향을 선천적으로 정한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이다.
사진출처: http://lemonmk.tistory.com/86
위의 그림을 보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적어도 A형이면 “그래서 트리플A 왕소심이구나?”, B형이면 “그래서 나쁜 남자였어?”, O형이면 “그래서 성격이 둥글둥글 좋았구나?” 그리고 AB형이면 “그래서 정신이 항상 안드로메다?”라는 말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그래서”는 도대체 어떠한 근거로부터 나오는 “그래서”일까? “B형 남자친구”라는 영화가 나왔을때 B형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렇지 않은데 오해 받은 남자들도 꽤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A 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소심하다는 편견 속에 자신의 가능성을 묻어버리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는 이러한 생물학적 혈액형의 차이를 아무런 통계적 그리고 학술적 근거도 없이 그 사람의 성격을 강하게 확정 짓는 상징적 정보로 여기고 있다. 더 나아가자면 이러한 혈액형 성격론 또는 심리학이 “혈액형교” 그리고 “사이비과학”으로서 한국의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규범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goldmund1222/150090000877
혈액형 심리학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예가 있다. 페루 인디언의 100%는 A형 부류로 분류 되어 있고 우리나라 혈액형 통계로는 O형이 28%, A형이 32%, B형이 30% 그리고 AB형이 10%이다. 그렇다면 페루 인디언은 다 소심한 성격을 가졌다는 말인가? 그리고 대한민국의 10%는 정신적으로 모자라거나 천재들인가?
혈액형 별로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일본의 어떠한 보육원을 예로 드는 일이 종종 있다. 일본에서는 혈액형에 따라 반을 분리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육원이 있어 한동안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혈액형에 따라 아이들이 다르게 노는 모습들이 포착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뒤에 숨겨진 진실 또는 함정은 그 보육원에서는 혈액형의 성격을 잘 살릴 수 있도록 교육을 한 결과가 바로 그러한 현상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혈액형 별로 성격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통념이 그러한 차이를 형성하고 있다.
필자 또한 혈액형에 예민한 대한민국 여성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필자는 AB형이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 제일 친했던 친구들도 어쩌다 보니 다 같은 혈액형들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AB형들과는 잘 맞는다고 판단해버리는 경향이 있었고 같은 혈액형인 친구들을 보면 이유없이 더 친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저 우연의 일치 아니었을까? 대학에 와서 보니 주위 가까운 친구들이 B형인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한 가지 재밌는 이야기를 하자면, 필자는 병원에서 어렸을 때 A형이라고 말해주는 바람에 고등학교 때까지 A형이라고 생각하고 살아 왔다. 말수도 적은 편이라 필자 스스로가 전형적인 A형의 소심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AB형이라고 알고난 후부터는 내게서 AB형들만의 특징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상하고도 신기한 현상 아닌가? 우리는 서로에게 혈액형을 묻는다. 대답을 듣고 잠시 생각을 한다. 자신과는 "맞지 않다," 혹은 "아주 잘 맞는 성격이다,"하며 인간 관계를 접근해 본 적이 한번쯤은 다 있지 않은가?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 인간의 성격이 다르면 얼마나 더 다를수 있을까? 혈액형에 매도되어 혈액형 별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삼아 생겨난 이야기들이 선입견을 야기하는 요인이 되어 버린다.
혈액형뿐만 아니라 별자리, 운세, 사주, 타로 등의 미신들에 우리의 귀가 쫑긋하고 호기심이 발동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이 우리가 이런 것을 믿게 되는 이유들 중 하나는 바로 “바넘효과”(Barnum Effect) 때문이다. "바넘효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너무나도 보편적인 성향이나 심리적 특징을 개인들이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뜻하는 효과이다. 이러한 바넘효과로 인해,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보편적인 일반론적인 이야기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정보만 선별하여 보고, 듣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그 정보의 틀에 맞추어 그 정보가 진실이 되게 만들어 버린다.
만약 혈액형 성격론이 실존 한다면 우리 인생이 얼마나 편할까? 세상 모든 사람들의 색은 딱 이 네 가지 성격으로 분류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든 대인 관계에 있어서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구별하고 배제하고 나서 자신과 맞는 사람들과만 교제하면 아무런 곤란도 겪지 않아도 되고 마음의 상처 또한 입지 않아도 될 것 이니까. 심지어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투나 작은 것들까지 예상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과연 결과가 그럴까? 또한, 이렇게 편견과 선입견에 눈이 멀어버려 어떠한 부류를 만들기 시작하면 그것이야 말로 사회 내에서 또 하나의 차별을 만들어내고 또 하나의 소수자가 생겨나는 시작이 아닐까? 단순한 일상 속 혈액형 이야기로 시작되는 것이지만 이러한 작은 현상이 모이고 모여 크고 작은 변화 혹은 위험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혈액형 심리학이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는 점이다. 혈액형 별 쿠션, 궁합, 책, 운세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귀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선입견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준다는 점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사진출처: http://www.kirainet.com/english/bath-salts-for-different-blood-types/
혈액형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 하기 시작한 곳은 사실 유럽이다. 유럽에는 A형이 많고 동양에는 상대적으로 B,O,AB가 많다는 통계를 바탕으로 인종을 차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동양인으로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말 아닌가? 반면 그렇게 생각하는 우리가 우리 자신들을 분류하고 있지는 않은가? 미신이라면 무엇이던 적당히 믿고 웃고 넘기는 것이 좋다. 설령 어떠한 연관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성격을 좌지우지하는 원인이나 요인은 수만 가지이다. 우리 자신을 스스로 한계 속에 가두는 일이 없길 바라며 또한 타인을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분류하는 일도 없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다.
<자료출처>
http://ohyecloudy.com/lifelog/archives/381
http://www.bibliotecapleyades.net/ciencia/esp_ciencia_life24.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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