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트렌드 현상을 생각하면 나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 가지의 트렌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요즘 들어 페이스북만큼이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SNS인 인스타그램에서의 해시태그(hash tag) 사용이다. 사용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사진과 함께 사진의 캡션(caption) 또는 설명글에 해시태그를 포함하면 된다. 조금 더 쉽게 인스타그래머들의 해시태그 사용법과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인스타그래머들을 초급, 중급, 그리고 고급 레벨로 나누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초보 인스타그래머들은 주로 올리려는 사진과 연관된 해시태그만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내가 먹은 파스타 사진을 올리고 싶다면 '#파스타 #먹스타그램 #맛스타그램 #음식 #봉골레' 와 같이 간단한 해시태그와 함께 레스토랑의 위치나 이름까지 해시태그로 추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난 뒤 사진을 게시하면, 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퍼블릭(public)으로 설정되어 있는 한 나를 실제로 모르는 지구 반대편의 인스타그래머들까지 내 해시태그들을 타고 들어와 나의 사진에 하트를 눌러 'LIKE' 또는 '하트'의 갯수를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지만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인스타그래머들과 자연스레 연결이 될 수 있다. 물론 '#음식'이나 '#먹스타그램'과 같이 너무나도 광범위한 해시태그를 달면 나와 조금이라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인스타그래머들 이외에 아무나 나의 인스타그램 사진에 하트를 누르고 갈 수도 있다. 이런 복불복 방식으로 나의 사진을 보고 가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본인들의 계정에도 놀러 와 하트를 누르고 가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 경우가 많다. 이를 깨닫고 해시태그를 통한 의미 없는 소통을 꺼려하는 인스타그래머들은 비로소 중급 인스타그래머가 된다.
해시태그의 기능을 사용하는 것에 조금은 능숙함을 보이는 중급 인스타그래머들은 해시태그를 이용하여 본인이 원하는 유형의 사람들만 나의 사진에 관심을 갖게끔 하는 능력을 가진 인스타그램 유저들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은 파스타 사진이어도 '#봉골레 #파스타러버 #오일파스타 #이태원 #경리단길' 등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의 해시태그를 달면, 같은 해시태그를 달았거나 나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는 사람들의 범위가 훨씬 더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아무리 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퍼블릭이라 해도, 보다 자세하고 섬세한 해시태그를 이용한다면 그 해시태그를 타고 나의 사진을 보러 오는 다른 인스타그래머들과 조금은 더 가깝고 친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급 레벨의 해시태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스타그래머들은 도대체 어떤 유저들일까?
내가 생각하는 고급 레벨의 인스타그래머들은 바로 해시태그의 사용을 초급이나 중급 유저들보다 훨씬 더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즉, 해시태그를 이용하여 본인이 소중하게 여기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얼마나 개성 있게 살릴 수 있느냐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나의 인스타그램 사진들이 많은 하트의 개수를 얻고 관심을 받기 원한다면 그만큼 많고 광범위한 해시태그를 달 것이다. 반대로 내가 인스타그램을 오로지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만 공유하고 싶다면 해시태그를 단 한 개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엉뚱하거나 의미심장한 해시태그를 사용하여 밋밋한 사진에 재미를 더할 수도 있고, 무심코 찍어둔 사진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을 그야말로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고급 레벨의 수많은 인스타그래머들은 앞서 언급한 방법들을 포함한 가지각색의 방법으로 해시태그라는 재미있는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2]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은 몇 년 전부터 사용되어 온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인스타그램 유저들로부터 더욱더 사랑받으며 인기의 절정을 찍고 있다. 소위 말해 파워 블로거들은 물론 스타들까지 전부 네이버 블로그나 트위터에서 인스타그램으로 '갈아타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듯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의 성공 원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지금까지 이야기 한 기존의 SNS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해시태그의 다양한 사용방법이 있을 것이다. "#" 하나만으로 세계 방방곡곡에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과 자신의 일상생활의 한 조각을 공유하고 친분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인 일이지 않을까 싶다. 모바일 어플을 통해 실제로 만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기는 하나, 단 하루의 외로움을 달랠 수밖에 없는 부질없고 실속 없는 관계를 맺느니, “#”라는 작고 귀여운 기호를 통하여 운명처럼 만나 인스타그램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만이라도 실용적이고 부담 없는 관계로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인스타그래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쾌감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1] http://41.media.tumblr.com/ee5a448c2ad55365d26f5a648ee1ccf6/tumblr_nxupspwBy71slhhf0o1_1280.jpg
[2] http://sproutsocial.com/insights/wp-content/uploads/2012/11/Hashtag-pound-sign.jpg
'EDITORIAL > 정보 :: Inform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본고장 미국에서 한국 농구를 떠올리다 (0) | 2017.02.16 |
---|---|
뻔하지 않은 FUN한 해외여행 꿀팁 (8) | 2016.04.29 |
7 Good Ways To Waste College Youth (0) | 2015.05.06 |
기승전잠 (10) | 2014.10.16 |
The Wrong Cold Treatment (2) | 2014.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