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방금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어요. 아 이 여잔 내 마음을 못 받았구나.그동안 난 돌 던지듯 던졌구나 마음을. 내가 던진 마음에 맞아 이 여잔 아팠겠구나. 그래서 이 여잔 놓쳐야하는 여자구나. 그동안 미안했어요. 신사가 아니라서. 이건 진심이에요. 난 그저께보다 어제가, 어제보단 오늘이 제일 성숙하니까. 그러니 훈계는 그만하는 걸로. 당신이 원하는 모두의 평화엔 나의 평화도 포함돼 있을테니까." - 김도진 "신사의품격" 中
사진 출처: http://mlkangho.egloos.com/10916093
올 한 해 무더웠던 여름의 열기를 장미 향으로 중독시킨 화제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만인의 여성들이 꿈꾸고 갈망하는 유치찬란 하지만 진심 어린 프로포즈를 끝으로 막을 내렸지요.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의 환상은 백마 탄 왕자님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아주 비현실적이라고 여기는 분들도 있겠지만 환상은 환상으로 남겨 두는 것이 묘미잖아요. 대부분의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들은 그런 환상 속 이야기의 로망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그려서 여성들의 대리 만족감을 높여 주는 작품이 많았죠. 지금까지 다수의 한국 드라마들은 그렇게 이상적인 "사랑의 정의"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남녀를 불문하고 10대부터 50대까지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화려한 시청률로 순항한 "신사의 품격", 과연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신품"의 네 가지 인기 비결 중 첫 번째는 현실적인 이야기 구성이라고 합니다. 네 명의 주연 배우들이 모두 이상적인 현대 남성상을 그린다는 점이 현실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중년 사랑에서 흔히 나오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따른 갈등과 문제들은 실감나게 묘사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점점 결혼 적령기에 임박한 연령대의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현실성 있는 소재로 공감대를 산 멋진 드라마가 탄생한 것입니다.
두 번째 인기 비결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꽃중년 4인방의 우정"입니다. 시청자 대상이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포함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죠. 즉, "신품"은 여성들이 우러러보는 완벽한 사랑과 더불어 남성들의 로망인 "영원한 우정"을 그려내, 기존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와는 달리 남성 시청자도 포괄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드라마였습니다.
세 번째는 "직설적 화법" 입니다. 요즘 세대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화법으로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려 말하기에서 벗어나 마음 속 느낌과 생각을 자연스러운 화법으로 표현했었죠.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극적 요소를 위해 애매한 말들 일색인 스토리를 그려냈다면, "신품"은 시청자들의 답답함을 한 방에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의사 소통으로 빠른 전개를 이루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인기 비결은 "고난과 역경을 뛰어 넘은 사랑"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서, 네명의 주연들이 겪는 네 가지의 색 다른 사랑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구었습니다. 각 주인공의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마치 네 편의 드라마를 한 번에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지루함을 없앴다면, 그 이야기들 각각이 서로 유연하게 얽혀 있어 일관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가장 큰 인기 비결은 등장 인물들이 이상적인 직업을 갖고 멋지게 꿈을 이루며 살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며 산다는 점입니다. 조금은 비현실적인 점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비현실적인 설정이 드라마를 보는 맛 아닐까요? 또한, 요즘 각광 받고 있는 현재와 과거 또는 현재와 미래의 시공을 초월하며 전개되는 “HYBRID” 배경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신품"은 마치 세련된 도시 생활의 트랜디한 배경으로 꾸며지는 미국 드라마의 “SEX IN THE CITY” 또는 “GOSSIP GIRL”의 “CHICK FLICK“을 연상 시키는 신선한 "BRO-FLICK" 스타일의 드라마 였습니다. 전문가들이 언급한 "신품"의 인기 비결 외에 명품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캐스팅, 좋은 OST 작업, 스타일리쉬한 배우들의 패션 감각, 멋진 촬영 명소 등의 인기 비결 요소들이 탄탄하게 모여 제작된 "신품"의 인기는 예정되었던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신품"에서 그려진 사랑의 정의는 서두에 말한 사랑의 정의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신품"은 그러한 사랑의 정의를 조금 더 현실성 있게 요즘 현대 사회의 틀에 맞춰 이야기를 전개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신품"은 "백마 탄 왕자"라는 진부한 이상적인 남성상에 "신사"적 요소를 더한 색다른 드라마였던 것이지요. 필자는 "신품"의 진정한 인기 상승 비결은 “신사”라는 단어 하나에 다 요약되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신사"의 필요 조건으로는 "백마 탄 왕자님"의 중요한 요소인 품격 있는 부유한 집안, 고등 교육과 실력을 갖춘 개인 능력, 뒤지지 않는 귀족적 마스크를 지닌 이미지에 더불어 이 모든 것을 묶어주는 "품격"이 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과대 포장된 이미지여서 "백마 탄 왕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하면 비난 받을 여지가 큰 것이 분명합니다. 요즘과 같은 외모 지상주의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서는 “백마 탄 왕자”는 잘생긴 외모와 물질적 부를 가진 것만 부각 되기 때문에 여성들이 그러한 요소만을 보고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사의 품격에서의 "신사"는 그와는 차별화되는 개념입니다. 여성 시청자들은 "신품"의 네 주인공들의 배경, 혹은 외적 요소보다는 그러한 우수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것의 가치를 느낄 줄 알고 여성에게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는 태도에 매료되었던 것이죠.
사진 출처: http://sports.donga.com/3/02/20120617/47081092/3
"신사"의 정의가 어렵다고 생각하세요? 쉽게 말하자면, "신사"란 만남에 있어서 서로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의 문화에 물들어진 우리인지라, 우리는 너무 개인주의적 생각과 의도에 모든 것을 맞출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뜻이 깨져 버리면 너무 쉽게 흥미를 잃으며 만남을 지속할 생각이 흐려지고는 하죠. 하지만 진정한 신사라면 상대와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관점과 감정을 인정하며, 그것들을 토대로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여성의 입장에서도 신사에 어울리는 "숙녀"가 되기 위해서라면 남성의 존중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걸맞는 품격을 키워야겠지요. 현대 사회에 만연한 쉬운 만남과 이별에선 상대방에 대한 존중보다는 자기 스스로의 만족이 더 중요시된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만남의 꽃이 쉽게 피고 쉽게 져버리는 가벼운 만남을 방지 하기 위해서는 신사의 품격에 걸맞는 존중과 이해가 더불어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지속적이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지요. 물론, 만남에 있어서 옳고 틀린 방식은 없습니다. 하지만 "신품"에서 김도진이 "이제부터 서이수가 내 가치관이거든" 이라고 말한 것과 같이, 서로를 탓하고 원망하기 전에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옳은 접근일 것입니다. 만남이라는 것은 내 가치관으로 그 사람을 물들이는 것이 아니라 같이 물들어가며 새로운 색깔을 맞춰 가는 것이니까요. 비록 한낱 한순간의 추억으로 남을 인연이더라도 조금은 더 신중한 선택에 이은 진중함이 담겨 있었으면 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사와 숙녀다운 품격을 유지한다면 그 만남의 과정은 헤어짐 뒤에도 가슴 벅차고 소중한 가치를 지닐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품격의 사랑을 원하십니까?
<자료출처>
1. http://blog.naver.com/dmswjd1045?Redirect=Log&logNo=100162261157
2. http://blog.naver.com/kowind?Redirect=Log&logNo=50146457038
3. http://blog.naver.com/stage1994?Redirect=Log&logNo=16310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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