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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청춘의 꽃을 안고 바다에 잠드는 세월호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인터넷이 뜨겁다. 어제 저녁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물론 각종 검색엔진에서 이번 사고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매년 1,2분기에 연이어 터지고 있는 사고들 때문에 우리들의 가슴엔 안타까움의 눈물들이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청춘의 화려한 꽃을 이제 피울 시기에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단원 고등학교 사망자 분들께 미리 조의를 표한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지켜보는 입장으로서 안타까웠던 점들과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점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못한 채 구조 활동만이 계속해서 진행중에 있다. 그 와중에 생존자들의 소식과 단원고 학생들의 카카타오톡 문자들은 우리들을 더욱더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더욱더 비참하게 만든 것은 언론보도에 있는 것이 아닌가 문득 생각이 든다. 사고 초반기부터 쏟아지던 뉴스 속보들은 모두 정확하지 않았으며, 그런 왜곡된 보도에 의해 단원고 학생 부모들과 우리들은 계속 해서 정확한 사태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가장 화두에 올랐던 한 방송국의 무책임한 앵커의 질문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더 치솟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언론단체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사건 현장에 투입되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구조현장에 혼선을 주고 특종을 잡아내기 위한 무차별적인 행동들은 규탄 되어 마땅하다.


두번째로 우리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건 뉴스 보도에서 나온 수학여행 단체여행자 보험에 관한 일이다. 부모들은 자식들의 생사를 알기 위해 계속해서 들어오는 뉴스 속보에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인데 거기에 대고 보험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은 너무나도 부모들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어느 부모가 그런 상황에서 자기 아들, 딸의 목숨 값을 계산 하고 있었을까?. 좀더 명확하고 신속한 현장 소식을 전하지는 못할 망정 대충 시간 때우기 식으로 그런 보도를 했던 것은 참으로 옳지 못한 행동 이였다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잘못 되었던 건 사고가 일어나자 마자 학생들을 선실에 남겨둔 선장과 승무원들의 잘못된 판단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기서 제일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점은 선장의 이기적인 탈출에 있다. 여객선에서 가장 배에 관한 지식을 많이 갖춘 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을 뒤로한 채 자신만 살아 나왔다는 것이 정말 괘씸하다 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이중엔 학생들의 안전과 목숨을 위해 끝까지 배에 남아 학생들과 남았었을 승무원들도 있었을 테지만 애초에 학생들을 선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던 점이 정말 납득이 가질 않는다. 배가 침몰 하는데 선실에 있으라니….물론 여객선 비상 상황에 관한 지식이 없는 입장으로서 굳이 문제 삼고 싶지 않은 점이기도 하나 배의 침몰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기에 차라리 선상위로 피난 했으면 구조활동도 쉬워졌을 것이고 더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번 천안함 사태와 마찬가지로 현재 구조 활동은 어려움을 계속해서 겪고 있다. 유속이 빠른 서해에서 일어난 사고 라는 점과 대형 선박의 침몰은 생각보다 구조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물론 사람들이 죽어가는 마당에 상황 따질 것 없이 속히 구조활동을 바라는 것은 우리나 단원고 학생들 부모들의 마음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구조활동을 못하는 점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안타까운 감정을 분노로 바꾸어 구조자들을 욕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정작 사람을 구할 능력을 갖춘 그들이 더욱 가슴 아프지 않겠는가? 바로 조금만 다가가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어린 학생들에게 손을 못 뻗어주는 현실에 억장이 무너지고 있을 것이다.

 

이제 여객선이 침몰한지 하루가 다 되었다. 배 안에서 아직도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학생들의 심정이 어떠할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현재는 민간 잠수부까지 동원되어 구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들이 뇌리에는 천암함 사태의 악몽이 계속 해서 떠오른다. 제발 이번만은 많은 생존자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조 활동을 기다려 보자. 지금은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질 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다가 갈수 있을지를 고심해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