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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PRESS/미필자, 한국군을 논하다 - 完 -

#2-1. "엘리트 현역" JSA

저번 달 카투사 결과와 함께 입대를 준비하는 친구들의 명암이 갈렸다 - 기뻐한자와 기뻐하지 못한 자.

자랑스러운 대한건아라면 누구나 병역문제에 관해서는 걱정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군대에 간다면 언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다행일까 불행일까, 유학생들에게 주어진 옵션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군복무를 고려한 유학생이라면 아래와 같은 '군대 알고리즘'을 거쳤을 것이다.

일반적인 유학생 군입대 테크트리
1) 카투사 지원, 합격시 카투사 입대
※불합격 시 2~5)
2) 졸업 후 장교 지원
3) 학사 혹은 석박사 이후 방위산업체 대체복무 지원
4) 통역병 지원
5) 남자가 되고 싶은 친구들은 해병대 지원 모든 것이 다 안되면 6)
6) 현역 입대

필자는 유학 생활 학부 3년 차로서 대다수 유학생이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쳤을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동년배의 남성보다 군입대에서 비교적 쉬운 길을 택하는 유학생들을 비난치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군대에서 보낸다는 것은 유학생들에게는 더 부담스럽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 전 입대를 하게 될 경우 유학생들에게 생길 수 있는 문제들:
- 언어적 문제 -> 군대에서 2년간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제대 후 복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카투사혹은 통역병으로 간다고 하여도 학교에서 사용하는 학업적 영어랑 다르기 때문에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 병역의무가 없는 외국인 친구들에 비해서 뒤처진다 -> 외국인 친구가 많은 사람이라면, 군대에 압박이 전혀 없는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왜 군대를 가야하지?’ 라는 생각을하게 된다.
- 군대를 가지 않는 미국 영주권자들과 비교하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 -> 심지어 같은 한국인 친구인데 미국 영주권/시민권을 가진 친구들은 군대에 안 가도 된다는 것을 보면 더 큰 갈등을 느낄 것이다.

졸업 후 입대할 경우:
- 학부졸업 후 입대를 한다면, 제대 후 외국에서 취업하는 것이 많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졸업 후 입대를 생각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취업을 생각하고 있거나 대학원을 생각하고 있다.)
- 아무래도 졸업하고 입대를 하면 군대 내에서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한다.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윗사람들에게는 존댓말을 쓰기가 쉽지는 않다.

현역 – Last but not least

분명히 어느 시기에 어느 부대로 입대하던지 장점과 단점은 혼재한다. 옳지 않은 방법으로 병역을 피할 것이 아니라면 많은 이들이 ‘마지막 보루’ 라고 생각하는 현역으로 입대하는 것은 어떠한가? 현역 중에서도 위험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최전방 현역 JSA - 공동경비구역이 생각지도 못한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이 있을까? 실제로 필자도 이번 학기에 김준영 씨를 만나기 전까지는 JSA 라는 곳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박찬욱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JSA가 전부였다.

김준영 씨는 2008년도 6월에 JSA를 제대하였고 2년 간의 편입 과정을 거쳐 2010년에 UC 버클리 경제학부로 편입하였다. 그는 중학교 졸업 후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3년간 고등학교를 다닌 후 한국으로 돌아와 얼마간의 방황 후 입대를 결정하게 되었다. JSA의 약자도 알지도 못했던 김준영 씨는 그의 유학생활과 훤칠한 키를 바탕으로 면접 도중 JSA에서 근무하고 싶은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였고, 간단한 체력 검사 (윗몸 일으키기, 팔굽혀 펴기 등) 를 받은 뒤 JSA 후보병력으로 뽑히게 되었다. 그 후 1사단 훈련소에서 함께 뽑힌 10명의 예비후보생과 150명 가량의 일반 훈련병들과 5주간의 훈련을 끝낸 뒤 마지막으로 있었던 최종 심사에 통과하여 4명의 동기생과 함께 JSA에 배정을 받게 되었다. 이후 그는 2년간 경호 임무를 수행하는 경호소대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며,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쌓았다고 한다. 전역후 군대시기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서 지금 이곳 버클리에서 새로운 인생을 구상 중이다.

JSA에 대한 기본 설명
‘공동경비구역’ 이라고도 알려진 JSA (Joint Security Area)는 대한민국과 북한이 비무장지대 (DMZ) 에서 서로 대면하고 있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분단국가의 최전방 지역이다. 2004년 이후 공동경비구역의 경비 임무는 대한민국 육군 단독적으로 수행으로 전환되었으나, 지휘통제권은 계속UN사령부가 가지고 있으므로, 주한미군 병력들과 중립국 감독위원회 NNSC (스위스, 스웨덴 대표), 공동일직 장교 JDO 인원들이 함께 주둔하고 있다. 현재 소속된 한국 병력은 약 500명 가량이며 JSA 대대 아래 4개의 중대 (경비1중대, 경비 2중대, 민정중대, 본부중대)로 이루어져 있다. (출처: Wikipedia)
 

엘리트 현역 - JSA


왜 필자는 JSA를 ‘엘리트 현역’ 이라고 부르는가?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곳이다
육군 훈련소 내에서 병사들 중에서 시험에 시험을 거쳐서 병사를 뽑는다. 장교들 또한 육군사관학교에서 최우수 성적을 거둔 사람들을 위주로 데려간다고 한다.

- JSA에는 아무나 오는 곳이 아니다. 약 3천명 정도의 병사들이 모인 훈련소에서 다양한 질문과 면접을거치고 거쳐서 최종적으로는 약 5명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훈련소에서 유학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높은 학력과 영어실력이라는 큰 이점을 갖기 때문에 합격할 확률이 낮은 것만은 아니다. 함께 입소한 인원들을 전부 세운 뒤 다양한 질문을 통해서 대다수의 인원을 탈락시킨다. 예를 들면 키 180cm이하는 전부 앉게 하며 시력이 1.0 이하인 사람들도 앉게 한다. 그 외 다양한 질문으로 인원을 가려내면 대략 20명 가량이 남게 되는데 그 인원들을 따로 분류하여 체력 테스트와 면접을 보게 된다. 이러한 다양한 질문과 면접을 통해 선발된 인원들과 함께 근무를 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내가 JSA에서 생활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이 고학력자 그리고 사회에서도 다들 인정 받을 만한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김준영씨는 말했다.

(실제로 필자의 입대한 5명의 친구 중 하나도 현재 JSA에서 근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인물들이 자주 방문한다 군사적으로 예민한 곳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 예를 들어서 김준영 씨는 경호소대의 일원으로 반기문 UN 사무총장, 오바마 미국 대통령, 터키 육군참모총장 등을 경호하였으며 그들과 대화하면서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JSA에서 근무한 모든 병사들에게는 원할 시 미대대장의 추천서가 주어진다. 그 추천서를 이용하면 미국 비자 발급 또는 여러 방면으로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비교적 휴가가 길다 보통 야전부대는 1차, 2차, 3차, 휴가 각각 9박10일 이며 중대 단위로 발급되는 포상 휴가는 1년에 5번 미만인데 비해 JSA나 비무장 지대 쪽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각각 14박 15일 이며 주목할 점은 중대 단위로 발급되는 포상 휴가가 대략 1년에 130~150번 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즉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포상휴가와 14박 15일로 지급되는 위로휴가, 그리고 경비1중대, 경비 2중대, 민정중대에 근무 시 한 달에 한번씩 주어지는 PASS 라는 위로휴가가 추가로 발급된다. 계산해보면 일반 야전부대는 모든 휴가와 외박을 합쳐도 50일 가량 되는 반면에 JSA 병사들은 대체로 170일에서 200일 가까운 휴가를 얻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일반 부대는 주 5일제 근무로 일정한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이 있지만 JSA는 1년 365일 휴무가 없으며 하루에12시간 이상씩 근무를 서게 된다. 그러하기에 한 달에 한번 병사들에게 위로휴가로 3박 4일씩 주어지게 되는것이다.

JSA에 입대하는 방법

JSA의 유일한 단점은 입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황마다 바뀔 수 있지만, 주로 육군 훈련소 306 보충대에서 차출되는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필자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유학생들에게는 영어능력과 고학력이 인정되기 때문에 한번 해볼 만 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기본적 차출 조건 신체등급1~2급, 키180이상 (간혹 175), 시력 1.0이상, 대학교 재학 이상, 양친생존 여부 등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 시켜야 하며 해당 사항은 기무부대에서 조사를 거치게 되며 만약 거짓말을 하고 선발 될 시 추후 퇴출조치 되는경우도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와 비교하면?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JSA'를 보면 북한군과 대한민국 병사 사이에 은밀한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과장을 조금 더 보태서 1970년대나 80년대에나 있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1978년 8월 18일에 발생한 도끼만행 사건 (일명 미루나무 사건) 으로 인해 현재 JSA는 남과 북이 따로 근무를 서게 되었으며 영화 속에 나타난 JSA의 모습은 조금은 과장된 면이 다루어져 현재의 JSA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OLD BOY라고 불리는 JSA 예전 병사들은 북한군과 실제로 교류를 나누고 함께 사진도 찍곤 했다고 한다. (이는 공동경비구역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판문점 구역을 남과 북의 군인들이 공동으로 경비하였기 때문이다.)

김준영 씨가 말하는 JSA
군대 유학생이 군대를 가면 머리가 ‘똥’이되어서 돌아오고, 유학생이라 ‘갈굼’을 많이 당한다고 하지만, 적어도 JSA 내에서 만큼은 사실이 아니다. 다들 군입대전 다양한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며 가정적으로도 화목했던 인원들이 대다수 JSA로 편제되며 서로 믿고 의지할 좋은 선후임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주어지는 임무 또한 일반 야전부대에서 우리가 흔히 접한 삽질 또는 무거운 포를 짊어지며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 군인이라는 자부심 아래 나의 작은 실수 하나가 한반도 평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게 되어 실질적으로 군입대를 통해 뭔가를 잃는다는 느낌이 아닌 2년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는 것이 김준영씨의 생각이다.

인터뷰어 소개: 김준영
이 글의 작성에 커다란 도움을 주신 김준영 씨는 2008년 6월에 공동경비구역에서 제대하셨으며 이후 2년 간의 편입 과정을 거쳐 2010년 가을 학기에 이곳으로 편입하셨습니다.  특성상 우리 Berkeley Opinion 전체의 필자가 미필자이거나 면제자인 점을 고려했을 때, 김준영 씨는 군필자로서, 또 대다수의 군 생활과는 다른 JSA라는 특화된 지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희 필진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아울러, 저희 필자들의 부족한 식견을 바탕으로 이번 첫 번째 프로젝트 "미필자, 한국군을 논하다" 에 포함된 7가지의 글들의 내용을 고증해 주셨습니다.  현재 김준영씨는 UC 버클리 한인학생회 KUNA의 임원으로 활동 중이시며, 이 외에도 여러가지 학교 내 활동과 학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