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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PRESS/미필자, 한국군을 논하다 - 完 -

#2-3. 의미있는 3년, 빠른 2년 부럽지 않다 - 통역장교

필자는 현재 미국에서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있고, 졸업후에 군입대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 국적을 지닌 유학생입니다. 미필자의 입장에서 감히 군대에 대해 논하지만, 통역장교로서의 지원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짤막하게 개인적인 소견을 남겨봅니다.

사병과는 차별화된 생활도 좋지만, 장교로 복무를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20대로 접어들면서 고민이 한가지 생기죠. 그것은 바로 군대.  군대를 가기는 가야되는데 가기는 싫고, 그렇다고 안가자니 방법이 없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이 어차피 갈거, 일찍 갔다오자” 라는 심리로 어떻게든 합리화를 시키며 눈물을 머금고 훈련소로 향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알아보면, 그렇게 피눈물 흘리며 군대를 갈 필요가 없다는것을 알수있습니다.   군복무도 마치면서 여러 특전들까지 누릴수있는 학사장교, 그 중에서도 “통역장교” 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보편적인 사례
입대를 앞둔 대다수의 한국남성들은 사병으로 복무를 하게되는경우가 가장 보편적입니다. 주로 육군으로 가는 비율이 해군이나 공군보다는 더 많은편이고, 그 중에서는 자원해서 해병대로 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병으로 입대를 하게 된 사람들은, 몇주간의 훈련을 받고, 자대로 배치를 받죠. 거기서 맡겨진 보직을 이행하며 2년에 가까운 시간을 군대안에서 보내게 됩니다. 그 2년의 시간동안 군인들은 사회와 거의 단절된 생활을 하게 되고, 심지어 그 안에서도 자유로운 생활이 아닌, 철저하게 규율로 짜여진 틀 안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래서 혹시 있을 전시상황때, 최대한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움직일수있도록 훈련시키는것이 바로 군복무의 본질적인 목적인 것이죠.

하지만, 입대를 하는 수많은 청년들이 이런 숭고한 목적을 상기하기엔, 사병으로 복무하는것에 대한 동기부여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2년이라는 세월동안 가족, 친구, 연인들과 같은 소중한 사람들과 떨어진다는 현실에 많은 청년들이 주저하게 되고, 하고있던 학업이나 일, 고시공부같은것들에 흐름을 끊고 역시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저 멀리 시골 산속에 있는 부대속으로 소외되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회피할 방법을 찾아보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거기다가 종종 발생하는 부대안에서의 사고들, 가혹행위, 괴롭힘등등, 아무리 생각해도 군대에 대한 기대감을 눈곱만큼도 찾기가 힘듭니다.

그나마 통역병, 카투사같은 특수보직으로 가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외국어 구사능력이 가능해야하기 때문에, 지원하기 쉬운 보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한것도 아닙니다. 특히 카투사 같은경우는 비교적 생활도 자유롭고, 영어도 지속적으로 구사할수있다는 점에서 특히나 유학생들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보직입니다. 허나 이것 역시 사병 계급에 불과하여, 일말의 자유를 제외하곤, 여느 사병과 다름없는 고달프고 의미없는 2년의 세월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과연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선, 우리들 삶의 값진 2년을 일방적으로 갖다 바쳐야하는것일까요?

# 장교지원 사례
이제 군복무기간을 최대한 가치있고 장교지원에 대해서 조금더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식으로 사관학교를 통해 군인장교가 되는 방법이 있지만, 직업군인이 될것이 아닌 이상,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관학교를 가려는 생각을 하지 않겠죠. 장교로 지원할수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는데, 바로 학사장교가 되는것입니다. 학사장교에는 여러가지 보직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통역장교에 대해서 조금 얘기 해보려 합니다.

학사장교로 지원하기 위해선, 말 그대로 학사자격이 갖춰져야 합니다. 다시 말해, 학부 졸업생, 혹은 졸업 예정자에 한해서 지원이 국한되있죠. 또한, 지원을 하기 위해선 외국어 검정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셔야 합니다. 통역장교가 되기 위해선, 1차 필기 시험과, 2차 면접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1차 시험은 번역, 통역, 그리고 인터뷰로 구성이 되있고, 합격자에 한해 2차 면접을 볼수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 모든것을 통과하면, 기본적으로 통역장교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는 마친 상태이고요, 한 3개월정도 후에 사관학교에 입소, 약 3개월에 걸쳐서 훈련을 받고 드디어 장교로 임관하게 됩니다.  보시다시피 은근히 까다로운 자격요건때문에 쉽게 지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혹시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에게는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까다로운 절차만큼, 통역장교가 되어서 누릴수있는 특전들이 많습니다. 우선 일과가 끝나면 퇴근하여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있습니다. 숙식은 모두 군대내에서 해결해주면서 삼삼한 연봉도 나오기 때문에, 전역할때쯤이면 꽤 짭짤한 돈을 벌어서 나올수도 있습니다. 벌어지는 나이차 때문에 군대를 일찍 가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텐데, 학사장교는 다들 학부 졸업생들이라 비슷한 나이대에서 복무하고 생활할수 있습니다.

사병과는 차별화된 생활도 좋지만, 장교로 복무를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수 있습니다. 그나마 유일한 단점이라면 복무기간이 3년이라는 점인데, 3년의 기간이 직장경력으로 감안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많도 않습니다. 3년동안 봉급받으면서 경력 쌓고, 제대하고 나서 취업할때도 장교우대하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통역장교는 더더욱이나, 영어로 업무를 계속 하기때문에 영어 까먹을 걱정도 없고요. 다들 나름 좋은 학력에 영어도 구사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제대후에도 쭉 이어질수있는 좋은 인맥도 형성된다는 점에서, 사병으로서는 누릴수 없는 엄청난 혜택들이 존재합니다.

믿기 힘드시다고요? 2010년, 22세라는 빠른 나이로 UC 버클리 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20010년 12월에 드디어 사관학교 (훈련소) 에서 나와, 해군 통역장교로 임관한 버클리 졸업생의 소감을 짧게 인용해봅니다.

"버클리기숙사보다 시설좋은 화장실, 샤워실 딸린 2인1실 방에서 생활함"
"핸드폰 쓸수있구 층마다 로비, 티비, 자판기, 독서실 있고, 보대안에 은행, 우체국, 식당, 편의점, 도서실, 등도있음 "
"첫월급 받음"
"부대 안에서는 근무복이라구 카라에 계급장달린 와이셔츠 옷입고다님"
"병들이랑 부사관들에게 지나갈때마다 경례받음"
"근무지는 함대사령부, 작전사령부, 해군본부, 방위사업청, 기무사령부, 전단사령부, 등이고 연합사랑 국방부에서도 잘하면 근무함 "
"통역장교 선배들은 보니까 대사관 투자은행등 다양하게 취직하는것같고 하버드JFK스쿨이나 MBA간사람들도 있음 " 

많은 사람들이, 빨리 해치워 버리려는 마음에 복무기간이 짧은 사병으로 많이 갑니다. 그렇지만 카투사, 공익근무요원들 못지 않은 편하고 자유로운 생활에, 3년 하루하루가 앞으로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겨질수 있는 통역장교. 그것은 할수없이 보내야 되는 2년의 "낭비" 가 아닌, 1년을 더 투자하여 향후 10년을 바꿀수있는 "기회" 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