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 기부를 통한 것은 아니었지만) 추신수 선수의 활약에 대한 군면제 관련 건으로 병역특례법이 재조명되었다. (사진 출처: Osen)
부잣집 자녀가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 Y대에 입학했다는 뉴스가 신문에 대서 특필 된다면?
수 많은 악플들이 줄을 이을것이다. Y대와 그 학생을 비판하는 글 뿐만 아니라, 가난하면 대학도 못가냐느니, 대한민국은 물질만능주의라느니 라고 하며 분노의 한탄글들이 쏟아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기부제도란 매우 민감한 이슈이며, 대다수가 비도덕적이라 여기는 정책이다. 기부를 통해서 특히나 모든 국민에게 평등히 주어져야 한다고 하는 교육의 기회에서 우위점을 차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부금과 비슷한 맥락으로, 만약 병역세로 병역의무를 대체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즉, 돈을 냄으로써 군대를 면제받는것이다. 기부입학제도보다 더욱 많은 비판들이 나올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하다. 반대측의 의견은 무엇인가? 이런 제도는 빈부격차를 벌린다는 것이다. 돈이 많으면 어차피 사회에서 성공할 확률도 높을텐데, 병역세를 냄으로써 군대도 면제되면 보통 사람들보다 2년의 시간을 벌으므로 그들보다 더욱 더 높은 위치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많은 오류를 가지고 있다. 먼저, 실제로 상위층 자제 대부분은, 정치계를 제외하고, 군대가 면제되거나 공익으로 빠진다는 것이다. 즉, 안타깝게도 안 갈 사람은 어차피 안간다. 특히나, 최근에 MC 몽사건은 군대시스템의 문제를 드러낸 바 있다. 물론 MC몽이야 워낙 대중에게 알려진 공인이다 보니까 공개적으로 조사가 벌여지고 결국 처벌을 받았지만, MC몽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 대한민국에 수없이 존재할 것이라는건 뻔할 뻔자다. 나름 서민들은 군대만큼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고 자위하겠지만, 결국 가진자들은 부와 권력을 이용해서 어떻게든지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간다. 좋은 예로, 현 정부 이명박 현 대통령을 포함하여 고위층의 대다수가 군대 면제이다. 물론 그들 중 몇몇은 실제 건강이나 타 문제로 인한 것일 수 있으나, 대부분이 병역의무를 피해간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엔 힘들다.
또한 현 시스템의 군대는 사회 하위층에게 매우 큰 부담이 된다. 사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에게는 군대가 단순히 사회생활이 2년 늦춰지는데 불만이 그칠지 모르지만, 하위층에겐, 특히나 먹여 살릴 가족이 있는 20대 남자들에겐, 군대란 엄청난 부담이다. 군대월급은 8만원에 불과하여, 타인에게 아무런 금전적 도움을 줄 수 없다. 물론 부사관이나 장교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므로 해결책으로 제시하기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공익근무와 방위산업체는 인력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실정이라고 한다. 특히나 공익근무가 현재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공익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신체검사에서 1급부터 3급은 현역대상이고, 4급은 공익대상이다. 보통 몸이 아프거나 특별한 환경적 요소가 있을때 4급이 주어진다. 하지만 절대적으로필요한 공익근무직 수는 공익판정을 받은 사람 수보다 적다. 물론 4급 판정을 받은 남자들을 군대에 보낼 수 는 없는터. 할 수 없이 공익에 끼워 넣다보니, 서너명이면 충분한 지하철 공익근무직을 열명이 넘는 사람이 맡게 되는일이 흔하다. 이들도 쓸데없이 시간낭비하는 꼴이지만, 국가적인 차원으로 보면 값비싼 청년 노동력을 더욱더 생산적인 일에 쓰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리는 셈이다.
이와 같이 현 군시스템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덜 효율 적이다. 하지만 만약 병역세를 통해 합법적으로 군대면제가 가능하다면, 많은 상위층의 자제들이 큰 금액의 돈을 주고서라도 면제를 받으려고 할 것이다. 이 돈으로 군대의 월급을 대폭 인상하고, 군대를 통해 얻는 이득을 더욱 늘린다면 군대를 피하려는 쪽과 군대를 가는 쪽, 양쪽에게 이득이다. 물론 쉽지는 않은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부분부터 조금씩 실천해 나간다면 (예를 들어 4급판정을 받은 사람은 얼마 이상의 액수를 기부하면 면제를 받는 식으로) 분명히 군대시스템은 더욱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체계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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