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서현진 아나운서, U.C. 버클리 유학행 결정."
미 (美) 의 상징인 미스코리아 출신에 커리어 우먼을 꿈꾸는 많은 학생들의 로망인 아나운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그녀가 온다는 소식에 많은 버클리 유학생들이 설레임 반, 호기심 반으로 새 학기를 준비하였다. 그 이후 반년이 지난 3월 달, 강성모 총장님 강연에 참여한 필진들은 우연히 서현진 씨를 만나게 되었고 인터뷰 신청에 그녀는 흔쾌히 답해주었다. 한국 여대생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중에 하나인 아나운서직을 잠시 뒤로 하고 대학원에 오신 서현진 씨께 버클리 4명의 필진들은 여러가지 궁금했던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변들을 들을 수 있었다.
미 (美) 의 상징인 미스코리아 출신에 커리어 우먼을 꿈꾸는 많은 학생들의 로망인 아나운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그녀가 온다는 소식에 많은 버클리 유학생들이 설레임 반, 호기심 반으로 새 학기를 준비하였다. 그 이후 반년이 지난 3월 달, 강성모 총장님 강연에 참여한 필진들은 우연히 서현진 씨를 만나게 되었고 인터뷰 신청에 그녀는 흔쾌히 답해주었다. 한국 여대생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중에 하나인 아나운서직을 잠시 뒤로 하고 대학원에 오신 서현진 씨께 버클리 4명의 필진들은 여러가지 궁금했던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변들을 들을 수 있었다.
r'upang: 현재 버클리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다른 여러 학교들 중에서 UC 버클리를 선택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서현진: 우선, 버클리 대학의 저널리즘 프로그램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의외로 버클리를 방문했을 때 도시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2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투자할 때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되잖아요? 저에게는 그 목표라는 게 방송을 하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였거든요. 방송을 하는 동안은 카메라 앞에서의 퍼포먼스 위주 경험이었는데 버클리에서는 그 이외에 새로운 기회가 많았어요. 대한민국의 방송일 이라는 게 피디는 피디, 기자면 기자, 아나운서는 아나운서 이렇게 다들 자기 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버클리 저널리즘 프로그램에서는 다목적으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요.같은 반 학생들에게 너 나중에 뭐 할래? 라고 물어보면 한국처럼 ‘기자’, ‘아나운서’, ‘PD’이런 식의 대답이 아닌 “음 나중에 뭐하나 차려서 내 영화 만들지 뭐”라고 포괄적으로 대답해요.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친 후 나중에 다시 카메라 앞으로 돌아갔을 때 아나운서의 본연의 역할 뿐 아니라 피디의 의도 라던지 편집일과 관련, 유학을 오기 전보다는 넓어진 시야로 방송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r'upang: 과거 아나운서 시절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하시다가 대학원을 어떻게 보면 갑작스럽게 선택한 감이 있는 듯 하네요. 대한민국 사람들이 선망하는 아나운서를 잠시 그만두고 대학원 유학을 오실 땐 무언가 번뜩이는 목적이 있으셨을 법도 한데, 서현진씨는 어땠나요?
서현진: 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기보다는 어떻게 살아보려는 발버둥의 일부분 이였죠 (웃음). 저희 나이쯤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이나 직업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20대 초반에는 아나운서가 적성에 맞고 정말 해보고 싶었기에 선택했지만, 20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내가 뭐하고 있는건가 라는 위기감이 들 때가 가끔 있어요. 그러니까, 남들이 보기엔 좋아 보일 수도 있는 직업이지만, 내가 정말 이러다가 나태해지고 도태돼버리겠다 하는 절박함이 생겨요. 여자 방송인에게는 30대가 분수령이 되는 나이인데, 더 이상 여기서 어떻게 발을 더 디뎌야 되는지 몰랐어요. 아무래도 누구에게나 20대 후반은 방황하는 청춘인거 같아요. 저는 “그래, 유학이라도 가보자” “스펙이라도 올려보자” 라는 목적 보다는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내 적성에 진짜 잘 맞는 커리어를 찾고자 여기 왔어요. 방송생활을 5-6년 하면서 지칠 때로 지쳐버렸고 무언가 고갈된 상태여서 절박한 심정으로 유학을 왔어요.
r'upang: 지칠 때로 지쳐버리고 무언가 고갈되고 절박하신 심정으로 유학을 오셨다니, 아나운서에 대한 회의를 느끼셔서 그런 건가요?
서현진: 아나운서에 대한 회의라기보다는 직업을 가진 사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회의감과 한계를 느꼈어요. 그래서 유학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무작정 영어공부를 시작했어요. 원래는 아나운서 생활을 하면서 그저 살기가 바빠서 영어공부가 절실하지 않았어요. 영어 쓸 일도 별로 없고요.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더 늦으면 안될 거 같았어요. 30대가 되면 결혼도 해야되고 아이도 낳아야 되고… =( 그렇게 공부하는 중에 가장 큰 산은 아무래도 토플과 GRE 였던거 같아요. 다시하라고 하면 못 할정도로. 하지만 너무나 절박했기에 해야만 했어요.
서현진 아나운서
서현진: 24살 때 코스모스 졸업하고 부산 MBC에서 일을 하고 서울 MBC로 왔을 때 만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확실했어요. 이 일을 하면 평생 행복할 수 있을 거 라고 확신했고요. 나는 내 자신이 대견하기 까지 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그 확신이 맞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타깝게도 이 고민은 평생 가는 거 같아요 (웃음). 그때 저의 생각이 어디까지 발전 했냐면, 이건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다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거 하면 좋을 거 같다, 저거 하면 좋을 거 같다 라고 주입된 사상들을 나도 모르게 믿고 있었어요.
어릴 때는 무용이 좋아서 무용을 전공했지만 막상 대학에서 무용을 하면서는 회의를 많이 느꼈어요. 사람은 자기 성향이라는 게 있는데, 저의 경우에는 퍼포머의 기질이 강한 사람 이었어요. 젊은 날의 추억 때문이 아니라, 그걸 하면서 또 다른 커리어의 길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당시에는 그저 방송을 하고 싶은 게 컸지, 언론인으로의 사명감이 별로 크지는 않았어요.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거라기 보다는 남들이 좋다는 걸 하다가 여기까지 왔고 그래서 30대 이제서야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거죠 (웃음).
대학원에서 2년이라는 시간… 해볼 만 한 거 같아요! 솔직히 리스크는 크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못 얻는다 하더라도 영어는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하지만 만약 잘 된다면 2년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남은 내 인생의 새로운 막이 열리지 않을까, 10~20년을 올인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어요.
Momo's 취향: 이렇게 이례적인 동선으로 자신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서현진: 미래에 대한 고민들, 절박감. 호기심만 가지고 한 것은 아니고, 제가 말씀 드렸던 것 처럼 무용을 할 때부터 시작해서 퍼포머로서의 기질이 강했던 거 같아요. 남들 앞에 설 수 있고 또 인정받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갔을 때도 이 대회를 나감으로써 무언가 나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제 직업의 이러한 변화들은 제 안의 퍼포머의 성향 덕분인 것 같아요.
숲틱: 버클리에서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공부한다는 것은 서현진 씨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서현진: 제가 버클리에서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벌거벗은 상태로 다시 무언가를 해야하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도 해보고, 강연도 참여하면서 내 자신이 더 채워지는 거 같아요. 이런 새로운 경험들을 하면서 한국에선 바쁜 삶에 치여 얻지 못했던 많은 영감을 얻어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 매일 반복되는 생활만 하니 새로 배우는 것도 없었고, 새로 배우는 것이 없다보니 새로운 것을 실천할 수도 없었죠. 여기서는 새로운 걸 보는 기회,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기회가 생기니까 내 자신이 발전하는 걸 느껴요. 옛날 같았으면 일이 끝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바로 집에가서 자고 그랬던 반면에 여기서는 잡페어, 강연 같이 무엇이라도 참가해보려고 노력해요. 어디던지 새로운 곳에 가면 정말 쓸데 없고 말도 안되는 것 같아도 뭔가 메모할 거리, 생각할 거리 하나는 얻어올 수 있고 그거에 대해서 칼럼도 써보곤 해요. 이게 아무것도 아닌거 같아도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되요.
숲틱: KGSA (버클리 대학원 한인 학생회)에서 활동하시고 있는데,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시나요? 그리고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서현진: 현재 저는 KGSA에서 소셜 체어(Social Chair), 쉽게 말하자면 노는 걸 맡고 있습니다.(웃음) 처음 이 일을 맡기전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소셜체어를 하는게 좋을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셜체어를 맡게된 데에는 임종우 회장님이 적극적으로 설득해주신 것도 있지만, 조그만 학교에 다니면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시간 날 때 볼링도 치고, 술도 마시고 마라톤도 나가보면서 재미있는 버클리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버클리를 지루하다고 생각하면 끝없이 지루할 수 있는 곳이거든요. 그리고 2년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제가 열심히 지내지 않으면 시간 안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숲틱: 취재를 하실 때나 글을 쓰실때 제일 관심있는 분야가 무엇인가요?
서현진: 한국사람은 한국에 대해 얘기할 때 가장 할말이 많은 거 같아요. 저또한 역시 한국이야기 하는걸 즐기고 한국얘기를 할 때 할말이 제일 많아요. 현재 제가 만들고 있는 다큐멘터리도 저런 부분을 많이 다루고 있어요. 예를 들자면, 부모님의 나라로 돌아가서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는 한인 2세들, 혹은 한국에만 있는 ‘기러기 가족’이라던지. 한국에 돌아가서는 88만원 세대의 비애에 관해서 찍어보고 싶어요. 대학 졸업후 노량진 학원가도 촬영해 보고 싶고요. 궁극적으로는 다큐멘터리 취재를 통해서 한국에 대해 널리 알리는 것에 제 목적이에요.
숲틱: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많은 버클리 유학생들을 포함한 여성들이 갈망한는 직업인데 이 것이 혹시 부담이 되시지는 않는지요?
서현진: 부담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 할 뿐이지요.
Cielographer: 최근에 시작한 '신입사원' 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됬는데, 참 재밌더라구요. 혹시 그런 프로그램에 동료들을 보면, 방송국에 일하던 시절이 그립거나 하시지는 않은지?
서현진: 물론 생각나죠. 동료들도 보고 싶고 다시 방송하고 싶기도 하고요. 특히 동료들 방송하는 기사가 나오거나 전화 통화할 때 많이 그리워요. 하지만, 지금은 이미 유학에 와버린 거 어쩔 수 없잖아요 (웃음). 그리워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더 나를 채워져 간다고 내 자신을 다독이고 싶어요.
r'upang: 롤모델이 있으시다면?
서현진: 아직까지 자신의 일을 놓지 않으신 모든 4-50대 커리어 우먼들이 제 롤 모델들이세요. 저도 나이가 들어서도 내 일을 향한 열정과 에너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내 후배들도 보고 많은 참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 후배들에게 많은 길들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아나운서가 됬을때만 해도, 미스코리아 출신의 아나운서는 없었어요. 하지만 저 이후로는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들이 한명 두명씩 생기기도 하고... 옛날에는 "무용과 나와서 무슨 아나운서야.."라고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저로 인해 그들도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아나운서의 꿈을 꿀 수 있는 거잖아요. 저 같은 프로토타입들을 보고 후배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을 했으면 좋겠어요.
r'upang: 현진씨는 한국대학 생활도 해보시고 미국 대학생활도 현재 하시는 중이세요. 솔직히 저희 유학생/이민자 학생 입장에서는, 한국에서의 대학 생활과 미국에서의 대학 생활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네요.
서현진: 요즘에 많은 유학생들을 보는데 뭐니뭐니해도 많이 세분화 되어 있는 거 같아요. 초등학교 때 온 사람 중학교 때 온 사람, 고등학교 마치고 온사람 등등. 이런걸 보면 내가 학교 다닐 때가 편했던 거 같아요 (웃음). 저는 생각이나 배경의 차이로 고민한 적이 없었거든요. 모든 주변사람들이 다 비슷했었어요. 하지만 미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배우는 건, 다른 사람의 다른 점을 포용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껴요. 미국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은 그런 점에 대해서 더 많이 열려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떻게 보면 이런 면을 통해 현재 한국교육의 문제가 보여요.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 이라는 점.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미국은 다르잖아요. “아무리 좋은 거라도 내 취향이 아니야”라고 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가 충분하잖아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늘 무언가에 쫓겨요. "이거 아니면 끝나" 이런 절박감을 느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니깐요. 이건 제가 무용할 때 이야긴데, 그때엔 방송을 하고 싶다라는 말을 하면 "쟤는 바람 들었네"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물론 그 사람들 입장에선 저를 걱정을 해주는 말 이였지만, 다른 관점을 이해 하는데 있어서는 격려를 해준다기보다는 배척하는 분위기에요.
저는 이런 점을 바꾸는데 조그마한 기여를 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저의 커리어적인 동선은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조그만 밀알이 되어 바꿔나가는 것에 조그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저의 신념과 비슷한 거 같아요 (웃음).
Momo's 취향: 버클리오피니언을 통해서 미래를 고민하는 버클리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서현진: 자기가 진짜 뭘 원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찾는것에 대해 치열하게 노력하는게 가장 중요하는 거 같아요. 나는 이걸로 뭔가를 이뤄보고 싶다. 목표는 이거다 라는것을 찾아해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면 어떻게, 남들이 남들이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죠. 그런 '남들'생각을 좀 버리는 연습을 하는게 중요한 거 같아요. 덧붙여, 자기 인생에 책임을 가졌으면 해요. 스펙하나 더 쌓고 언어하나 더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 인생에 대해서, 자기가 정말 뭐 하고싶은지에 대해서 뿌리부터 생각하는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무용과 대학생으로 미스코리아에서 MBC 간판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에서 풍기는 완벽할 것 같은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하고 소탈하고 열정적인 한 한국 유학생의 모습이었다.버클리에서의 유학생활이 마치 총알을 장전하는 시간 같다는 그녀.! 이 독특하고 개성있는 버클리가 그녀에게 퍼포머로서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새롭고 의미있는 행로를 제공하는 것 같다.그녀가 한창 준비 중인 미니 다큐멘터리는 코리안 아메리칸 가수지망생들의 삶을 그린다고 한다.그 작품 안에 담길 그녀만의 '한국이야기'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바이다.
글 by ru'pang, 숲틱, cieolographer, Momo's 취향
인터뷰 by ru'pang, 숲틱,cieolographer,Momo's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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