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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PRESS/너저분한 자취 일기 - 完 -5

(5) 자취 예정자가 말하는 기숙사 생활의 폐해 많은 신입생들은 대학 교정에서 거니는 풋풋한 캠퍼스 커플의 모습을 꿈꾼다. 그 중에 기숙사를 배정받은 이들, 특히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유학생들은 cc에서 한 발자국 더 가 기숙사 안에서의 짜릿한 연애를 상상한다. 필자도 다르지 않았으나, 역시 로망은 로망일 뿐이었다. 필자는 1년 간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모든 로망이 와르르 무너짐을 느꼈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이제훈이 내게 빠진다던가 하는)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각오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들 신입생 신분일 적엔 대학교에서의 연애, 조금씩은 상상해보았을 것이다. 일단 씨씨를 하면 같은 수업도 듣고, 도서관에서 이어폰 한 쪽씩 꼽고 노래를 들으면서 같이 공부도 하고, 서로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을 거라는, 그런 생각들 말이다. 그.. 2015. 4. 28.
(4) 흔한 자취 예정자의 요리 고민 그렇다. 1학년이 끝나가는 지금 이 시점, 필자는 여름 학기부터 나가 살 집을 성공적으로 구한 자랑스러운 자취 예정자다. 앞선 세 글이 여러 해 자취한 글쓴이들의 본격 자취 경험을 담은 글이라고 친다면, 이 글과 다음 글은 곧 자취를 앞두고 있는 기숙사생들의 경험과 기대와 걱정이 담긴 글이라고 소개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기숙사 생활과 자취의 가장 큰 차이는 스스로 요리를 해서 먹을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닐까 싶다. 여느 신입생들처럼 학교 식당 밥은 질릴 대로 먹은 필자인지라 직접 밥을 해먹겠다는 포부로 부엌이 있는 집을 찾아 나섰으나, 그 험난한 과정에 팔자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일단 본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요리에 소질도 재능도 자신도 없다. 학교 식당에서 제공해주는 음식의 퀄리티에 만족하는.. 2015. 4. 23.
(3) 진짜 자취 일기 지난 2주간 자취 경력 다년차인 필진들이 자취생들에게 꿀 정보를 주려 노력한 가운데, 자취 만 1년이 채 안된 필자는 공갈 조언을 남발하기보다 자취를 하며 느꼈던 점을 간략히 공유하고자 한다. 소재 고갈로 때우는 게 아니라는 점, 분명히 밝힌다. 1. 필자는 1년간 기숙사에 살다 자취방을 구해 나왔다. 이사하고 첫날 느낀 점은, 단 몇 발자국이라도 통학거리가 늘어나면 울 것만 같은 박탈감을 느낀다. 필자는 캠퍼스에서 5분거리 기숙사 동, 그것도 가장 가까운 건물에 살았는데, 들은 수업이 대게 캠퍼스 남쪽에 몰려 수업 5분전에 일어나도 지각하지 않는 기적을 자주 이뤄내곤 했다. 다만 문제는, 이사 후에도 버릇을 못 고치는 중이다. 필자는 그래도 캠퍼스 근처,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집을 얻었는데, 유독.. 2015. 4. 16.
(2) 자취집 헌팅 체크리스트 국내 대학생, 해외 유학생 가릴 것 없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매년 찾아오는 골치거리 중 제일은 아마 6개월 혹은 1년 이상 살 자취집을 선택하는 일일 것이다. 호텔처럼 날마다 청소 서비스가 따라오지도, 가구와 생필룸이 완벽히 제공되지도 않는 자취방들이기에 짧지 않은 기간동안 거주할 곳을 선택하는 일은 어떤 일 보다도 신중히 결정해야 하겠다. 이쯤에서 필자는 굉장히 남자답게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보겠다. 좋은 자취집의 기준으로 필자는 크게 위치, 시설, 가격을 꼽는데 오늘은 그 중 위치와 시설에 관하여 간단하게 서술하고자 한다. 위치 선정은 그 어떤 다른 항목들보다도 중요하고, 엄격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첫 번째 이유로 학교와의 거리를 꼽을 수 있다. 대중 교통수단이 좋지 않은 미국에서의 경우, 많은 유학생.. 2015. 4. 8.
(1) 자취생과 라면 보통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을 가거나 그 반대의 경우, 혹은 해외로 유학을 간 경우, 많은 학생들이 생애 첫 자취를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설렘에 마냥 기쁘지만, 1달, 6개월, 1년이 되어가면서 처음의 설렘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내 방을 가졌다는 생각에 방도 깨끗하게 치우고, 어머니가 주신 반찬에 내가 스스로 한 요리까지 얹어서 한상 푸짐하게 차려먹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방은 지저분해지고 설거지가 귀찮아 밥은 잘 차려먹지 않게 된다. 반찬의 개수가 줄어들면서 우리 식탁에 단골로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한국인의 영원한 자취 동반자 라면이다. 자취의 경력이 쌓이다 보면, 물에 라면 계란 등을 넣은 일반적인 레시피가 질리는 날이 반드시 온다. 이럴 때에는 자신만.. 2015.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