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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PRESS/럽피니언

<럽피니언> 첫번째 이야기



버클리 오피니언 주간 시리즈 <럽피니언>

버콥 주간 시리즈 <럽피니언>은 매주 논쟁이 되는 주제들을 가지고 남과 명의 가상 인물을 두어 서로의 입장차이를 확인해 보는 칼럼입니다.

 




첫번째 이야기: 내 남자친구의 이성친구



(1과 여1은 연인이며, 주말에 저녁을 먹고 카페에서 데이트 중이다. 재연이는 남1의 친한 이성 친구다.)

 

1: 자기 왜 또 입이 쭉 나와 있어?

1: 됐어, 말 걸지 마.

1: 왜 그러는데, ? 뭔데? 말해봐.

1: 됐어. 말해봤자 나만 쪼잔 해질 것 같아서 못 말하겠다.

1: 또 재연이 때문이야?

1: 알고 있네. 그렇게 잘 알고 있는데 왜 내가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게 만들어?

1: 1... 우리 거기에 대한 얘기 계속했고 나도 좀 이해해 달라고 말을 했잖아.

1: 너는 그런 생각 안 들어? 나는 네가 나보다 걔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해서 너한테는 그 여자가 나보다 더 높은 우선 순위에 있지 않아?

1: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물론 네 말대로 재연이도 소중하지만, 당연히 네가 더 소중하지 나한테는.

1: 그럼 재연이랑 사귀어야지 왜 나랑 이러고 있어?

1: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걔는 동성 친구 같은 우정이고 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어.




(카톡!)


1: 난 애초에 이런 상황이 생겨야 되는 게 싫어. 지금 우리 대화 주제는 물론이고 방금 온 카톡도 재연이겠지. 너랑 데이트하는 건 난데 왜 지금 이 상황에도 그 사람 존재가 끼어있어야 해?

1: 카톡은 내가 부탁한 일이 있어서 그런 거야. 자소서 써야 되는데 안 풀리는 부분이 있어서 재연이한테 부탁한 거야. 별다른 얘기 없잖아, 자 봐봐.

1: 왜 그런 중요한 문제를 나한테는 상의 안 해? 나도 너 도와줄 수 있잖아?

1: 나 이거 급해서 그래. 재연이가 나랑 전공도 같은 분야라서 더 도움 받기 편하고.

1: 솔직히 내가 도움이 되고 말고의 그런 문제가 아니야. 나는 네가 나보다 걔한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일 때 마다 얼마나 무기력해지고 소외되는지 알아?

1: 야 무슨-

1: 말 끊지 마, 최소한 나랑 같이 있는 시간 동안 만이라도 걔랑 연락하는 거 자제할 수는 없어? 너는 평소에 나랑 있는 시간에도 계속 걔랑 연락하잖아. 따지고 보면 이건 매너 문제야. 같이 있을 때만큼은 나한테 집중 할 수 없는 거야?

1: 그럼 네가 원하는 게 확실히 뭔데. 너는 내가 내 친구랑 아예 인연을 끊기를 원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나 사회생활 못 하게 하려는 거야?

1: …….

1: 걔는 나랑 못해도 10년을 알고 지냈던 애야.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버팀목이 되어준 아이고,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나를 도와준 고마운 사람이야. 너와의 관계가 소중한 만큼 얘와의 관계도 소중해. 그래도 나 너 정말 사랑해. 네가 서운해 하는 것도 어떤 면으로는 이해도 하겠어. 그런데 그런 이유로 재연이랑 소원해 져야 한다고도 생각 안 해.

1: , 정말. 그럼 헤어져야겠네. 난 너한테 그 정도 존재감도 안 되는 사람이야?

1: 재연이는 나한테 동성 친구처럼 편한 사람이야. 아니, 10년을 알고 지내면서 동성 친구보다도 더한 남매 같은 사이야. 그런 사람이랑 한 순간에 멀어지라고 하는 게 나한테 너무 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1: 아 몰라, 그냥 걔 좀 그만 만나면 안 돼?

1: 왜 그러는 건데그냥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벌써 몇 번째 말 하는 거야.

1: 친구라고만 하면 다야? 그럼 걔 성별이 남자로 바뀌어? 걔나 너나 서로 무슨 마음 품고 있을지 내가 어떻게 알아. 거슬리니까 그만 만나.

1: 1,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고, 어렸을 때부터 만나서 네가 걱정하는 그런 일은 절대 없어. 막말로 그 긴 시간 동안 아무 일도 없었는데 네가 걱정 하는 거 자체가 억지 부리는 거 아니야?

1: 사람 일은 모르는 거지. 지금도 여자친구 앞에 두고 걔랑 카톡이나 하는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너 저번 주에도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걔랑 밥 먹으러 갔더라?

1: 그냥 수업 끝나고 친구랑 밥 먹으러 갈 수도 있지. 왜 자꾸 그래…….

1: 갈 수도 있지? 너 정말 너무 한다. 그 정도는 나한테 말을 하고 갔어야지. 내가 널 묶어 놓는 거 같아? 날 그 정도로 밖에 생각 안 해? 왜 자꾸 내가 치사하게 내 입으로 말을 하게 만들어?

1: 밥만 먹었을 뿐이야. 그냥 영양소 섭취 한 거야. 30분만 보고 바로 다른 수업 가느라 대화도 얼마 안 했어. 근데 너한테 연락해 주는 거 까먹었어, 그건 미안해. 그런데 듣다 보니까 지금 이 상황, 다른 말로 설명하면 네가 나를 못 믿는 거 아니야?

1: 내가 널 못 믿는 거라고? 그럼 너는 내가 다른 남자 만나고 다니면 마음이 참 편하고 좋겠다?

1: 당연히 싫지……. 그런데 나한테 재연이는 여자가 아니라니까!

1: …….

 

자신의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친한 이성 친구 문제로 속앓이 하는 연인들이 많다.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의 이성 친구들을 아무리 쿨하게 생각하려 해봐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먹먹하고 답답할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그 문제에 대해 따져 보려 해보아도 속 좁은 사람이 될 것 같아 속으로 삭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도 이러한 문제로 다투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심각한 경우엔 이 문제로 헤어지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독자들도 한 번쯤은 이런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나의 이성 친구의 친한 이성 친구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은 어떤지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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