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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3

고독이 필요한 시간 [커버포토] [1] Photograph by Michael Yamashita 인간은 흔히 사회적 동물이라 불린다. 살면서 우리는 여러 사람을 끊임없이 마주하며 조화롭게 더불어 살기를 기대받는다. 나 역시도 그러한 가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자라왔고 사람에 대한 정열은 내 삶의 목표에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까지 큰 영향을 주었다. 서로 생각을 나누고 추억을 나누며 살아가는 공동체 삶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고 나는 살아가는 동안 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오랫동안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소망이 생겼다.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서로에게 좋지 않은 순간이 오더라도 나 자신이 조금 더 노력한다면 그 '불가능'이라는 틀에서 .. 2018. 3. 1.
혼자이거나, 함께이거나 혼자 밥 먹는다고 하면 놀랄 때는 언제고,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혼자 사는 삶에 이상하리만치 잘 적응하기 시작했다. 5년 전 즈음만 해도 “혼밥”, “혼술” 등 홀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마치 사회적 차원의 필수적인 무언가가 결핍되어 보듬어주어야 할 구제의 대상으로 여겨지곤 했다.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혼밥족들은 마치 치열한 취업 경쟁과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잿빛 그늘에 놓여 어쩔 수 없이 혼자의 삶을 걷게 된 이들처럼 묘사되었다. 당시 대중에게 ‘자취’의 이미지는 한두 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 텅 빈 냉장고를 열어 별로 남아있지도 않은 반찬 한두 가지에 라면 한 봉지를 끓여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삶이었다. 부모님과 통화하며 “나는 잘 지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감추.. 2017. 3. 21.
공백 정신이 없다. 방 안에 홀로 앉아 멍하니 알 수 없는 무력감에 빠져든다.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을 던져본다. ‘난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이 공허함과 허탈함은 점점 더 내 머릿속을 장악함과 동시에 어떠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으로부터 빠져나오려는 시도조차 불가능하게 만든다. 계속해서 돌아가는 시계의 초침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불안하다가도 무언가를 시작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저 켜져 있는 컴퓨터의 모니터만을 바라보며 나약한 나를 위로하고 있을 뿐이다.외롭다. 친구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 때 만큼은 그 외로움을 잠시나마 외면할 수 있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외로움을 웃음과 태연함 뒤에 감춰둘 뿐이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내 속에 쌓아두기만 했던 고민거리를 입 밖으로 터놓는 것만으로도 큰.. 2015.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