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5 연기학개론 [cover] 연기가 주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울던 사람을 웃게 만들 수도 있고 졸던 사람을 화내게 할 수도 있다. 관객은 배우들의 연기에 한없이 공감하며, 그들의 감정에 동화되곤 한다. 연기는 이처럼 관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사실 연기로부터 제일 큰 영향을 받는 존재는 연기자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배우가 생각과 완전 다른 실제 성격을 가졌다거나, 예상치 못한 엄청난 스캔들로 대한민국을 흔드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배우가 가지는 이미지와 실제 성격의 차이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언론이 배우들의 연출된 이미지를 선전하는 작업에 합류하지 않았다면 한국 연예계 역시 할리우드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세계가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연기는 멀쩡한 사람을 미치게 하고 미친 사람을 정상.. 2017. 10. 28. <블랙 미러> - 과학의 발전과 인간다운 삶의 경계 매일 밤 우리를 괴롭히며 이불을 발로 차게 만드는 기억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잊히고 결국 머릿속 저 안쪽으로 밀려 기억을 하려 해도 잘 떠오르지 않게 된다. 아무리 진하게 박혔던 첫인상도 꾸준한 만남과 재조명의 기회가 있다면 바뀌게 될 수 있으며, 타인이 뒤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는 내가 어떠한 노력을 하든 타인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과 깨달음은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평이함을 잊지 않게 해주고, 서로 쉬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준다. 과연 우리가 절대 기억을 잊지 않고 원할 때마다 과거의 기억을 돌려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거울을 볼 때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점수를 봐야 한다면? [1] 라는 한 영국 드라마는 이런 신선한 질문에 대한 상상력 넘.. 2017. 3. 14. 가상 현실+예술=? [1] 더욱더 자극적인 콘텐츠들로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예술은 지루하고 고루한 과거의 것으로 치부되는 듯하다. 스토리텔링과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이미지의 구현은 시각예술의 주요 역할이자 과제였는데, 이러한 스토리와 이미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영상, 컴퓨터그래픽, 사진과 같은 매체들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어버렸고, 예술은 그것을 찾는 사람들만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감상해야 하는 접근성과 흥미로움, 대중성이 떨어지는 매체가 되어버렸다. 예술은 그 학구적인 기반과 지식인들의 옹호 아래 고상한 문화로서의 위상은 지키고 있지만, 과거와 같이 인간에게 있어서 제1의 매체였던 예술의 전성기는 지난 것 같이 보인다. 이러한 현실이 씁쓸하지만, 한편으로는 .. 2016. 11. 18. 시간 여행: 우리는 미래나 과거로 갈 수 있을까? [1] 누구나 살다보면 한 번쯤 과거나 미래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시험 공부나 과제가 밀려서 밤을 새울 때, 우리는 며칠 전으로 돌아가 나태하고 여유롭게 지냈던 그때의 나에게 가서 정신 차리라고 명치를 한 대 세게 때리고 싶다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또한,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지난밤에 피자와 치킨을 마구 먹어댔던 과거의 나를 말리러 가고 싶다는 생각, 미래로 가서 로또 당첨 정보를 보고 오고 싶다는 상상, 혹은 "시간 여행자"의 저자인 로널드 몰렛(Ronald L. Mallett)처럼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하고 과거로 돌아가 잃었던 가까운 사람을 만나거나 살리고 싶다는 상상 등 다양한 상상들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미래로 가거나 과거로 되돌아가는 시간 여행만큼 많은 사람.. 2016. 10. 18. 공백 정신이 없다. 방 안에 홀로 앉아 멍하니 알 수 없는 무력감에 빠져든다.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을 던져본다. ‘난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이 공허함과 허탈함은 점점 더 내 머릿속을 장악함과 동시에 어떠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으로부터 빠져나오려는 시도조차 불가능하게 만든다. 계속해서 돌아가는 시계의 초침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불안하다가도 무언가를 시작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저 켜져 있는 컴퓨터의 모니터만을 바라보며 나약한 나를 위로하고 있을 뿐이다.외롭다. 친구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 때 만큼은 그 외로움을 잠시나마 외면할 수 있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외로움을 웃음과 태연함 뒤에 감춰둘 뿐이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내 속에 쌓아두기만 했던 고민거리를 입 밖으로 터놓는 것만으로도 큰.. 2015. 10.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