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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3

혼자이거나, 함께이거나 혼자 밥 먹는다고 하면 놀랄 때는 언제고,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혼자 사는 삶에 이상하리만치 잘 적응하기 시작했다. 5년 전 즈음만 해도 “혼밥”, “혼술” 등 홀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마치 사회적 차원의 필수적인 무언가가 결핍되어 보듬어주어야 할 구제의 대상으로 여겨지곤 했다.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혼밥족들은 마치 치열한 취업 경쟁과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잿빛 그늘에 놓여 어쩔 수 없이 혼자의 삶을 걷게 된 이들처럼 묘사되었다. 당시 대중에게 ‘자취’의 이미지는 한두 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 텅 빈 냉장고를 열어 별로 남아있지도 않은 반찬 한두 가지에 라면 한 봉지를 끓여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삶이었다. 부모님과 통화하며 “나는 잘 지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감추.. 2017. 3. 21.
<눈길>: 만주 위안부에서 고향집까지 바로 여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금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북가주의 한국계·중국계·필리핀계 단체들이 협동하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고자 소녀상 기림비를 건립할 계획에 착수해 있는 것. 중국 인사들과 함께 상하이에 세운 소녀상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해외에 건립된 소녀상 기림비가 모두 한국계 단체들의 주도로 세워졌다. 그러나 내년에 완성될 것으로 예정된 샌프란시스코의 소녀상 기림비는 한국계뿐만 아니라 중국계와 필리핀계 사회가 한데 뭉쳐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가 처음 기획된 지난해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각종 일본계 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기림비 및 소녀상 건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남가주 글렌데일에서.. 2016. 11. 23.
장애인 성(性)봉사, 성매매특별법의 이면 [1]※ 성매매방지특별법 현황3월 31일 오후 3시경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에 '합헌'이라는 단어가 올랐다. 그 시각 함께 떠오른 기사들이나 블로그 포스트를 살펴보면 2004년부터 자발적 성매매를 처벌하도록 한 성매매방지특별법 조항이 야기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재판관 아홉 명 중 여섯 명의 의견에 따라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에 대해 무조건 처벌을 내리기로 합헌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한 의견에는 '자발적 성매매' 또는 '생계형 성매매'를 향한 안쓰러움이 묻어있기도 하고, 사생활 침해 또는 직업 선택의 자유에 관한 제한이 드러나 많은 반대 의견들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성매매를 처벌함으로써 건전한 성 풍속 및 성도덕을 확립하고자 하는 입법 목적"을.. 201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