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2 If I die tomorrow 늦은 밤, 한 여자가 고통을 호소한다. 옆의 남자는 안절부절못한 채로 그녀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간다. 여자는 점점 더해가는 고통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남자는 조심스레 그녀를 차에 태운 뒤, 교통 위반 딱지 따위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 듯 액셀러레이터를 밟기 시작한다. 드디어 도착한 병원에서는 마치 준비한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간호사들과 함께 여자가 분만실로 들어간다. 뒤따라 들어간 남자는 아파하는 아내를 본다. 아파하는 그녀를 위해 그가 해줄 수 있는 건 온 힘을 다해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것뿐. 긴 산통이 지나고 한 생명이 세상의 빛을 본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양가 부모님들은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온 듯 서로를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그녀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마치 지금까지의 고통.. 2017. 4. 11. 공중목욕탕 어릴 적 아빠 손을 잡고 쫄래쫄래 따라갔던 공중목욕탕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거대한 배불뚝이 아저씨, 삐쩍 골은 아저씨, 옆집 형, 문구점 아저씨, 한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사람들. 추운 겨울날 모두 옹기종기 모여서 탕 속에 몸을 녹이고 있었다. 모락모락 나오는 김을 보면 빨리 탕 속에 들어가고 싶기도 하고, 또 너무 뜨거우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들고. 결국 발만 먼저 담가보고 몸에 온기가 돌면 서서히 따뜻한 탕 속에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열기가 너무 뜨거워지면 얼른 나와서 냉탕에 풍덩 들어갔다. 몸이 찌릿찌릿. 개구리헤엄으로 여기부터 저기까지. 수영장 같다. 물이 튀는 게 거슬렸는지 열탕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한마디 하면 왠지 머쓱해지고 서럽기까지 했는데. 그럼 아빠가 와 같이 사우나에.. 2011. 9.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