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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2

언더도그마 : 약자는 선하고 강자는 악하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남이 잘 되는 것'에 배 아파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위의 속담은 이러한 인간의 속성을 명확히 비유한다. 독일어 Schadenfreude(샤덴프로이데 : 남의 불행에서 얻는 행복) 나 영어 속담 Turning green with envy(시기심으로 얼굴이 새파래지다) 등과 같은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은 본능적으로 남의 행복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설령 겉으로는 기뻐하는 척 웃으며, 축하의 의미를 가득 담은 꽃다발을 건넬지언정 말이다. 러시아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온 한 옛날이야기 역시 이를 해학적으로 풍자한다. 어느 날 평범했던 40대 농부가 길을 가다 우연히 마술램프를 발견한다. 그가 램프를 문지르자 펑! 하고 나타난 요정이 그에게 소원.. 2016. 3. 29.
욕 권하는 사회 “내가 술을 먹고 싶어 먹는 게 아니야. 요사이는 좀 낫지마는 처음 배울 때에는 마누라도 아다시피 죽을 애를 썼지. 그 먹고 난 뒤에 괴로운 것이야 겪어 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먹은 것이 다 돌아 올라오고……그래도 아니 먹은 것 보담 나았어. 몸은 괴로와도 마음은 괴롭지 않았으니까. 그저 이 사회에서 할 것은 주정군 노릇밖에 없어…….”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 (1921)』는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에 좌절한 소극적인 지식인에게 술을 강권하는 사회와, 지식인의 고뇌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 그리고 현실을 외면하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지식인 사이의 딜레마에 냉소를 보낸다. 원시 수렵사회, 농업혁명, 산업혁명, 근대화, 그리고 첨단화를 거치며 사회는 점점 더 많은 것을.. 2014.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