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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문예 :: Literature

유학생, 어디선가 혼자 눈물 훔치고 있을 그대들에게 바칩니다_

유.학.생.

이 세 글자가 당신에겐 어떠한 이미지로 다가오나요.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한국에 있는 이들에게 유학생이라는 단어는 조금은 화려하고 조금은 배 아프게 부러우며 평범함과는 많이 거리가 먼 그러한 특수한 부류로 분리되기 십상입니다. 늦깎이 유학생인 저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만 해도 유학생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게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나홀로 미국길에 올라 생활하길 1년, 2년... 벌써 햇수로 7년..

원체 일희일비(一喜一悲) 하는게 우리네 인생이라지만 정말 파란만장했던 지난 유학생을 되돌아보며 빛과 어둠의 경계선에 서서 오늘은 조금은 힘들었던 시간들을 바탕으로 일궈낸 생각의 편린(片鱗) 한 조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눈물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위의 시는 정말 우연찮게 접하게 된 정호승 시인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시 입니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향수병, 외로움 등등 온갖 악조건이 겹치며 힘들어하던 유학 초창기 시절에 저 시를 접하곤 과연 '슬픔'을 대하는 바람직한 우리의 자세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위의 시를 모티브로 하여 아래의 글을 적게 되었답니다.

빛만 알고 그늘을 모르는 사람은 싫다_

화려한 삶을 영위하는 자, 富가 넘치는 자, 권력을 가진 자
이들은 모두 객관적인 의미에서 보면 만점짜리 인생을
살고있을런지도 모른다
 
허나 이런 그들이 만약 그늘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은 그저 번지르르하기만 한 허상과도 같은 존재로서
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늘을 모른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배려심이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른 이들의 행복한 면, 즐거운 면은
알아채기 쉽지만 그들이 지닌 어두운 면을 알기란
참으로 어렵고, 그것이 어렵기에 더욱 중요하다
헌데 그늘을 모른채 빛만 쫓는 이들은
그늘을 모른다는 단점은 둘째치고서라도
그들이 쫓고 있는 빛 마저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즉, 진실된 빛을 추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_
 
남을 이해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배려심을 표현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_
 
기쁨만 알고 눈물을 모르는 사람은 싫다_
 
눈물이 흐르는 현상은 과학적으로 밝혀서 이해 될 일이 아니며
슬픔이라는 단어는 사전으로 찾아서 이해 될 개념이 아니며
기쁨만을 추구하는 이는 진정한 기쁨을 이해 할 수 없다_
 
건강을 잃은 그 순간 건강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되듯
슬픔 없이는 우리네 간사한 인간들은
무엇이 진정한 기쁨인지 조차도 이해하기 힘들다
 
슬픔을 안다는 것은 머리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겪어오고 이겨내온 슬픔을 바탕으로
진정한 기쁨을 누릴 줄 아는,
그런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_


짧지않은 유학생활간 얻게 된 가장 큰 기쁨은 '세상을 넓게 보고 크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같은 나이 또래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겪은 만큼, 힘들다고 쉬이 좌절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아 학창시절 이후 앞으로 다가올 더 험하디 험한 세상에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고 지탱해줄 수 있는 원동력으로 승화시길 수 있는 유학생이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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