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2 (3) '내 시간' 너는 내가 요즘 너를 시큰둥하게 대한다고 말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확신한다는 듯한 말투로. 찌푸린 얼굴로 붙어 앉아 로맨틱코미디를 보긴 힘들겠다는 생각에 더 잘하겠다며 웃어넘겼지만, 반 정도는 맞는 얘기였다. 나 역시 요새 많은 것들에 시큰둥해하는 자신을 종종 발견하던 참이었으니까. 다만 틀린 부분은 너에 대한 내 마음이 식어 간다는 듯한 너의 태도였다. 나는 단호히 그 반대라고 말하고 싶다. 너를 만나기 전의 내 생활은 분명 공허했다. 네가 내 일상 곳곳에 도사리던 외로움을 물리쳐준 덕에 내 하루가 얼마나 윤택해진 지 모른다며 나직이 했던 고백은 정말 진심이었다. 너와 함께일 땐 가만히 있어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는 것 같지 않았기에, 멍하니 시간을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네가 나의.. 2015. 3. 5. (2) RE: 연락, 그리고 기념일 우리의 이별은 그렇게 또 똑같은 이유로, 연락 때문에 찾아왔다. 나한텐 연락의 횟수가 중요한게 아니야. 많이 만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고. 나는 그저 너를 만났을때 내가 그동안에 느꼈던 서운하고 속상한 감정이, 또 네가 바빠서 나에게 잘 해주지 못해 느꼈던 그런 소홀한 감정이 다 녹아 내리기를 다 잊혀지기를 바라며 만나는거지. 그리고 연락? 1분 1초만에 하는 그런 칼 답장 나는 바라지도 않아. 술자리를 가면 간다,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못 만날꺼같다, 사정이 생겨서 좀 늦을꺼같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 정도는 내가 묻지 않아도 알아서 좀 얘기해주면 안 돼? 항상 내가 시시때때로 물어봐야지만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거냐고. 또 내가 이렇게 걱정되고 뭐하는지 궁굼한 마음에 연락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가끔은 .. 2015. 2.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