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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4

고독이 필요한 시간 [커버포토] [1] Photograph by Michael Yamashita 인간은 흔히 사회적 동물이라 불린다. 살면서 우리는 여러 사람을 끊임없이 마주하며 조화롭게 더불어 살기를 기대받는다. 나 역시도 그러한 가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자라왔고 사람에 대한 정열은 내 삶의 목표에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까지 큰 영향을 주었다. 서로 생각을 나누고 추억을 나누며 살아가는 공동체 삶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고 나는 살아가는 동안 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오랫동안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소망이 생겼다.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서로에게 좋지 않은 순간이 오더라도 나 자신이 조금 더 노력한다면 그 '불가능'이라는 틀에서 .. 2018. 3. 1.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나는 어른일까? [cover] 만화란 참 신기하다. 성장기의 어린아이들이 주 시청자임에도 불구하고, 만화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어른이다. 그래서일까, 어른이 되어 다시 보는 만화는 어렸을 때의 내가 보고 이해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뜻이 되어 다가온다. 전에는 공감할 수 없었던 캐릭터의 아픔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렸을 때는 표면상의 뜻만 이해하고 넘겼던 대사에서 커다란 울림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많은 어른이 비슷한 경험을 하기 때문인 듯, ‘키덜트 (Kidult)’라는 단어까지 생길 정도로 어렸을 적의 장난감이나 만화, 과자 등을 즐겨 찾는 20~30대가 많다. 아이를 뜻하는 단어, 키드 (Kid)와 어른을 뜻하는 단어, 어덜트 (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겉은 자랐어도 마음만은 아이였던 때와의 고리를 .. 2017. 9. 28.
개헌, 급할수록 천천히 지난 2017년 3월 9일. 수개월 동안 대한민국을 열병에 앓게 했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게 탄핵 선고를 내린다. 선고 직후 있었던 일련의 유혈사태를 제외한다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우리 국민이 몇 달에 걸쳐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평화롭고 이성적으로 시위하며 마침내 얻어낸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이 승리는 여러 외신에서 놀랄 만큼 너무도 값진 성취였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를 모두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에 기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은 5일 후 3월 14일, 갑작스럽게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국민의 당, 바른 정당 간의 야 3 당 회동을 통해 개헌을 국민투표로 대선과 함께.. 2017. 3. 18.
대나무숲, 대신 전해드립니다 - 익명의 위험성 최근 Facebook 페이지 중 하나인 우리 캠퍼스 내의 익명 소통의 장, "UC Berkeley 대신 전해드립니다" 또는 "벜대전"에 버클리 캠퍼스 앞 버스 정류장 근처의 흡연 행태에 대한 비판글이 올라오며 신입생/편입생 논란 이후 다시 한 번 온라인 상의 논쟁이 벌어졌다. 이와 같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의 설립은 비단 대학교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타 고등학교, 대학교, 더 크게는 지역 등의 많은 커뮤니티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으로, 익명성이 보장된 소통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용자들의 흥미와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익명성이라는 양날의 검은 언제나 그렇듯 어느 정도의 분란과 논쟁의 여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들 역시 익명성의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2016.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