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2 대화할까요 우리? ¿Hablamos? [cover] 약 일주일 전, 과제에 치여 밤을 새우고 머리나 식힐 겸 웹툰을 보러 네이버에 접속했던 필자는 수십 초간 그저 멍하니 메인 화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백발의 할머니와 옷이 갈기갈기 찢긴 중년의 남성이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사진을 보고 놀란 게 먼저지만, 어쩌면 그 아래 위치한 제목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스페인 카탈루냐 독립 투표 강행, 경찰의 폭력진압에 부상자 속출’을 골자로 하는 제목에서, 2017년에 그것도 유럽인 스페인에서 엄연한 공권력인 경찰이 시민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였다는 사실이 어찌 놀랍지 않았겠는가. 애초에 카탈루냐는 왜 독립 투표를 진행해서 이 사단을 만들었고, 경찰은 대체 무슨 생각과 근거를 들어 총구를 자국민에게 겨눴던 걸까. 이 글에서는 딱 봐.. 2017. 10. 12. 짖궂은 농담, 성숙한 웃음 인생은 어떤 심오한 계획도 감추고 있지 않고 어떤 믿음직한 약속도 해주지 않는다. 인생은 우리에게 그저 섬뜩하거나 짖궂은 농담을 던질 뿐이다. 인생은 농담을 던지고, 인간은 웃음으로 응수한다. 순수하게 유쾌하지만은 않은 그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자가 성숙한 자이다. (김영하) 中 시원한 바람 사이로 햇살이 따스하게 피부에 내려앉는 오후였다. 나는 숨길 수 없는 관광객 티를 있는 대로 내며 오른손에는 카메라를, 왼손에는 스페인어가 빽빽한 지도를 들고 오백 년 가까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길을 걸었다. 바닥에는 무채색의 모난 돌들만이 끝도 없이 깔려있었지만, 양옆으로는 은은한 파스텔톤의 붉은색, 노란색, 아이보리색 단층집들이 새파란 하늘 아래 자리 잡고 있었다. 잔혹했던 스페인 식민시대에 세워졌다고는 믿을.. 2016. 2.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