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3 국가적 규제와 사회적 보편성 나는 일을 처리할 때 효율성을 먼저 생각하는 성격이다. 학업도, 업무도 계획된 시간에 적절한 업무분장으로 정리가 되어야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현실 속의 사회는 답답하고 비합리적으로 느껴졌었다. 업무시간이 아닌 퇴근 이후에 사무실에 들어와 야근빈도에 따라 성실한 직원이 되는 분위기, 주어진 업무를 끝내지는 않으며 새로운 업무를 쌓아 놓기만 하는 직장 상사, 쳇바퀴가 도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회의들은 회사 전체가 나태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판단조차 하게 만들었다. 이와 유사한 생각을 많은 실무자들이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더딘 조직문화의 변화속도는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소통창구의 부재, 형식적인 의견파악, 비현실성이라는 한계로 판단해버리는 현실의 벽은 안개속에서 목표가 없이 일을.. 2018. 11. 24. 판도라의 해악도 가치가 있는 건 아닐까? “니는 우리 아들한테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물려주고 싶냐, 안전하고 건강한 나라를 물려주고 싶냐?” 박정우 감독의 재난영화 ‘판도라’에서 나온 대사이다. ‘16년의 현실을 잘 투영시킨 재난영화로 많은 공감대를 주었으나, 원자력 분야의 종사자에게는 많은 고민과 허탈감도 준 영화이기도 하다. 원전운영에 종사하는 이들이 소방공무원, 경찰, 사회 미화원 등과 마찬가지로 휴일에 관계없이 일을 해왔던 이유는 자식들에게 잘 먹고 잘사는 것뿐이 아닌, 안전하고 건강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위의 대사처럼 원자력 발전은 경제성과 안전성이라는 이분법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13년 3월 11일 강도 9.0의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본의 방사능 유출이 국내로.. 2018. 10. 4. 로저는 어떻게 되었을까 갓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 독후감 숙제 때문에 억지로 읽게 되었던 소설 파리대왕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드는 유일한 생각은 이 칼럼의 제목과 같았다. 로저는 어떻게 되었을까. 섬에 표류한 소년들이 욕망에 따라 서로에게 야만성을 표출하며 점차 대립하게 되고 마침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일련의 줄거리를 통해 내가 느낀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문제의식 보다는 피기를 살해한 로저에게 느끼는 분노였었다. 그가 꼭 본국에 돌아가서 그가 섬에서 행했던 행동의 대가를 받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가 아직 어린 나이였을지라도, 처했던 상황이 문명으로부터 단절된 특수한 것이었던지 간에. 그로부터 십 년쯤 지난 2017년, 인천 초등학생 유괴 및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고등학생쯤 나이가 된 가해자가 동네의 .. 2018. 10.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