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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가 신데렐라에게 너를 마지막으로 본지도 어느덧 3년이 흘러간다. 나도 늙어가고 있어서 그런가, 요즘 따라 네 생각이 많이 나더구나. 길에서 아이들을 보면 특히 그래. 가끔가다 키가 내 허리까지밖에 안 오는 어린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며, 내 인생에도 저런 행복이 있었지, 어렴풋이 회상한다. 네 언니들에게도 한때 넘어지면 안아달라고 팔 뻗을 온화한 엄마가 있었단다. 네 큰언니가 치킨 너겟과 햄버거 사이에서 큰 고민에 빠져있을 때, 당신이 치킨 너겟을 주문할 테니 딸아이에게는 햄버거를 주문하겠느냐고 물으며 웃어주던 아빠도 있었지. 이제 훌쩍 자라버린 아이들을 어디에선가 보고 있을 아이들 아빠와 나도 예전엔 그런 사람들이었단다. 신데렐라 너의 아버지처럼, 아이들이 험난한 잿빛의 현실 속에서 무지갯빛을 볼 수 있도록 항상 .. 2016. 10. 27.
언더도그마 : 약자는 선하고 강자는 악하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남이 잘 되는 것'에 배 아파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위의 속담은 이러한 인간의 속성을 명확히 비유한다. 독일어 Schadenfreude(샤덴프로이데 : 남의 불행에서 얻는 행복) 나 영어 속담 Turning green with envy(시기심으로 얼굴이 새파래지다) 등과 같은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은 본능적으로 남의 행복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설령 겉으로는 기뻐하는 척 웃으며, 축하의 의미를 가득 담은 꽃다발을 건넬지언정 말이다. 러시아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온 한 옛날이야기 역시 이를 해학적으로 풍자한다. 어느 날 평범했던 40대 농부가 길을 가다 우연히 마술램프를 발견한다. 그가 램프를 문지르자 펑! 하고 나타난 요정이 그에게 소원.. 2016. 3. 29.
한국 기독교, 왜 비난받는가 "먼저 저를 이자리에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연예, 영화 시상식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구절이다. 방송을 타자마자 포탈과 미니홈피서 수많은 비판과 비난글이 쏟아진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해서는 안될 말이니 당장 사과하라 한다. 그리곤 기독교는 역시 골치덩어리라며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의견을 모은다.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한국에서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정말 기독교가 문제 투성이라서 비난을 받는가?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독특하고 극단적인 국민성을 가지고 있음엔 틀림 없다. 때로는 이런 점이 매우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뜨거운 교육열이나 어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부지런함이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국민성이 부작용 또한 초래한다. 한국사.. 2011.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