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http://www.jinbo.net/)
"먼저 저를 이자리에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연예, 영화 시상식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구절이다. 방송을 타자마자 포탈과 미니홈피서 수많은 비판과 비난글이 쏟아진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해서는 안될 말이니 당장 사과하라 한다. 그리곤 기독교는 역시 골치덩어리라며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의견을 모은다.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한국에서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정말 기독교가 문제 투성이라서 비난을 받는가?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독특하고 극단적인 국민성을 가지고 있음엔 틀림 없다. 때로는 이런 점이 매우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뜨거운 교육열이나 어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부지런함이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국민성이 부작용 또한 초래한다. 한국사회에선 모두가 동의하는, 그리고 동의해야만 하는 "표준"이 암묵적으로 존재한다. 그 "표준"에 반대되는 행동은 무조건적인 악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공인들은 겸손하지 못하면 살아남질 못한다. 조금이라도 자신감에 찬 발언을 하면, 한국인들은 신랄하게 공격한다. 인간이 덜 되었다느니, 너나 잘하라느니 하며 온갖 욕을 퍼붓는다. 왜냐하면, 한국에선 겸손함이 최고의 미덕이고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선수건 연예인이건 자신을 낮추는데에 급급하다. 물론 겸손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겸손하지 않다고 해서, 자신들의 "표준"에 벗어난다고 해서 공격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다.
기독교에 대한 비난도 같은 맥락이다. 인터넷에서 기독교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면 모든사람이 공격을 하지만, 예를 들어 불교나 유교에 대한 발언은 대부분이 관대하다. 즉, 불교나 유교가 잘못 되었다는건 아니다. 하지만 모두 다 종교라고 한다면, 왜 이렇게 한국 국민들의 반응이 다른가?
기독교가 야기하는 이슈가 있음엔 틀림없다. 비도덕적인 목사나, 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같은 극단적인 푯말을 들고다니는 사람들이나, 집집마다 방문하며 예수믿으라며 권유아닌 강요를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은 기독교뿐만 아니라 어느 종교나 단체에서도 존재한다.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비난은 이미 설명한 우리나라 국민성과 더 큰 연관이 있다고 본다. 한국사회에서 현재 기독교는 "절대 악"으로 설정되었고, 기독교적인 발언이나 행동은 한국인의 "표준"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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