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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3

혼자이거나, 함께이거나 혼자 밥 먹는다고 하면 놀랄 때는 언제고,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혼자 사는 삶에 이상하리만치 잘 적응하기 시작했다. 5년 전 즈음만 해도 “혼밥”, “혼술” 등 홀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마치 사회적 차원의 필수적인 무언가가 결핍되어 보듬어주어야 할 구제의 대상으로 여겨지곤 했다.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혼밥족들은 마치 치열한 취업 경쟁과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잿빛 그늘에 놓여 어쩔 수 없이 혼자의 삶을 걷게 된 이들처럼 묘사되었다. 당시 대중에게 ‘자취’의 이미지는 한두 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 텅 빈 냉장고를 열어 별로 남아있지도 않은 반찬 한두 가지에 라면 한 봉지를 끓여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삶이었다. 부모님과 통화하며 “나는 잘 지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감추.. 2017. 3. 21.
<블랙 미러> - 과학의 발전과 인간다운 삶의 경계 매일 밤 우리를 괴롭히며 이불을 발로 차게 만드는 기억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잊히고 결국 머릿속 저 안쪽으로 밀려 기억을 하려 해도 잘 떠오르지 않게 된다. 아무리 진하게 박혔던 첫인상도 꾸준한 만남과 재조명의 기회가 있다면 바뀌게 될 수 있으며, 타인이 뒤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는 내가 어떠한 노력을 하든 타인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과 깨달음은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평이함을 잊지 않게 해주고, 서로 쉬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준다. 과연 우리가 절대 기억을 잊지 않고 원할 때마다 과거의 기억을 돌려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거울을 볼 때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점수를 봐야 한다면? [1] 라는 한 영국 드라마는 이런 신선한 질문에 대한 상상력 넘.. 2017. 3. 14.
동거는 결혼의 예행 연습이 될 수 없다 이번 여름, 대학로 길 모퉁이에 붙어 있던 한 문구가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살아보고 결혼 하자”라는 한 연극의 전면 광고 전단지였다.현대 사회는 급변하고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인류는 이전에 겪었던 수많은 변화보다도 큰 엄청난 사회, 문화적 변화의 충격을 경험했다. 불과 수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신개념 전자 제품들이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 잡는 동안 우리 삶의 형태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왔다. 핵가족이 대세인 우리세대의 연애와 결혼은 우리 부모세대의 그것과 결코 같지는 않을 것 이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바로 젊은이의 무분별한 동거 문화이다. 현대 사회의 날로 증가하는 이혼률은 사회적, 도덕적 책임과 의무가 결여된 결혼은 마냥 행복한 미래가 아닌 동전의 양면과 같은 현실이라는.. 2011.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