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6 우연의 조각 [cover] ‘우연을 마주하기: 인과로서의 필연을 넘어, 존재로서의 필연으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우연을 마주합니다. 때로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전 애인을 만나 어색한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우연한 아이디어로 성공해 일확천금을 얻기도 하며, 반대로 우연히 사고를 당해 다칠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경우에 우리가 스스로 마주한 우연한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 우연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입니다. ‘내가 그 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당할 일이 없었을 텐데.’ 라거나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잘났기 때문이야. 라는 생각 등이 그 예시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불행을.. 2017. 11. 7.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나는 어른일까? [cover] 만화란 참 신기하다. 성장기의 어린아이들이 주 시청자임에도 불구하고, 만화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어른이다. 그래서일까, 어른이 되어 다시 보는 만화는 어렸을 때의 내가 보고 이해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뜻이 되어 다가온다. 전에는 공감할 수 없었던 캐릭터의 아픔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렸을 때는 표면상의 뜻만 이해하고 넘겼던 대사에서 커다란 울림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많은 어른이 비슷한 경험을 하기 때문인 듯, ‘키덜트 (Kidult)’라는 단어까지 생길 정도로 어렸을 적의 장난감이나 만화, 과자 등을 즐겨 찾는 20~30대가 많다. 아이를 뜻하는 단어, 키드 (Kid)와 어른을 뜻하는 단어, 어덜트 (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겉은 자랐어도 마음만은 아이였던 때와의 고리를 .. 2017. 9. 28. <블랙 미러> - 과학의 발전과 인간다운 삶의 경계 매일 밤 우리를 괴롭히며 이불을 발로 차게 만드는 기억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잊히고 결국 머릿속 저 안쪽으로 밀려 기억을 하려 해도 잘 떠오르지 않게 된다. 아무리 진하게 박혔던 첫인상도 꾸준한 만남과 재조명의 기회가 있다면 바뀌게 될 수 있으며, 타인이 뒤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는 내가 어떠한 노력을 하든 타인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과 깨달음은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평이함을 잊지 않게 해주고, 서로 쉬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준다. 과연 우리가 절대 기억을 잊지 않고 원할 때마다 과거의 기억을 돌려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거울을 볼 때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점수를 봐야 한다면? [1] 라는 한 영국 드라마는 이런 신선한 질문에 대한 상상력 넘.. 2017. 3. 14. 너로 물들여진 시간 나의 사랑의 법칙은 단순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 그 외에는 어떤 변수도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먼저 좋아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호감이 생기지 않았다. 아무리 나에게 잘해주고 진심을 전달해도 부담만 커질 뿐, 마음이 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너로 인해 나의 사랑의 법칙에 변수가 생겼다. 평범한 얼굴, 평범한 키, 그리고 평범한 성격. 학기 초 동아리 방에서 너를 처음 본 내게 남은 너의 첫인상이었다. 새로운 신입 멤버들 사이에서 넌 당연히 눈에 띄지 않았고, 오히려 너는 나의 이상형과 전혀 반대되는 사람이었다. 전혀 친해질 것 같지 않았던 우리였지만, 항상 먼저 말을 걸어주던 너의 친화력 덕분에 낯가리던 나도 어느새 너와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우린 친구가 되.. 2017. 3. 7. 민주주의, 그 길 위에서 [1] 지난 한 달은 필자에게 악몽 같은 나날들이었다. 그리고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9년을 지내온 모국에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정치적 스캔들이 터져 온 나라가 열병을 앓고 있고, 꿈을 가지고 넘어와 공부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채 대립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지켜본 많은 이들은 배신감, 허탈함, 안타까움, 분노 등의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에 휩싸인 채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단이 터질 때까지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우리는 대통령 뒤의 한 개인이, 그것도 자격도 권리도 없는 일개 한 사람이 3년 넘게 나라를 쥐락펴락하고 있을 동안 눈치 하.. 2016. 11. 16. 행동하는 대학은 아름답다 - 서울에서 띄우는 편지 [객원필진 NorCalSpirit] 오늘 오전 트위터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학생총회를 열고 ▲등록금 문제 ▲장학금 확충 ▲ 자치공간 확충 ▲ 수업권 문제 해결 ▲ 학점 적립제 도입 ▲비정규직 미화경비노동자들의 생활임금보장 등 6대 요구안 해결을 위해 학생총회를 열고 오는 4월 4일부터 8일까지 채플을 거부하는 행동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앞선 3월 24일 경희대에서는 학생총회를 통해 학교 측과 등록금 인상분 3% 가운데 2%는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나머지는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등에 합의했습니다. 경희대에서 학생들의 요구가 사실상 관철된 이후 수많은 대학이 앞다퉈 학생총회를 개최하며 등록금 문제와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공론화하고 있습니다. 대학마다 학생총회 열기, 왜? 각 대학에서 학생총회가 잇따르는 것은 .. 2011. 4.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