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5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제20대 대선 후보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1]. 윤석열 후보가 여당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치열한 지지율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의당 심상정 의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제3지대 후보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내고 있다. 투표일인 2022년 3월 9일까지 남은 시간은 4개월도 되지 않는다. 언뜻 봐서는 굉장히 짧은 시간처럼 느껴지지만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정치와 선거에 있어서는 4개월이라는 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이기도 하다. 남은 기간 동안 후보들 간의 뜨거운 정치적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권자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변수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치열했던 경선, 뿔뿔이 흩어진 거대 양당의 지지자들
치열한 접전 끝에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모두 경선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당선 이후에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층들을 온전히 흡수하지는 못했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 당원 투표에서 57.7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37.94%의 득표율을 얻는데 그쳤다 [2]. 이는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인 48.21%와 10% 이상 차이 난다. 당원들의 표심을 얻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민심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앞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현재 윤석열 후보의 최우선 과제는 홍준표 후보에 대한 민심을 끌어오는 것과 동시에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의힘의 젊은 신규 당원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 역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바 있다. 경선 이후 경쟁 후보들이었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지만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를 누리진 못했다. 오히려 경선 이후에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3]. 경선 간에 있었던 갈등들이 선대위 영입 등의 표면적인 결합만으로는 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6일에도 이낙연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는 등 당내 인사들, 계파들, 그리고 지지층들을 결합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4]. 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표면적 결합에서 멈추지 않고 화학적 결합으로 이어져야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에 유효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두 후보 모두 경선 이후에 ‘원팀’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다양한 성격과 성향을 가진 후보들이 모여서 치른 경선인 만큼 경선에서 승리한다고 해서 경쟁 후보들의 지지층 확보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경선 승리에서 그치지 않고 본선에서도 승리하려면 당 내외의 유권자들에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볼 필요가 있다.
홍준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
지난 7일,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앞으로의 대선 참여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이번 대선을 “검찰 주도의 비리 의혹 대선”이라고 표현했다 [5].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들을 지적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아직 검찰에 의해 수사 중에 있다. 이재명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지난달 21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지만 이재명 후보 본인의 혐의는 아직 인정된 것이 없다 [6]. 이 후보는 최근에 해당 수사와 관련해 국민의힘 측에서 주장하던 특검 도입에 동의하는 입장을 여러 번 표명했다. 최근 지지부진해온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려면 해당 사건의 진실 규명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이 후보 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후보는 해당 사건 관련 수사가 이 후보 본인에게만 집중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토로함과 동시에 당시 성남시 의회 등에 포진해 있던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공공개발 포기 압박 의혹’ 등을 거론하며 수사가 모든 방면에서 진척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역시 공수처에 의해 수사 중에 있다. 해당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당시에 고발장을 미래통합당에 (현 국민의힘)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김웅 의원 간의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해당 의혹에 대응하여 윤 후보 측이 제출한 ‘제보 사주’ 고발은 수사 및 언론 보도가 되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 편향이 의심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7].
한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5명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8].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그리고 윤석열 후보의 가족들과 관련된 수사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투표일 이전에 많은 결과들이 나올 것이고 두 후보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더 나아가 수사 결과에 따라서 두 후보의 대선 후보 로서의 입지 자체도 흔들릴 수 있으며 두 후보의 사퇴, 또는 후보 자격 박탈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후보들 개개인의 역량, 준비성, 그리고 도덕성
각종 수사들이 계속해서 진행됨과 동시에 후보들 개개인에 대한 검증도 쉬지 않고 이뤄질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도덕성 문제가 여러 번 화두에 올랐었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전과가 무려 네 가지나 있는 전과 4범이다 [10]. 또한 온갖 욕설과 저급한 표현으로 가득 찬 형수와의 통화 내용이 대중들에게 공개되면서 큰 질타를 받았다. 공개석상에서 위 두 가지에 대한 사과를, 그리고 후자에 대해서는 해명도 여러 차례 했지만 이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유권자들에게 있다 [11]. 다만 이 문제가 남은 대선 기간에 있어서 큰 변수로 작용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에 있었던 일이고 이에 대한 비판과 해명, 사과 모두 이미 이루어졌기에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이 문제에 있어서 어느 방향이 되었든 생각을 이미 굳혔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윤석열 후보의 잦은 말실수 및 역량 부족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는 경쟁 후보들에 비해서 정책 준비성과 토론 능력 면에서 많이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비교적 뛰어난 토론자들로 평가되는 만큼 본선 토론에서도 국민의힘 경선에서 보여줬던 다소 아쉬운 모습을 다시 보여줘서는 안 된다. ‘손바닥 王자,’ ‘전두환 옹호 발언,’ ‘개사과 논란’ 등으로 얼룩진 윤 후보의 입지는 앞으로의 윤 후보의 언행에 달렸다 [12].
제3지대
거대 양당의 후보들이 앞서 얘기한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비호감도가 상당히 높기에 제3지대 후보들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13]. 특히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2030세대의 경우 위 세대들처럼 지지 후보나 당이 확고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는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아직까지는 이 들로부터 확실한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고 이들이 제3지대 후보에게 표를 주거나 아예 기권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단일화의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지난 11월 4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일화의 가능성을 부정했지만 국민의당은 올해 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추진했었고 이어서 합당을 시도하기도 했다 [14].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 심상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단일화, 또는 제3지대 후보들의 단일화 등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제3지대 후보가 당선이 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4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합동으로 진행한 11월 3주 차 여론조사에 의하면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까지 포함한 4자 구도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36%,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가 35%인 것으로 나타났다. 2주 차에 윤석열 후보의 우세로 기울었던 대결구도가 다시 팽팽해진 것이다 [9].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한 만큼 앞으로 등장할 변수들이 더더욱 중요해졌다. 이 변수들을 성공적으로 파악하고 차단하는 후보가 이번 대선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사진 출처
출처
[1] http://www.peoplepowerparty.kr/renewal/news/notice_view.do?bbsId=HNS_000000002568164
[2] https://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42286
[3]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348486629214232&mediaCodeNo=257
[4] https://newsis.com/view/?id=NISX20211117_0001653994&cID=10301&pID=10300
[5] https://newsis.com/view/?id=NISX20211107_0001641860&cID=10301&pID=10300
[7] http://www.nocutnews.co.kr/news/5658085
[8]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today/article/6315448_34943.html
[9]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21111879547
[10]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70610131411033
[11] https://www.sedaily.com/NewsVIew/22TYP9NL0Y
[12] https://biz.chosun.com/policy/politics/2021/11/19/SMSK2M26SBFWBGFOJQ6IWNNGYQ/
[13]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1/11/19/7E7JV3KE5JGYTFBYSXCLU2UZ44/
[14] https://biz.chosun.com/policy/politics/2021/11/04/K7DXOSHQ7RAGZPV7SWHOAWDN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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