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초록색이 주는 특유의 안정감이 있다. 내게 식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할머니 댁에 갈 때마다 무럭무럭 자라는, 왠지 양분을 잘 먹고 자란 듯 아주 건강해 보이는 초록이들! 베란다에 비추는 따스한 햇볕과 반들거리는 초록 잎사귀를 마루에 앉아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으면 금세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다음으로 떠오르는 건 아파트 앞 화단의 새싹들. 1층에 어린이집이 있어서 그런지 가끔 이름표가 걸어진 화분들도 보이곤 한다. 귀여운 초록 새싹들과 그사이 작은 키의 참새들은 상상만 해도 미소 지어진다.
강의 사이 애매한 공강 시간, 도서관에 자리가 없을 때 - 버클리 캠퍼스 곳곳의 잔디밭 혹은 벤치에 앉아 초록 잔디와 나무 사이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도 떠오른다.
실제로 식물은 세로토닌을 분비해 불안과 우울감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고만 있어도, 둘러싸여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식물을 집에 들이는 사람들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더 많아졌다. 집에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을 작은 텃밭으로 가꾸며 위안을 얻는 이른바 ‘녹색힐링’이 인기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다른 소매 업종이 매출 감소세를 겪은 와중에 가드닝 분야는 1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5]. 국내에서도 가드닝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반려묘를 돌보는 사람을 ‘냥집사’라 하듯, 이에 식물을 합쳐 ‘식집사’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지역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서도 식물을 분양하고 분양받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나도 한 번?’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다. 그 이유는 -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과는 달리, 식물을 잘 키우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 물, 바람, 흙, 햇빛, 이 모든 것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주는 것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도대체 ‘적당히’가 얼만큼일까?) 더군다나 대학생, 직장인,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면 매번 관심을 주기 어렵다. 아무리 선인장처럼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도 자칫 방심하면 죽기도 한다.
식물을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식물에 노래를 들려주거나 칭찬을 해주면 될까?
식물 키우기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홈가드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행히도 초보 식집사들을 위한 물품과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LG에서 출시한 식물 생활 가전 ‘틔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처음 공개 당시에는 반응이 미지근하였으나, ‘누구나 쉽게 식물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이 LG ‘틔운 미니’ 1000대를 6일 만에 조기 완판시켰다. 틔운 미니는, 흙 없이도, 씨앗 키트와 물, 영양제를 장착하면 기기의 LED 조명을 통해 식물을 기를 수 있게 설계되었다. LG의 씽큐 앱과 연동하면 스마트폰에서 언제 어디서든 물과 조명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2]. 저걸 누가 사나, 싶다가도 사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는 ‘틔운’은 특히 20대의 수요가 특히 높다고 한다.
이 밖에도, 반려 식물 관리 앱 ‘그렉’은 식물의 정보와 식물이 지내는 환경을 바탕으로, 머신러닝 기반의 식물 성장 및 관리에 최적화된 방법을 추천해준다 [3]. 앱 초기 가입 시에는, 키우고 있는 식물 수, 식물 관리 경험 등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기입하고, 위치 기반 기후와 날씨도 파악할 수 있다. 식물 사진을 통해 식물의 종을 파악, 창문에서의 거리, 일조량과 물을 준 시기 등의 정보를 통해 성장 환경을 파악할 수 있다 [4]. ‘플리어리’와 같은 식물 성장 관리 앱들은 물주기, 관리를 알림으로 알려주어 물 주는 것을 빼놓지 않게 도와주고, 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식물 다이어리 기능도 제공한다 [3].
식물 케어에 대해 높아진 관심은 식물 관리 서비스의 고급화로도 이어지는 추세이다. 반려동물 서비스 시장 추세를 따라가듯, 반려 식물 호텔, 반려 식물 병원 등이 등장하고 있다.
며칠간 집을 비워야 할 때, 집에 혼자 남을 반려 식물이 걱정된다면 반려 식물을 호텔처럼 맡길 수 있는 식물 호텔이 있다. 롯데 백화점의 일부 지점에 입점한 ‘실라 파티오’, 에이케이플라자의 ‘가든 어스’ 등이 대표적이다. 반려 식물을 맡아주는 것에 더해, ‘유기된’ 반려 식물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1]. 앞서 언급했듯이 아픈 반려 식물을 위한 ‘식물 병원’ 도 있는데,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식집사들을 위해 아픈 식물을 무료로 치료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전시의 ‘화분병원’이라는 곳에서는 반려식물을 위한 집중치료실도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1].
그러니 식물을 어떻게 기를지 잘 모르겠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출시되고 있는 수많은 앱과 서비스들이 당신의 즐거운 식집사 생활을 도와줄 것이다.
죽은 묘목도 살려내시는 할머니께 어떻게 그렇게 식물을 잘 키우시냐고 여쭈어보았었다.
“목말라 보이면 물 한 번 주고, 그냥 한 번 들여다봐 주고 그러는 거지. 그러면 알아서 잘 커.”
식물이 목말라 보이는지, 물을 그만 달라고 하는 건지 분간하려면, 다른 것도 좋지만 우선 식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잘 자라고 있는지 한 번씩 들여다보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따뜻하게 쳐다보는 애정이 있어야 반려 식물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들도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그럼 모두 즐거운 식집사 생활하시길, 지나치기만 했던 초록 식물들을 한 번 더 눈여겨보게 되는 글이었길 바란다!
출처
[1] https://www.nongmin.com/nature/NAT/LVN/347710/view
[2] https://biz.chosun.com/industry/car/2022/03/11/2XYBXYSDFBHZZN66EE4325X6IQ/
[3] https://www.fnnews.com/news/202204020727564322
[4]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5&t_num=13611383
[5] https://better-tomorrow.co.kr/skilltip/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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