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유럽에서의 삶은 미국에서의 풍족했던 삶과는 달랐다 (여기서의 풍족함은 물질적인 풍족함 보다는 의식주에 대한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건 웬만해서 다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는 것에서 느낀 풍족함을 말한다). 학자금도 지원 받은 상태였고 교환학생 때 할 활동들을 위해 모아놨던 자금들도 있던 상태였지만 지인하나 없는 타지에 막상 뚝 떨어지고 나니까 심리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의지 할 곳이 없어 자립을 해야만 했다. 어찌나 해보고 싶은 일이 많던지 그 하고 싶은 일들을 경험해보려면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했다. 필자는 먹는걸 그 무엇만큼이나 좋아하지만, 로마 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과감히 외식을 포기하고 집에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필자의 서투른 요리솜씨로 만든 음식들과 절약을 위해 줄곳 먹던 케찹에 버무려진 생 파스타는 정말 견디기 힘들긴 했지만 말이다.
로마에서 호스트 아저씨가 해주시는 파스타를 음미하기전 행복한 호스트와 게스트들
Couch Surfing는 보편적으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성행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여행자가 여행하고자 하는 지역의 한 주민을 온라인 데이터 베이스에서 찾아 그 지역 여행을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은 아무래도 무료로 숙박을 할 수 있다는 점 이지만 그 뿐만 아니라 호스트에게서 받을 수 있는 여행지에 대한 팁, 사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 지역의 감성 및 풍습 등 기대하지 않았던 혜택도 여러 가지 있다.
실례로 필자는 부활절 방학을 맞아 장장 2주간 떠났던 여행이 기억에 남는다.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고 독일을 2주만에 다 돌아보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그동안 고수해왔었던 학생의 절약정신을 더블콤보로 그때까지 아껴왔던 자금으로 로마 in 티켓과 베를린 out 리턴 티켓을 끊었다. 물론 숙박은 위에서 언급한 데로 Couchsurfing을 이용하였다. 몇가지 기억나는걸 나열하자면, 로마에서 호스트 아저씨가 손수 해준 파스타, 피렌체에서 먹었던 매운곱창 파니니, 베니스에서 배운 레슬링 (호스트 아저씨가 경호원 출신인데 손님들에게 레슬링 교습 하는 걸로 유명하다), 스위스 알프스 산맥 인근 호숫가에서 물놀이 등등이 있었다. 나를 손님으로 받아준 이 호스트들이 없었다면 이러한 경험도 물론 없었을 것이며 그들과 아직도 연락을 유지하며 친구로 지내는 일은 더더욱 없었을 것이다. 국제적인 무대에서 인맥을 쌓으며 그 나라의 풍습, 인간끼리의 정을 배워 나갈 수 있는 것 만큼 WIN-WIN인 전략이 어디 있겠는가.
Spiez라는 스위스 알프스산맥 옆에 자리한 작은 마을.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여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평화롭다
- Ryanair (Ryanair.com): 영국에서 운영하는 회사인데 보통 큰 도시 중심가에 있는 공항보다는 조금 외곽 쪽에서 이용 가능한 비행기 회사이다. 잘 알아만 본다면 영국에서 프랑스까지 ~20불 정도면 갈 수 있을 만큼 터무니 없이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만큼 저렴한 서비스가 있다는 설도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 Easyjet (Easyjet.com): 스위스에서 운영하는 회사로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럽 거의 전역으로 동선이 있다.
- Wizzair (Wizzair.com): 동유럽 (체코,폴란드,터키 등등)으로 행선지를 잡을때 유용한 항공회사다. 시설도 깔끔하고 서비스도 좋은 편이다.
염두해 둘점은 필자의 경우에는 북유럽쪽에 교환학생 자격으로써 거주지를 둔 상태였기 때문에 북유럽을 거점으로 다른 유럽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기차보다 편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몇주 이상의 유동적인 여행을 계획중인 독자들에겐 기차여행도 합리적인 옵션인듯 싶다. 장기간으로 여행을 하다보면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일이 하루가 멀다하게 빈번하기 때문에 Eurail Pass (www.eurail.com) 를 구매하여 주어진 시간동안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것을 추천한다.
위와같이 필자가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경험하였던 것들을 토대로 써내려간 팁들 이외에도 유럽 여행에 관한 팁들은 각 대학들의 International Office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각 대학의 International Office에는 교환학생들의 타지생활을 가이드 해주기 위한 academic advisor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여행계획이나 팁들에 관하여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 타지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라는 인연들과 함께 쌓아가는 추억. 내지는 혼자서 복잡해진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명상의 시간이 가득한 나홀로 여행. 반복적인 일상에 "I've had enough!"를 매일같이 외치고있는 학생이라면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권해주고 싶은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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